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크하드 Apr 30. 2024

발로 키울 수밖에 없는 둘째

한 번도 내가 재우지 않음 

안 잤던 첫째 아기 때에 비해

둘째는 조용하다 싶어 뒤돌아보면 

놀이하다가 스르르 바닥에 누워 자고 있고


< 탕 진 잼 >


30개월부터 낮잠을 자지 않던 

항상 깨어있던 첫째에 비해

졸린다고 스스로 방으로 기어 들어가 

잠을 자는 기적을 보여줬다.


< 순둥이 인증 >


한 번은 첫째 망아지의 방을 꾸며주고자

네 식구 이케아에 갔을 때였다.

이케아 키즈 쇼룸을 구경해 가며

의자에도 앉아보고

침대에도 누워보고

이것저것 기웃기웃

첫째 방을 어떻게 꾸며줄까

골똘히 생각하다

둘째 강아지 생각을 잊고 있었다.


둘째랑 한 팀이었던 신랑에게 찾아가

둘째 어딨 냐고 물어보니

침대에 누워 잔단다.

뭔 소리인가 싶어 직접 두 눈으로 확인코자 봤더니 

진짜로 쇼룸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둘째



첫째가 장난 삼아 둘째를 쇼룸 침대에 눕혀

자장가를 불러줬는데 진짜 얼마 안 있다가 잠들었단다.

쌔근쌔근 코까지 고시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어머! 저 애기 진짜 자나 봐~~
ㅋㅋㅋㅋㅋㅋ

< 침대는 이케아 >


첫째는 낮잠 재울 때도 아기띠 해서

둥가둥가하고 재웠는데

내 몸은 한 개고

애는 둘이고

둘째는 발로 키운다는 것이

어쩌면 발로 키울 수밖에 없어서 인지도


입 짧고

잠 짧은

시선이 한 번이라도 더 가는 첫째

첫째에 비해 손이 덜 가는 둘째

그래서인지 

둘째를 보면 짠하고 울어도 이쁘다.


< 첫째 쫄따구 >


첫째한테 덩치로 안되지

말발로도 못 이기지

첫째는 둘째가 애기다 보니

거의 애완동물쯤 아는 듯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기에 눌려 느는 건 눈치뿐


한 번은 둘째를 밥을 먹이고 있을 때였다.

학교 끝나고 피아노 학원 가기 전에

뭐를 두고 갔는지 우당탕탕 집에 들어와!

"엄마 나 왔어!!"

호다다닥 챙겨 

또 와다다다다 집을 나선 첫째

"엄마 다녀오겠습니다!"

방금 뭐가 지나갔는지 

둘째랑 나는 그런 첫째를 보고 

피식 웃었다.


"둘째야. 언니 좋아?"

"응!! 언니 좋아!!"

첫째 소리에도 움찔 놀라고

첫째 손길에도 줄행랑치는 

둘째가 바로 언니가 좋다고 하니 놀라서


" 진짜? 언니 좋아?? "

재차 물어보았더니 둘째의 대답!


 응!! 언니 나가서 좋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