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랑은 종체 알 수가 없다.
평일엔 주구장창 PS(플레이 스테이션)행
주말엔 시도 때도 없이 낮잠행
그놈의 낮잠 열차 종착역 도착은 언제인지~~
푸신랑 특기가 하나 있으니
밥만 먹었다 하면 발동하는 식곤증에
배불리 먹고 누워 쳐 잔다.
보기만 해도 내가 역류성식도염이 올 것 같다.
그런데 더 무서운 건 한숨 늘어지게 자고
식사 때쯤 일어나서 소화 다 됐다고
식사 언제 하냐고 물어본다.
미. 쳐. 버. 려.
잠만 자도 소화가 다 되다니
미친 소화력을 가진 배. 떼. 기.
뱃가죽이 어찌나 탄력성이 좋은지
잘 땐 남산만큼 셋째를 잉태하고 있던 배동산이
자고 일어나면 순산을 이미 끝마친 상태.
10년 넘게 같이 살았는데도 볼 때마다
경이로운 소문... 아니 경이로운 소이다.
그런 푸신랑이 2024년 큰 결심을 했다.
살. 을. 빼. 겠. 단. 다.
태어나 처음으로 헬스 1년치와
P.T. 10번을 끊은 것이다.
빚져서 현금박치기 한 만큼
헬스장 빠지면 죽는다라고
다짐을 받고 일시불 시원하게 결재했다.
닭가슴살도 사고 하루도 안 빠지고
헬스장에 출근 도장을 찍은 푸신랑.
그런데 부작용이 있었으니
운동 전보다 살이 더 쪘다.
가장 큰 이유는 닭가슴살이 맛있단다.
남들은 못 먹겠다는데 아침 출근 전에 데워 먹고
주말에는 인터넷으로 계란을 압력밥솥으로
훈제로 만드는 방법을 알아내서
한 판을 쪄서 식사 사이 먹어댄다.
그중 제일 압권은 저녁 먹고 헬스 후 귀가해서
배고프다고 닭가슴살에 맥주를 먹고 있다.
헬스 관장님이 뒷목 잡고 쓰러질 일을 매일 하신다.
헬스관장님도 닭가슴살을
너무 잘 먹는다고 몸에 좋아도
그렇게 많이 먹음 안된다고 말씀하실 정도.
태어나 처음으로 운동질을 하고
꼴랑 이주일 채우고 나서야 내게 훈계질.
나이 들면 운동해야 한다고
P.T.만이 살 길이라며
근육을 키워야 한단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는데 자기 다리에
근육이 생겼다며 굳이 만져보랜다.
원래 고구마였는데
뭘 또 종아리 근육을 또 만져보라는 건지
고구마가 더 커지고 단단해진 것 같긴 하다.
아침 먹고 점심 먹고 저녁 먹고 헬스 후
집에서 닭가슴살에 또 맥주 먹고
하루에 4끼를 드시니 근육돼지가 될 수밖에 없다.
헬스 후 집에 오면 11시인데 냉장고 뒤지지 말고
그냥 좀 쳐 잤음~~~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