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시 (樂詩)
도망쳐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다던데
문득 그 말이 머릿 속에 떠오르는 새벽
이렇게 무작정 달아나도 될까
나는 누구에게 묻고 있는걸까
달님과 별님을 친구 삼아 오가던 길에
너를 두고 갈 수 없어서 그만 도망쳐버렸다
어디든 여기만 아니면 될 것 같은 마음에
낯선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희망을 찾아 떠난 곳에서 절망을 만나면
그 땐 어디로 가야 할까
달아나고 또 달아나도 제자리에 있는 건
사실 트레드밀 위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친 결과일까
아무 대답 없는 나에게 내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