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포리즘 Oct 10. 2023

14.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부모와 자녀 간은 애증의 관계일 수 있다.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혈연의 관계라는 점에서 늘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가끔은 사랑이 지나쳐 간섭이 되고 애정이 넘쳐 구속이 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이 사랑에도 적정선이 있다. 

특히 자녀에 대한 사랑은 자칫 수위를 넘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한 인간으로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다.

처음에는 엄마와 아빠가 세상은 전부인 줄로만 알던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치면서 점점 세상을 알게 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게 되면서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게 된다.      


부모를 벗어나는 시점에는 누구에게나 첫사랑이 있다. 

세상 무엇이라도 다 줄 것 같은 부모의 사랑보다 세상 무엇이라도 다 주고 싶은 새로운 사랑이 생기는 순간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시인은 사랑에 서툴렀다. 

흔한 미팅조차 한번 하지 않은 채 어쩌면 무미건조한 대학 생활을 끝낼 즈음 우연히 알게 된 동화작가와의 만남은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 운명처럼 느껴졌고, 가슴 떨리던 순간을 지나 서로 함께 하자는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게 되었다.      


사랑은 참으로 오묘하다.

감출 수 없는 재채기처럼 마음 밖으로 내뱉게 되는 고백을 통해 숨길 수 없는 마음을 전하게 된다.      


아이들도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 부모를 떠나게 될 것이다.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았는데 어느덧 새로운 사랑에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서운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들도 다 그렇게 새로운 사랑을 찾아 자신들의 행복을 만들어 왔다. 

부모가 아이들의 인생 전체를 함께 할 수 없기에 우리가 두고 가는 아이들에게 선물 같은 사랑이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다.     


모든 사랑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아이들이 마주치게 된 먼 인생의 고비길에 좋은 사랑 하나 있다면 그 얼마나 큰 위안이자 힘이 될까?

아이들도 새롭게 찾은 사랑 속에서 부모들이 주지 못하는 평생의 행복을 완성하기를 바란다.           





엄마가 좋아아빠 좋아?        


       

옆집 아줌마 자꾸자꾸 물어본다

엄마가 좋아아빠가 좋아?

그딴 거 왜 궁금해 

당연히 내가 젤 좋아   

       

아줌마는 곤란한 걸 물어보시곤

내가 뭐라 말해도 관심도 없다

엄마는 엄마니까 좋은 거고요

아빠는 아빠라서 좋은 거고요    

 

그래도 

나는 내가 제일 좋은데     


하지만

눈치껏 고민해야 하는 질문을

여자 친구 자꾸자꾸 물어본다


내가 먼저야엄마가 먼저야?

그걸 말이라고 해  

        

너라니까 너                              





# 작품 소개       


요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조숙합니다. 신체적 성장이 빨라 사춘기도 빨리 찾아온 이유도 있지만 다양한 대중매체의 영향으로 인해 아이다운 순수함보다는 어른들의 모습을 흉내 내는 부정적인 모습도 많이 나타납니다. 

특히 연애와 관련하여서는 이성친구들을 일찍부터 자연스럽게 사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표현 방식도 상당히 솔직해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엄마와 아빠 중 누가 좋냐는 질문 같은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예전에는 망설이고 잘 말하지 못하던 아이들이 최근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동시에서 마지막에 아이가 여자친구의 질문에 니가 더 좋다는 표현을 하는 것은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조금 황당하고 속이 상하기도 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닌 일상적인 상황인 것 같습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아이들이 부럽기도 하면서도 왠지 아이다운 순수함이 사라지고 있고 부모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조금은 서글픈 마음도 듭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이들의 생각도 변하겠지만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나 타인에 대한 공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자랐으면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 창작 아이디어


아이들의 황당하고 짓궂은 질문을 받고 당황한 적이 있으시겠지요? 반대로 아이들에게도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들이 많을 겁니다. 

서로에 대해 질문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감정이 상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요. 상대방과 비교하는 질문이나 강요를 하는 질문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질문을 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평소에 다양한 질문들을 준비해서 글로 써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어떨 때 가장 예쁘니?’, ‘여자친구의 어떤 점이 가장 마음에 드니?’, ‘친구랑 같이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니?’, ‘혼자 있을 때 어떻게 시간을 보내니?’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글로 답을 써보면 좀 더 객관적으로 솔직한 답을 쓸 수 있으니까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전 14화 13. 심청이는 성이 뭐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