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이왕 백수인 김에 글을 써서 출판하자!"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한 모험들이 많이 그러하듯, 그보다 더 복잡한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통해 치유되는 저 자신을 느꼈고 점차 출판보다는 제 치유에 목적을 두고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다 보니 '지금 아픈 사람이 글을 읽는 거라면, 곧 나아서 행복해질 거라는 희망을 주는 게 좋겠다. 그리고 쉬는 데 죄책감을 주는 사회니까 좀 죄책감을 덜어 주고.'라는 생각에 최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적이고자 노력하며 매번 다른 예쁜 AI 자동 생성 일러스트와 함께 글을 쓰게 됐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희망을, 긍정적인 마음을 처음으로 제대로 전달받은 독자는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 글의 첫 독자는 저니까요. 글을 따라 밝아지는 마음을 느끼며 글의 신비를 느꼈습니다. 또,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감사를 느꼈습니다.
쉬어도 된다. 왜냐면 쉬어도 되므로.
간단한 명제를 적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돌아온 기분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제가 쉬지 않고 달려온 세월이 놀라울 지경입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젊은 시절의 객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몸도 마음도 쓰면 닳는 것이 당연한데, 나만은 무쇠로 만든 강철 로봇인 양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쉴수록 나아지는 몸과 마음을 보며 스스로에게 미안한 생각도 듭니다. '이렇게 쉬면 나아지는 녀석이었는데, 그동안 무리 시켜서 미안했어.'
흔히들 자기 계발에 쏟는 시간만큼이나, 쉼에 대해서도 노력과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왜냐하면 쉼에서도 그만큼 배우는 것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저는 쉬어보고, 멈춰보면서야 겨우 자기 자신을 알게 됐고 제 인생에 대해서도 정리가 됐으며 무엇보다 마음을 깨끗이 비우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어떤 상황에서 이 글을 읽게 될지는 다양할 거 같습니다. 이미 쉬었던 사람 중에 다른 사람은 어떻게 쉬었나 궁금한 사람도 있겠고, 쉬어야 할지 고민하는 와중에 다른 사람의 글을 읽게 된 사람도 있을 겁니다. 혹은 이런 일과 자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면서 읽고 있는 분도 있겠죠.
그 어떤 삶이든, 쉼은 언제고 필요한 문제로 다시 등장할 것이고, 또한 우리가 미처 의식하지 못한 채 하고 있지만 매일의 일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툴게 적은 글이지만 의미가 있다고 느낍니다.
저는 이제 내년 1월의 제13회 변호사시험을 시험 삼아 응시해 보고, 그다음 내후년 1월의 제14회 변호사시험 합격을 목표로 달려 나갑니다. 정확히는 올해의 남은 세 달은 온전히 휴식하고, 내년부터 공부를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다시 시작'이라 쓰지만, 너무 잘 쉬어서 그런가, 아예 새로운 삶을 처음 시작하는 느낌도 듭니다.
그간 쌓였던 얼룩을 모두 지워낸 뒤, 다시 하얗게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제 몸은 20대 초반 때만큼 건강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썩 같이 살 만합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표지 관련]
브런치북 표지는 크몽에서 rdesignworks 님께 맡겼습니다.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외 표지는 스마트폰 없이 혼자 경주 여행 편은 프리소스 이미지, 나머지는 AI입니다.
쓴 AI는 Clipdrop - Stable Doodle 입니다. 즉 제가 스케치를 그린 뒤 그림을 AI가 완성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단, [기대하지도, 실망하지도 않고]는 bing 이미지 생성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