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다시 살 수 있다면

말기암 환자가 살아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고백

by 별빛간호사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


내 발로 신을 신고 가볍게 몸을 일으켜 걷고싶다.

밤동안 묵혀있던 풀 잎 냄새, 폐 속 깊이 마시고 싶다.

아리랑이피듯 밤하늘에 진전하는 별들을 보고싶다.


내 땀과 체액으로 얼룩진 병원 옷은 벗어던지고

멀리, 가볍게 나아가고 싶다.


나도 당신처럼 그런 때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가족을 위해 장을 보고 밥을 했다.

가끔은 친구를 만나 수다를 나눴다.


그저 그렇게 보낸 작고 소중한 시간들


아직, 당신은 늦지 않았으니

마음껏 즐기시라.


그리고 삶에 대한 감사

자신에 대한 존경

가족에게는 헌신과

친구에게는 믿음을

이웃에게는 사랑을

마음껏 펼치시라.



(새벽 2시 환자와 대화 후 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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