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입국 후 바로 해야하는 것들
캐나다에 유학하기로 결정하고 입국 일자가 정해진 후 많은 준비를 했었어요. 한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은 한국에서 미리 하고, 캐나다에 도착해서 바로 해야 하는 것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을 검색해서 정보를 찾아서 순서를 정하고 내용들을 정리해 나갔어요. 그리고, 캐나다에 도착해서 하나씩 하나씩 빠르게 해 나갔어요. 참고로, 숙소는 단기 숙소를 한국에서 미리 구해놓고 왔고, 전화번호도 미리 만들어서 입국일자에 맞춰 개통시켜서 가져왔어요. 임시로 지내는 숙소에서 한 달 반 정도 생활하면서 앞으로 살 집은 따로 찾아서 이사했어요.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는 신청이라서 캐나다 도착하고 바로 그날 저녁에 인터넷으로 BC Healthcare 사이트에 접속해서 신청했어요. 신청 후 3개월 뒤에 적용되는데, 여기서 말하는 3개월은 개월 수라서 월말에 왔다면 다음 달로 넘어가기 전에 빨리 신청하는 게 좋기 때문이에요. 무슨 말이냐 하면, 1월 30일에 신청하면 4월 30일이 3개월이 아니고, 1월 - 2월 - 3월이 지나고 4월 1일이면 적용이 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저는 입국하자마자 BC 주 MSP부터 바로 신청했어요. 워크 퍼밋 이상 소지자는 무료지만, 스터디 퍼밋 소지자 즉 유학생은 매달 75달러의 비용을 지불해야 해요. 아쉽지만 지내는 동안 아플 때 병원에 마음 편히 다니기 위해 꼭 필요한 거라 생각하고 잊지 않고 하셔야 해요. 참고로, 관광비자로 입국해 있는 사람이나 학생비자인 미성년 자녀의 보호자로 비지터 비자받고 들어오는 학부모님들은 신청 자격이 안 돼요. 개인적으로 사보험 가입하셔서 커버하셔야 해요.
참고로, 영주권자는 MSP의 뒷면이 운전면허증과 합쳐져 있어 한 장으로 붙어있어 MSP 카드에 얼굴 사진이 들어가는 반면, 비영주권자의 MSP 카드에는 사진이 없고 운전면허증과 따로 두 장으로 나뉘어 있어요.
앞에 이미 보험 가입했는데 또 사회보험번호는 뭐지 싶으신가요? 이건 한국으로 치면 주민등록번호 같은 거예요. 그러니 내 고용주나 학교, 은행 외에는 절대 함부로 알려주면 안 되는 번호랍니다. 한국의 주민센터 같은 서비스 캐나다에 방문 신청을 하거나 아침 일찍 가서 바로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이 때는 여권과 비자 원본을 꼭 지참해야 해요. 역시나 인터넷으로도 신청이 가능한데, 대신 2주 정도 소요가 되기 때문에 다른 업무들도 지연될 수 있으니 되도록 빠르게 움직여서 바로 받아 두는 것이 좋죠. 예전에는 카드 형태였는데 지금은 프린트 용지로 나눠줘요. 9자리 번호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영주권자는 9로 시작해요. 외국인 주민등록번호 구분 같은 거지요.
운전면허증은 BC주의 경우 ICBC (Insurance Corporation of British Columbia)라는 운전면허와 자동차 보험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어요. 정확히는 한국 운전면허증의 캐나다 면허증 교환이지요. 앞에서 한 번 언급했는데, 한국의 영문 운전면허증을 가져오면 캐나다에서 따로 면허증 공증을 받을 필요가 없어요. 그러니, 영문 운전면허증과 여권, 비자 원본을 가지고 미리 예약 후 방문하셔서 손쉽게 교환받으세요. 현재 사는 집주소와 연락처 (휴대폰 번호)는 당연한 거니 따로 얘기하지 않았어요.
위에 샘플 이미지에서 보시듯이 그 자리에서 사진 찍어서 면허증에 넣고, 키와 몸무게도 기입하게 되어 있어요. 그러니, 특히 외모에 민감하신 분들은 미리 화장이나 머리 세팅 잘 준비하시고 가시고, 키나 몸무게 너무 속이지는 말고 면허증에 표시된다는 것만 알아 두시길 바라요. 면허증 교환 전에 시력이나 운전 상식에 대한 테스트를 하는데, 잘 모르면 다국어로 번역된 책자를 보여주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하시면 돼요. 심지어 문제 내는 거 답 틀려도 정확한 답을 알려주지 그거 가지고 면허증 교환 안 해주거나 불이익받는 일은 전혀 없으니 겁내지 않으셔도 돼요.
