난 다시 여행 계획을 세웠다.
1년에 한두 번씩만 가는 여행이었기에 신중하게 장소와 날짜를 정해야 했다.
다행히 내가 여행계획을 세울 때마다 하늘은 맑고, 장소는 날렸었다.
그렇기에 다들 나에게 손 놓고 맡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것은 착하고 친절한 민지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여행 계획 세우기에 진심인 것은 나뿐이기도 했다.
친구들의 돈을 제때 걷어가는 것도 내 몫이었다.
이번 여행도 그랬다.
이번 여행의 멤버는 총, 7명이었다.
물론 부모님을 포함해 9명이지만...
난 어느 때와 같이 핸드폰을 보며 장소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마침내 좋은 장소를 찾아내었다.
음식 재료를 살 대형 마트도 정해두었다.
-여름 방학하고서 3일 뒤에, 집에서 11시에 출발하고... 대형 마트에 갔다가.."
난 메시지로 모두에게 이 계획을 전했다.
내 계획에 손 발 다 맡긴 채 돈만 틱틱 보내는 민지와 강훈이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별 말은 하지 않았다.
그렇게 모두의 돈을 걷기 시작했다.
강훈은 여행 날 당일까지 돈을 내지 않아 내 짜증을 유발했지만, 여행 전의 긴장과 기대에 묻혀 지나갔다.
어느새 여름 방학이 다가왔다.
우리는 여름 방학에 있을 여행을 손꼽아 기다리기만 했다.
서진이는 이번 여행이 매우 기대되는 모양이다.
내 반에 매일 찾아와서는 D-Day까지 세어보고 있다.
난 그런 서진이를 보며 내심 뿌듯해졌다.
여행당일, 난 갖가지 물건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큰 가방에 여러 물건을 담고는 힘겹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는데, 옆에서 누군가가 내 가방을 낚아챘다.
"무겁게 이런 걸 왜 들고 있어?"
예상대로 그 사람은 지훈이였다.
지훈은 큰 가방의 끈을 잡고는 제 어깨에 둘러메었다.
난 그런 지훈의 뒷모습만 바라보다 뒤늦게 그를 따라 차 안에 탑승했다.
그렇게 진희, 강훈, 민지, 서진이는 먼저 다른 차를 타고 출발하고..
나와 지훈, 현택은 우리 엄마의 차를 타고 출발했다.
먼저 마트에서 여러 물건을 산 뒤, 우린 바로 펜션으로 달렸다.
창밖의 풍경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답고 만화처럼 지나갔다.
난 옆자리에 앉아있는 지훈을 보았지만, 그 아이는 그저 허공을 응시할 뿐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 펜션에 도착했다.
다락방이 있는 높은 천장에, 마당에는 물이 찰랑 거리는 작은 수영장이 있었고 그 앞에는 식탁과 의자가 놓여있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좋은 펜션의 모습에 신이 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강훈과 진희, 서진과 민지가 짝지어 붙어 다녔다.
물론 나와 지훈도 그랬다.
지훈의 표정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우린 펜션에 들어가자마자 방을 정했다.
2층의 작은 다락방과 1층의 일반적인 방 중 어느 곳을 쓸지 정하기 위해 각자 대표를 뽑았다.
우선 여자 대표로는 민지가 나섰다.
그리고 남자 대표는... 역시나 강훈이였다.
둘은 이 떨리는 긴장감 속에서 각자 손을 내밀었다.
결과는 민지가 이겼다.
나 포함 여자애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방으로 들어섰다.
2층에 있는 천장이 낮고 좁은 다락방에서 자게 될 남자아이들이 걱정되었지만 내 일도 아니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 짐을 내팽겨 쳐 두고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데 지훈만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난 그런 지훈을 가만히 둘 수 없어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여기서 뭐 해?"
지훈은 깜짝 놀란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러고서 핸드폰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아... 그냥, 메시지 보내고 있었어. 형한테..."
"그렇구나.."
난 지훈의 옆에 앉았다.
천장이 낮은 탓에 걷기에 조금 불편했지만 조금만 몸을 숙이면 쉽게 걸을 수 있었다.
지훈은 자연스럽게 내 손을 잡았고, 난 이번에는 지훈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
어느새 서로의 스킨십에 자연스러워졌다.
