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을 보다 보면 드라마처럼 ‘복수’라는 주제가 많이 등장한다. 자신의 처절했던 상황과 그를 해결해 나가는 상황을 많이 그리곤 한다.
당신들에게 지옥을 선사하겠다는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이라는 넘버로 유명한 몬테크리스토처럼 자신을 감옥으로 밀어 넣은 가해자들에게 행해지는 처절한 복수를 그린 작품도 있다.
워낙 외국 작품이 많다 보니, 좀 더 한국적인 느낌이 있는 복수의 작품을 소개해본다.
뮤지컬 홍련
홍련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장화홍련전을 모티브로 한다. 한국의 고전문학 장화홍련전. 여름만 되면 장화홍련전을 모티브로 했던 공포영화, 드라마 등이 성행했었다. 이는 억울하게 죽어 귀신이 된 장화, 홍련 자매가 복수를 하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뮤지컬 홍련에서는 언니의 뒤를 따라 죽은 동생 홍련의 핏빛 복수를 담고 있다.
홍련에서는 장화홍련전뿐 아니라 또 다른 고전 문학인 바리데기도 들어가 있다.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를 합쳐 창작한 뮤지컬이다.
바리데기는 ‘버린 아기’라는 뜻이다. 아들을 낳지 못하고 6명의 딸을 낳은 왕이 7번째도 딸이자 그 딸을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 왕이 불치병에 걸리고 나을 수 있는 약은 오직 험난한 저승길을 지나 가져올 수 있었고, 곱게 키운 6명의 딸뿐 아니라 신하 중 어느 누구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 들은 바리데기가 그 길을 자처했고, 약을 가져오게 된다.
뮤지컬 홍련에서는 홍련이 살인죄로 저승의 재판장인 삼도천에서 재판을 받게 되며 그 재판장은 다름 아닌 바리데기인 설정이다. 얼핏 보면 서로 다른 두 길을 살아온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둘 다 복수와 매우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고전문학의 특성인 교훈이 실려있다는 점을 잘 살려 뮤지컬을 만들었다.
단순 복수만으로 도파민을 자극하는 자극적인 작품들이 현 매체에 많은 만큼 이렇게 흘러가는 이야기는 담백한 맛을 가져다주어 관람하기 좋았다.
좋은 고전문학이 많은 만큼 더 많은 고전문학을 기반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 어서 빨리 나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