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의 눈물

아직 선생님을 하는 이유

by 유울

기간제를 그만두던 당일에, 한 학부모님이 내게 전화를 하셨다.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는 내가 기간제라는 것을 미리 알리지 않았고, 마지막 출근을 하는 날에 학생들에게 내일부터는 다른 선생님이 나온다고 말했던 터였다.

그래서 혹시 떠나는 내게 민원을 넣으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전화를 받았건만 그 학부모님께서는 “요즘 선생님 같은 분 잘 없는데, 너무 아쉬워요.”라고 말씀하시며 눈물을 흘리셨다.

그 학부모님께서는 내게 어느 학교로 가시는 거냐며, 언제 한 번 밥 한 끼 사드리겠다며 약속을 잡길 원하셨다.

하지만 그건 너무 부담스러웠기에 마음만 받겠다며, 저도 정말 감사했다며 훈훈한 대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도 비슷한 전화를 몇 통 더 받았고, 모든 전화를 끊고 나니 나도 덩달아 눈물이 고였다.


내게는 첫 학부모님들이었다.

학부모 공개수업도 처음, 학급 설명회도 처음, 학부모 상담도 처음.

모든 것이 처음이라 미숙하지만 어떻게든 잘 해내려 노력하던 나를 믿어주시고, 한 학기 동안 내게 학생들을 보내주신 분들이었다.

민원으로 날 힘들게 한 학부모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내게 그렇다 할 큰 관심을 주시지 않았고, 일부는 매우 우호적이셨다.

날 고통스럽게 한 몇 명의 학부모 때문에 나는 아직도 학부모에게 전화가 오면 심장이 벌렁거리고는 하지만,

좋은 분들도 많았기에 여전히 그분들의 존재에 용기를 얻어 학부모와 무사히 전화를 하고는 한다.




당황스러우면서도 감사했던 학부모님의 눈물.

그 눈물을 보며 내가 한 학기를 헛산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이야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님께도 나의 마음이 통했고, 내가 학생들을 대하던 마음들을 모두 알아주신 것 같아 감사했다.


어디든 날 싫어하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든 날 응원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날 믿어주시는 좋은 학부모 분들의 응원과 지지를 잔뜩 받으며 생활한다면, 나는 너무나도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마음과 생각은 결국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으로 보답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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