너무나 많은 선택지가 있어서 어려운 것 중 하나가 은행 계좌 개설이 아닐까 싶어요. 기본적으로 5개 대형 은행 (TD, RBC, CIBC, BMO, Scotiabank) 이 있고, 인터넷 전문 은행인 Tangerine Bank가 있어요. 학생의 경우 이자나 계좌 이용 수수료 등에 있어서 유리한 조건의 프로모션들을 각 은행들마다 진행하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고 그때그때 조건 좋은 은행에서 계좌 개설하면 돼요.
신용카드의 경우, 은행에서 바로 신청 가능하니 바로 만들 수 있는데 대신 한국처럼 그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일주일 정도 시간이 걸려요. 집으로 보내 주거나, 아니면 은행에 방문해서 수령해 가야 하죠.
신용카드에 대해 한국과 다른 점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우선 대금납부일 지정이 안 돼요. 그냥 정해지는 날짜가 있어서 그 날짜에 온라인 뱅킹을 통해 지불하면 돼요. 그리고 크레디트이라는 게 있는데, 일종의 사용 한도예요.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받으면 한도가 보통 1,000 달러 (한화로 약 100만 원 정도) 지요. 재미있는 것은 이 한도가 부족하면 내 현금 계좌에서 돈을 옮겨서 크레디트를 늘릴 수 있어요. 한도를 현금을 넣음으로써 바로 올려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지요. 마지막으로, 계좌 이체나 입출금 횟수에 따라 월간 사용료가 붙는데, 학생비자나 얼마 이상의 예금 등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이 사용료는 유예가 되는 경우가 있어요. 그게 아니라면 매달 계좌 유지비 또는 계좌 사용료를 일정 금액 지불해야 해요.
집 구하는 건 다들 많이 이용하는 Craig’s List나 Rentfaster, Kijiji 등의 각종 온라인 포털 사이트를 이용하거나, 길에 지나다니다 보이는 렌트 사인과 함께 적혀있는 전화번호로 전화나 문자를 넣어 약속을 잡고 집을 방문해서 뷰잉을 하고 마음에 들면 계약을 하면 돼요. 혼자 사는 학생들의 경우 여러 국적의 친구들끼리 룸 셰어라는 형태로 한 집에 여러 명이 함께 지내기도 하죠. 워낙 렌트비가 높은 캐나다이다 보니 어찌 보면 비정상적인 거주 형태가 이루어져 있는 상황인 것 같아요. 하우스 베이스먼트 (지층)나, 콘도 (한국식 아파트) 나 어떤 주거 형태냐에 따라 물론 가격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렌트비 수준이 워낙 높게 형성되어 있는 캐나다 주택시장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집 계약을 할 때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렌트 계약 기간이 매달 1일 아니면 15일 기준으로 이루어진다는 거예요. 나는 아무 때나 상관없다는 생각에 이 두 날짜와 다른 날짜의 렌트 계약을 하면, 내가 이사 나올 때 다른 집 구하거나 다른 세입자 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셔야 해요. 그리고,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 렌트 구하기 어렵고, 보증금이나 추가 월세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니 애완동물과 함께 사시는 분들은 이 부분도 미리 염두에 두고 집을 구하셔야 할 거예요.
그리고 Furnished라는 형태의 집들이 있는데, 이런 곳은 침대나 소파, 식탁 등 주요 가구들이 집에 포함되어 있다는 뜻으로 이런 집에 가면 내가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어서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종종 TV와 같은 가전제품도 포함된 경우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집을 렌트하면 테넌트 보험이라는 것을 가입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대부분의 콘도는 세입자에게 이 보험을 꼭 가입하기를 요구하는데요. 1년 단위로 내는 일종의 자동차 보험 같은 것으로, 사는 동안 배수나 전기 설비 등의 문제 발생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해 주는 보험이에요. 집주인도 집주인 보험을 들지만, 사는 동안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금전적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세입자 보험 가입도 필수라고 할 수 있어요. 간혹 강제사항이 아닌 경우 보험을 가입하지 않았다가, 오래된 아파트에서 누수로 아랫집에 피해를 끼치면 아랫집의 피해 복구까지 떠안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캐나다는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에 이런 경우 기본 1,000달러부터 시작해서 심하게는 10,000달러 까지도 복구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겨요. 집이 지어진 지 몇 년이나 지났는지 또는 집의 상태나 크기 등 부가 조건에 따라 보험료는 다르겠지만 대략적으로 연간 300달러 수준으로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테넌트 보험은 꼭 가입하시길 바라요.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 보험은 당장의 적은 비용으로 미래의 불확실한 큰 손실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수단이에요.
