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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초등학교 선생님 안 할래요
13화
칭찬은 어린이를 움직이게 만든다
아직 선생님을 하는 이유
by
유울
Oct 17. 2023
작년에 2학년을 맡을 때, 생활태도도 안 잡혀 있고, 머리는 좋은데 노력을 하나도 안 하는 학생이 있었다.
수업시간에 삐딱하고 위험하게 앉기, 숙제
안 하기, 받아쓰기 공부 안 하고 다 틀리기를 쉽게 반복하던 학생이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많이 혼냈다.
따로 불러내어 계속
이야기하고,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하고, 규칙을 어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 대화를 했다.
혼내면 잠깐은 나아졌지만, 내 말을 알아듣는 건지, 아니 듣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는 날들이 반복됐다.
이번엔 작전을 바꿔봤다.
무한 칭찬을 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삐딱하게 앉아 있어도, “얘들아, 00이 봐~ 바른 자세로 앉아서 수업 들을 준비를 하네~”라고 말했다.
내가 그런 말을 하면 그 학생은 바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렇게 바른 자세로 앉으면, 칭찬의 박수도 쳐주었다.
“바른 자세로 앉은
00 이에게 칭찬의 박수~”
(짝짝짝)
한 두 명의 학생들에게 칭찬을 해주면 다른
학생들도 다 같이 바르게 앉았다.
예전처럼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바른 자세로 앉는 날이 더 많아졌고,
이제는 바른 자세로 앉는 우리 반 전체를 칭찬해 줬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나보다 더 바르게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자기네들끼리 바르게 앉으라며 친구의 행동 교정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
3월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봤다.
그 학생은
학기 초에는 시험 결과가 많이 안 좋았다.
기초학력 부진은 아니었고, 단순히 공부를 안 해서 시험을 못 본 것이었다.
공부해 오라
고 잔소리를 하였지만 당연히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또 작전을 변경했다. 칭찬으로.
“예전에는 0점도 맞고, 10점도 맞았는데, 이번엔 30점이나 맞았네!”
“글자 몇 개 때문에 아쉽게 틀렸네, 그래도 잘했어!”
원래 30점을 맞던 학생이, 보충수업 시간에 받아쓰기를 공부하니 90점을 맞았다.
“역시
00 이가 어제 열심히 하더니 오늘 결과가 좋네~ 00 이가 해낼 줄 알았어!”
뒤로 그 학생은 다른 친구들에게 몇 점 맞았냐고 물어보며 자신의 점수를 자랑하고 다닐 정도로 시험을 잘 보는 날이 많아졌다.
사실 받아쓰기 점수가 몇 점인지가 인생에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는 성취감을 경험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나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더 열심히 해보겠다는 의욕과 의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성취감과 자신감, 의지들은 어른이 된 뒤로도 영향을 주게 된다.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이들이 그런 성취감을 자주 경험하고 성장해서 자기 자신을 믿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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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좋아하는, 의원면직을 고민하는, 20대 초등교사. 교사로서, 인간으로서의 내 찰나의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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