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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울 Feb 28. 2024

너와 함께, 여행

D+70

너는 문득 “와, 나 전역한 지 아직 두 달 밖에 안 됐어.”같은 말을 한다.

그럼 나는 ‘전역한 지 일 년은 넘은 줄..’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네가 전역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왜 별로 그렇게 안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어느덧 네가 전역한 지 70일이 되었다.

이 기간 동안 우리가 한 일들을 떠올려봤다.

우린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냈고, 2400일도 마주했다.

그래도 전역 후에 우리가 함께한 가장 큰 일은,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갔다는 것이겠지?


그동안 1박 2일, 2박 3일 정도의 국내 여행은 꽤 다녔던 편이었지만, 단둘이 해외여행은 처음이라 걱정이 됐다.

하지만 6년 넘게 만난 세월이 있었어서 그런지, 우리는 사소한 다툼은 금방 풀고, 크게 싸우지도 않으며 대부분의 시간들을 즐겁게 보냈다.

우리는 하루에 2만보를 걷는 신기록도 세웠고, 서로에게 기념품 선물도 했고, 가족들 선물을 함께 찾으러 다니며 골라주기도 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느낀 건, 역시 너와 함께 지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혼자 왔거나, 친구나 가족이랑 왔으면 이렇게까지 즐겁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다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 친구랑 보내는 시간이 정말 짜릿하게 즐거운 것도 사실이고, 가족들이랑 있으면 세상 편하긴 하다.

그런데 너와 함께 여행을 하면 그것들이 모두 한데 섞여서 편하면서 즐거운 기분이 든다.


앞으로도 너와 함께 할 여행은 모두 즐겁겠지?

우리네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인생 여행도, 진짜 여행도 너와 함께라면 좋을 것 같다.

사실적인 너와 감정적인 내가 서로 상호보완하며 난관을 헤쳐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행동패턴이 비슷한 우리이기에 크게 갈등이 생기지도 않을 것이고,

사고방식이 좀 다르긴 하지만 서로에게 더 진솔하게 표현하는 점은 같으니 오히려 좋다.

내일도, 내년도, 몇 십 년이 흐른 뒤에도 너와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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