자동차는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심에 생활할 때는 없이도 잘 살 수 있을 거예요. 다만,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거나 대중교통이 전무한 외곽지역에 생활한다면 캐나다에서 자동차는 신발처럼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집 밖에 나가는데 신발 안 신고 나갈 수는 없으니까요.
자동차 구입은 다른 거 없고 그저 발품이에요. 특히 중고차는 더 그렇죠. 최대한 많은 딜러들 만나보고 차 시승해보고 하면서 내 예산 안에서 내게 맞는 차를 찾으려고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부어야 해요.
캐나다 자동차 시장의 특이점 하나는 신차 매장에서 중고차도 함께 취급하는데, 심지어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도 판매를 해요. 이유를 알고 보니, 새로 신차 구입하는 고객의 기존 중고차를 매입해주다 보니까 자사 브랜드가 아닌 차들도 보유하고 판매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개인 간 거래도 활발하고 다양한 중고차 딜러들이 많이 있지만, 제 생각에 가장 가성비 좋은 중고차는 CPO (Certified Pre Owned) 자동차예요. 해당 브랜드에서 매입한 자사 중고차를 제대로 손보고 고칠 거 고쳐서 1년 혹은 2년 의 서비스 개런티를 해주며 마치 신차처럼 판매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도요타에서 5년 된 RAV4 모델을 중고 매입 후 전체 수리 후 서비스 2년 보장 개런티를 걸고 중고차 판매를 하는 거죠. 이런 경우 자사 브랜드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허투루 판매하지 않겠죠? 물론, CPO가 붙어 있지 않은 일반 딜러 샵 구입보다 가격은 조금 더 높겠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피해야 할 중고차는 Rebuilt 차량이에요. 다시 만들었다고 해서 좋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사실 이 차는 거의 폐차 수준으로 완파된 사고차량들을 모아서 살릴 수 있을 만한 부품들을 한데 모아 차 한 대를 만들어 낸 거예요. 일종의 프랑켄슈타인 같은 제품이죠. 그래서 중고차 판매 사이트에서 보면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가격대의 차량들이 상세 설명에 보면 조그맣게 Rebuilt라고 쓰인 경우가 많아요. 이런 차들은 차량 밸런스도 맞지 않아 성능도 보장이 안되고 잔고장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당연히 되팔 때 제대로 된 가격을 받지도 못하고요.
캐나다에서는 차의 등본 같은 CarFax라는 서류가 있어요. 딜러에게 얘기하면 다 떼서 보여줘요. 개인이 서류 뗄 수도 있는데 비용이 들어요. 그렇지만 개인 간 거래라면 더더욱 꼭 이 서류를 요구하셔서 보시고 사고 이력이나 차량 등록 이력을 확인해 보시는 게 필요해요. CarFax 사이트에서 VIN (Vehicle Identification Nuber)라는 차량 등록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차량의 히스토리를 한눈에 다 확인해 보실 수 있어요.
참고로, 캐나다에서 인기 있는 차종은 SUV로 RAV4 (도요타), CR-V (혼다), Rogue (닛산) 정도가 있고요, 요즘에는 전기자동차가 인기라서 테슬라 전 모델 및 EV6 (기아)와 같은 차들도 길에서 많이 보여요. 특이한 건, 한국에서는 짐차로 인식되는 픽업트럭도 캐나다에서는 많이들 이용한다는 거예요. 아무래도 땅이 넓고 짐을 많이 싣고 다녀야 할 경우가 많은 데다가 다행히 주차 공간이 협소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지금은 하도 자주 봐서 조금 많이 희석되었지만, 처음 RAM을 봤을 때 그 느낌이 잊히지가 않아요.
여기까지가 제가 생각하는 캐나다에 와서 꼭 해야 할 중요한 일들이에요. 개인의 사정에 따라 중요도나 순서는 조금씩 다를 수 있겠지만, 가장 핵심이자 기본 사항들이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