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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많은 생선은 먹기가 어렵다

<가>로 시작하는 글

by 이유진 Feb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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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가 많은 생선은 먹기가 어렵다.


언젠가부터 생선을 잘 먹지 않게 되었다. 싫어하진 않지만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굳이 가시를 발라내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먹고 싶지 않아진 걸까.


가시라고 하면 따끔하고 아픈 통증이 먼저 떠오른다. 옛날에 장미를 다듬을 때, 가시에 찔린 적이 있다. 아팠지만 피는 나지 않았다. 피가 나지 않으면 아프지 않은 걸까? 그 느낌은 선명한데. 별다른 티가 나지 않았을 뿐이다.


가시는 직접적으로 피를 내진 않을 수 있어도 어딘가에 따끔한 통증을 남긴다. 그 아픔은 시간이 지나도, 흔적이 남지 않아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아마 눈에 보이지도 않을 작은 상처가 났을 수도 있겠지. 그러한 미세한 생채기가 고통을 유발한다는 게 유별나다. 가시가 없는 것은 없다. 없어 보여도 어딘가에 숨어있다. 상처를 아예 피한다는 건 사실 불가능한 일이다.


가시와 공존하는 법. 썩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함께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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