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어린이를 움직이게 만든다

아직 선생님을 하는 이유

by 유울

작년에 2학년을 맡을 때, 생활태도도 안 잡혀 있고,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나도 안 하는 학생이 있었다.

수업시간에 삐딱하고 위험하게 앉기, 숙제 안 하기, 받아쓰기 공부 안 하고 다 틀리기를 쉽게 반복하던 학생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혼냈다.

따로 불러내어 계속 이야기하고,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했다.

혼내면 잠깐은 나아졌지만, 내 말을 알아듣는 건지, 아니 듣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는 날들이 반복됐다.


이번엔 작전을 바꿔봤다.

무한 칭찬을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삐딱하게 앉아 있어도, “얘들아, 00이 봐~ 바른 자세로 앉아서 수업 들을 준비를 하네~”라고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하면 그 학생은 바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렇게 바른 자세로 앉으면, 칭찬의 박수도 쳐주었다.

“바른 자세로 앉은 00 이에게 칭찬의 박수~”

(짝짝짝)


한 두 명의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주면 다른 학생들도 다 같이 바르게 앉았다.

예전처럼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바른 자세로 앉는 날이 더 많아졌고,

이제는 바른 자세로 앉는 우리 반 전체를 칭찬해 줬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나보다 더 바르게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자기네들끼리 바르게 앉으라며 친구의 행동 교정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3월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봤다.

그 학생은 학기 초에는 시험 결과가 많이 안 좋았다.

기초학력 부진은 아니었고, 단순히 공부를 안 해서 시험을 못 본 것이었다.

공부해 오라고 잔소리를 하였지만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또 작전을 변경했다. 칭찬으로.

“예전에는 0점도 맞고, 10점도 맞았는데, 이번엔 30점이나 맞았네!”

“글자 몇 개 때문에 아쉽게 틀렸네, 그래도 잘했어!”


원래 30점을 맞던 학생이, 보충수업 시간에 받아쓰기를 공부하니 90점을 맞았다.

“역시 00 이가 어제 열심히 하더니 오늘 결과가 좋네~ 00 이가 해낼 줄 알았어!”

뒤로 그 학생은 다른 친구들에게 몇 점 맞았냐고 물어보며 자신의 점수를 자랑하고 다닐 정도로 시험을 잘 보는 날이 많아졌다.


사실 받아쓰기 점수가 몇 점인지가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욕과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성취감과 자신감, 의지들은 어른이 된 뒤로도 영향을 주게 된다.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이들이 그런 성취감을 자주 경험하고 성장해서 자기 자신을 믿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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