어느 정도 편해졌는지 지훈은 슬슬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그런 지훈을 보니 나 또한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해 꾸벅꾸벅 졸게 되었다.
지훈은 나를 쳐다보더니 한마디를 던졌다.
"그냥 누울까?"
"... 그래"
우리는 그렇게 나란히 누워 따듯한 이불을 덮고는 눈을 감았다.
다락방 공기가 따듯해서 잠이 절로 왔다.
그렇게 잠을 잔 지 2시간이 지나고,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작은 문을 열고 강훈이 들어왔다.
강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가뜩이나 얼굴도 살벌하게 생겼는데 그런 미소를 지으니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난 그런 강훈을 지나쳐 다락방에서 나왔다.
곧 지훈도 내 뒤를 따라 다락방에서 나왔지만 강훈의 이상한 미소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제 밥 먹을까 얘들아?"
아이들은 그 재서야 바삐 움직이며 음식들을 나르기 시작했다.
그중 9개나 달하는 즉석밥을 일일이 데우는 것은 지훈과 나의 몫이었다.
지훈과 난 네모난 전자레인지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며 밥이 데워지길 기다렸고 갓 나온 밥은 김이 폴폴 나며 매우 뜨거웠다.
지훈은 표면이 달아오른 즉석밥그릇을 들고는 밖으로 향했다.
나에게는 한 그릇도 들려주지 않고, 모두 제 손 위에 가득 올려놓았다.
지훈이 힘든 일을 하는 것에 미안해진 나는 지훈에게 물었다.
"그렇게 한꺼번에 들면 안 무거워? 뜨겁기도 암청 뜨거울 텐데.."
"괜찮아, 손을 막 써서 거의 감각이 없거든."
난 자연스럽게 시선을 지훈의 손으로 옮겼다.
이리저리 굳은살 투성이고, 건조한 노력이 많이 보이는 손이었다.
저러니 손에 아무런 감각이 없지...
난 그렇게 생각하며 상 위에 접시들을 놓았다.
식사 준비가 끝나고, 모두들 상 앞에 둘러앉아 젓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다들 학교에서의 재밌는 일화를 꺼내며 웃고 떠들어댔다.
난 그 틈에 껴 이리저리 눈치만 살폈다.
지훈의 표정이 굳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지훈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모두들 즐겁게 대화하며 밥을 먹는데 유독 지훈만이 혼자 어울리지 못하고 무표정을 유지했다.
생각해 보니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지훈과 친한 사람은 나뿐인 것 같았다.
물론 지훈은 강훈과도 친분이 있었지만 그리 깊은 관계는 아닌 듯했다.
지훈은 강훈을 일방적으로 피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기도 했으니까.
사실 나도 지훈의 인간관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난 지훈과 1년을 사귄 것도 아니고 겨우 몇 달 사귄 것뿐이었으니 말이다.
나는 허공을 응시하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지훈은 내 팔을 슬쩍 치고는 날 쳐다봤다.
지훈은 눈동자를 내 앞접시에 옮기며 다시 나를 바라보았다.
난 지훈의 그런 행동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차리고 다시 뻣뻣한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곧 다시 젓가락을 내려놓았지만...
난 서로 어울려 함께 노는 친구들을 바라보며 지훈의 곁에 남았다.
사실 난 지훈에게 미안한 부분이 있었다.
지훈은 이곳에 친구 한 명 없으면서 자릿수를 채우기 위해 따라와 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지훈을 이곳에 끌어들인 것은 나였다.
그렇기에 지훈이 친구들의 사이에 어우러지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난 지훈은 보기만 하면 뒤통수가 따끔거려 미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훈에게 당장 사과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당장 사과를 하게 된다면 지훈은 내가 사과를 하는 이유를 모를 것이고, 나를 계속 추궁해서라도 원하는 답을 얻어낼 것이기 때문이다.
난 지훈의 이런 행동을 진절머리가 나도록 봐 왔다.
그래서 그런지 내 하는 행동이 좀 조심스러워지고 얌전해진 듯하다.
내 행동이 얌전해지니, 내가 가끔씩 텐션을 올릴 때면 지훈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쳐다보곤 했었다.
또 지훈 특유의 입을 삐죽 내미는 표정은 필수였다.
와르르...
거실에서 나무 조각 여럿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이런 거지 같은..!"
