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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포리즘 Oct 10. 2023

15. 좋은가 보다

시인과 동화작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동시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


천생연분이라고 했다. 

세상의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남녀가 만나 사랑을 완성한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시인과 동화작가의 만남은 처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우연한 만남, 필연적 인연 같은 일은 소설이나 영화 속에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들의 만남은 운명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신기한 일이었다. 

잔잔하게 이어져 온 인연을 끈을 잡은 두 사람은 불꽃처럼 타오르는 사랑보다 서로에게 주어진 인생의 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인공처럼 인생의 드라마를 함께 써가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면 행복은 별거 아닌 작은 사랑의 표현이었다.

힘든 순간 같이 있어 주고, 미안한 마음 편지로 전하고, 하고 싶은 일은 같이 하고, 하기 싫은 일은 먼저 해주기 등등 큰돈이나 노력보다 작은 배려와 먼저 실천한 사랑의 마음이 더 감동적이었다.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의 모든 것을 함께 하는 것이다.

사랑에 눈먼 순간들이 지나가고 서로의 본모습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누군가는 사랑이 식어가게 된다고 한다.

자녀 때문에 부부 관계를 이어간다든지,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이 사라진 채 동거인처럼 살아가는 방식으로 영원할 것 같던 사랑이 변하는 순간을 맞이한다고들 했다.      


서로에 대한 희생과 헌신적인 사랑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일까? 

쉽고 가볍게 즐기는 만남과 쿨하게 헤어지는 자유로운 연애가 판치는 현실 속에서 진실한 사랑을 말하는 것이 어리석다고 느끼는 세태이지만 아직 사랑의 가치를 지켜가는 많은 부부들이 있다. 

최근 이혼이 급증하는 현실 속에서도 부부로서의 행복과 부모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고 있는 부부들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부모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사랑은 단지 두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부모의 아름다운 사람을 보고 자라는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미래에도 진정한 사랑이 함께 할 것이라는 희망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자녀들에게 주어야 할 가장 바람직한 모습 중 하나가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이 담긴 생활일 것이다.      


변하지 않을 사랑이 있을까 의심하지만 시인과 동화작가는 언제나 새로운 사랑의 모습을 써내려 가고 있다. 사랑의 주인공들이 만들어내는 행복 속에 가족 모두의 해피엔딩을 꿈꾸고 있다. 





좋은가 보다        


  

엄마는 아빠가 좋은가 보다     


아침부터 졸린 눈에 아빠 옷을 챙기고

퇴근시간 기다리며 몇 번이고 국 데우고

핸드폰 첫 화면에 아빠 사진 띄워두고

문자 하나 사연마다 하트 뿅뿅 날리는데     


엄마는 아빠가 싫은가 보다   

  

아빠가 뽀뽀하면 따갑다고 도망가고

아빠가 집어 준 반찬 다시 아빠 입 속으로

생일날 사준 반지 비싸다고 투정하고

설거지 도와준다면 안 된다고 말리고    

 

좋아하는 건 

오히려 아빠인가?    

 

자꾸자꾸 손 잡자고 보채는 걸 보면

좋은가 보다

엄마보다 아빠가 더 좋아하는가 보다





# 작품 소개     


아이들에게 부모의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서적 안정과 행복을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부부간의 갈등이 전혀 없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이들의 인격과 가치관 형성에 큰 도움이 되고, 성 역할과 인간관계에서의 올바른 태도를 가르치는 좋은 교육 방법입니다. 

오늘 아침 아이들에게 어떤 부부의 모습을 보여주었나요? 평소에 부부간의 대화는 어떤가요? 가끔은 애정 표현을 하면서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나요? 

이 동시에 아빠와 엄마의 모습은 서로에게 너무나 사랑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아빠는 엄마에게 진심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가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데 아이들은 눈에는 좋으면서 싫게 보이는 묘한 시선이 느껴지네요. 

엄마가 아빠를 좋아하는 모습이 잘 나타난 첫 연과 달리 둘째 연에서 보이는 엄마의 모습은 사실 아빠를 너무 좋아해서 나오는 행동인데도 아이들의 눈에는 아빠를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아이들의 눈에는 엄마와 아빠의 알콩달콩 사랑이 느껴질 것이고 아빠가 엄마가 더 좋아하는 모습이 잘 숨어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있네요.     



     

# 창작 아이디어


엄마, 아빠는 서로를 얼마나 좋아할까요? 엄마, 아빠는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요? 

평소에 엄마, 아빠가 보여주는 애정 표현을 잘 관찰하면 좋은 동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특히 말로 표현되지 않는 사랑이나 무뚝뚝하고 무관심한 듯 하지만 그 행동 속에 숨어있는 사랑 표현을 찾아낸다면 더욱 멋진 시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술을 먹고 늦게 들어오면 엄마가 화를 내면서도 꿀물을 타 주시는 모습, 엄마가 외출하여 늦으실 때 몰래 빨래를 다 해놓고 저녁 식사를 챙겨놓으시는 모습, 결혼기념일을 잊지 않으려고 몰래 달력을 확인하는 아빠의 모습, 며칠 전 방송에서 엄마가 맛있겠다고 하던 음식을 저녁 늦게 포장해서 오는 장면 등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엄마, 아빠의 사랑스러운 행동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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