거실에서 젠가 게임을 하던 강훈이 소리쳤다.
강훈은 나무 조각 하나를 달랑 들고는 절망했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머금어져 있었다.
물론 그 미소가 강훈을 비웃는 것인지, 그저 웃는 것인지는 모른다.
강훈은 마룻바닥에 주저앉아 주먹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진희는 강훈을 다그치며 어린아이 달래듯 일으켜 세우고는 흩어진 나무 조각들을 한데 모았다.
지훈과 난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깔깔 웃었다.
게임에서 져 버린 강훈의 꼴은 내 웃음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난 코미디보다 더 코미디스러운 그 장면을 보며 과자를 잔뜩 먹어댔다.
지훈은 내 옆에서 나를 바라보며 눈을 멈추었다.
또 시간이 흐른 후, 하늘은 검은색으로 물들고 물숲에서는 잔잔한 곤충 합창단의 소리가 들렸다.
난 소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았다.
나무로 지어진 천장이 흔들거려 당장이라도 무너질 지경이었다.
친구들은 한 방에 옹기종기 모여 침대에 엎어져 게임이나 퍼질나게 하는데 나 혼자 거실 소파에 앉아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니...
난 한숨을 쉬며 지훈이 있는 다락방을 쳐다보았다.
다락방 문은 묵묵부답으로 꽉 닫혀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 같았다.
지훈에게 디엠을 보내봐도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이 길고 질긴 지루함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때쯤, 지훈에게 답장이 왔다.
-심심하면 들어와.
오늘 중 제일 반가운 말이었다.
난 곧바로 계단을 올라 다락방으로 올라갔다.
그러고는 다락방 구석에 누워 핸드폰을 보고 있는 지훈과 눈이 마주쳤다.
"왔어?"
"응.."
여전히 다락방의 천장은 낮아서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난 허리를 굽히고서 거의 기듯 다락방의 끝으로 걸어갔다.
"여기 뭔가 덥고 좁지 않아?"
"음... 조금?"
난 이런 찜질방 같은 곳에 홀로 있는 지훈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다락방의 온도는 가만히 있어도 절로 땀이 나고 손이 부채가 될 정도인데...
이곳에서 나오지도 않고 몇 시간 동안 누워있는 지훈이 참 놀라웠다.
지훈은 핸드폰으로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있었다.
다양한 노래들의 기타 연주 영상만이 수십 개가 있었다.
난 지훈의 인스타그램 동영상을 함께 보며 음악을 감상했다.
내가 평가할 것은 못되지만 지훈의 기타 연주 실력은 완벽했다.
전문가 보다 더 전문가 같았고,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다.
그 때문에 내 일상의 절반은 지훈의 인스타그램이 차지하게 되었다.
그때, 또다시 누군가가 다락방 문을 두드렸다.
다락방 문은 끼익 거리며 찬 바람을 머금고 열렸다.
다락방에 들어온 사람은 현택이였다.
은탁은 다락방에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바닥에 엎어져 코까지 시원하게 골며 잠을 자기 시작했다.
나와 지훈은 그런 현택을 보며 당황한 기색을 숨길 새 조차 없이 다락방을 나오게 되었다.
다락방을 나오며 계단을 내려가는 순간부터 거실에서 떠들고 있던 강훈이 우리 둘을 맞았다.
"뭐야, 둘은 계속 다락방에 있네?"
"응, 그냥 조용히 쉬고 싶어서.."
"뭐야~ 뭔가 수상한데?"
강훈은 또다시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우리 둘을 쳐다보았다.
난 계단을 뛰어 내려가 강훈의 어깨를 강하게 때렸다.
곧이어 강훈은 양 팔로 제 어깨를 막은 후 재빨리 뒤로 피한다.
복싱 좀 배웠다고 취하는 저 재수 없는 가드 동작이 얄미워 한 번 더 발길질을 해댔더니 이번에는 진희에게 안겨 우는 척을 한다.
난 강훈의 애교질에 못 견뎌 토를 하듯 우웩 거리며 거실 소파에 앉았다.
그러자 거실에서 공포영화를 보고 있던 민지와 서진이가 나를 반겼다.
남자친구랑 노느라 바쁘다며 나를 노려보는 둘이었지만 그게 또 나쁘지는 않다.
친구들 사이에 어울려 한참 동안 공포영화를 보고 있다 보니 시간은 오전 3시에 달해 있었고, 우리는 슬슬 새로운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전 3시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드게임을 하기에는 너무 시끄러워질 것 같았다.
그렇기에 우리가 선택한 것은 바로 아무것도 안 하기였다.
민지와 서진, 지훈과 난 각자 짝지어 바닥에 누워있었다.
진희와 강훈은 원래부터 일찍 자는 습관을 들여놓았던 것인지 둘이서 알콩달콩하게 꼭 붙어 잘도 잔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지만...
나 또한 지훈의 옆에서 이불을 덮은 채 서진과 민지를 비웃었다.
보다시피 서진과 민지는 남자친구를 사귀지 못한 솔로들이었으니 말이다.
서진과 민지가 단둘이 외롭게 붙어있는 것은 내가 장난을 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난 이럴 때 종종 민지와 서진이를 커플로 만든다던가 서진이에게 가상의 남자친구를 만들어 주는 등의 장난을 쳤었다.
그러면 항상 민지와 서진이는 눈살을 찌푸리고 나를 쳐다보곤 했다.
난 민지와 서진이의 반응에 항상 웃음을 빵 터트렸었다.
물론 남자친구가 있는 진희도 내 옆에서 함께 배를 잡고 깔깔거렸었다.
난 이런 식으로 다른 친구들을 놀리는 것을 좋아했다.
반응이 제각각인 것도 재밌고, 특유의 날 한심하게 바라보는 그 표정도 웃겼다.
" 그런데 슬슬 좀 배고프지 않아?"
지루함의 정적을 깬 것은 서진이의 말 한마디였다.
난 순간 멍 때리던 시선을 서진이에게 옮기고 고개를 돌렸다.
다들 아까 마트에서 샀던 컵라면이 떠올랐는지 컵라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주제는 컵라면을 지금 먹을까, 조금 뒤에 아침에 먹을까였다.
민지는 컵라면을 꼭 아침에 먹고 싶어 했다.
평소 아침, 점심, 저녁 삼시 세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민지라면 아침을 꼭 먹고 싶어 하는 것이 당연하긴 했다.
반면 서진이는 컵라면을 지금 먹자고 얘기했다.
서진이는 먹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이기에 컵라면을 당장 먹고 싶어 했다.
이러한 친구들 틈에 지훈과 난 아무래도 상관없다며 바닥에 드러누워 빈둥거릴 뿐이었다.
사실, 지훈은 내가 컵라면을 지금 먹자고 하면 지금 먹고 아침에 먹자고 한다면 아침에 먹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에서 지훈의 의견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난 민지와 서진이가 서로 얘기하는 것을 보며 지훈과 잡담을 나누었다.
친구들의 이야기까지 총출동하여 우리의 대화를 메꿨다.
서진이와 민지는 우리를 애써 무시하며 자기네들끼리 대화를 시작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른 후, 펜션에는 다시 정적이 흘렀고 온통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두들 잠에 들어 아무 말하지 않고, 죽은 듯 움직이지도 않는다.
나도 모두와 같이 지훈의 옆에서 웅크린 채 눈을 감고 있었다.
곧 저 멀리서 해가 뜨고 창 밖에서 점점 빛이 새어 들어온다.
한참 잠을 자고 있던 중, 누군가가 나를 흔드는 느낌에 눈을 살며시 떴다.
나를 흔들어 깨운 진희네 어머니께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리시며 아이들을 깨우고 있으셨다.
"너희 어머니 어디 가셨니?"
진희네 어머니께서 나를 붙잡고는 이렇게 물어보셨다.
난 모르겠다며 고개를 흔들고는 방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렇게 다시 단잠을 자고 한참이 지난 후야 잠에서 깼다.
화장실에 들어가 간단히 세수를 끝마친 뒤에 주방에 있는 큰 탁자 앞에 앉아 탁자 위에 놓인 컵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누가 끓여 놓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컵라면을 다 먹어치우고 나서 가방을 챙겨 바로 차에 탑승했다.
역시나 예상대로 집이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다이빙하듯 몸을 던졌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이번에도 좋은 여행이었다.
비록 지훈과 붙어 다니느라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어 기뻤다.
난 이 날을 추억하며 회상할 것이다.
아주 오랜 날이 지나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