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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Jun 20. 2024

넌 장남이 아니라 장난이야.

부제 - 내 남편을 패줘!



↑↑↑↑↑↑↑↑↑↑↑↑↑↑↑↑↑↑

2024. 01. 11. 일기장으로 올렸던 브런치 글이다.




우리 집 세 여자 폐렴 때문에 돌아가며

통원치료받으면서도

친정엄마와 상의하면서 해결했지

신랑과의 상의는 포기한 지 옛날옛적

흡사 미혼모의 삶을 살고 있는 내가

이런 무신경에 자기 관리 못하는

신랑과 왜 결혼을 했냐 물어본다면

(우리 친정아빠는 신랑을 첫 만남부터 맘에 안 들어하셨다.)

친정아빠의 욱함이

옛날부터 트라우마로 남아서였던 것 같다.

(물론 지금은 어느 사위보다 편하게 생각하고 잘 지낸다.)




나에게는 남아선호사상 가득한 친정아빠가 있다.

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섭고 버럭 하는 화난 표정이다.

딸 셋 중에 나랑 가장 안 맞았던 아버지.


얼마나 무서워했는지

한 번은 부모님 안 계셨을 때

넘어졌는데 하필 울퉁불퉁한 내리막길에서

세게 넘어져서 돌부리에 상처가 나

 피가 많이 났다.

아빠에게 들킬까 봐 무릎을 숨긴다고

하루종일 집에서 무릎 꿇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혼남보다 아픔을 견뎠던 나의 유년시절

그리고 내가 태어났을 때

딸이 셋이 나오니

집에서 엄마가 힘들게 나를 았는데도

(돈이 없어 딸 셋을 집에서 출산하신 엄마)

등 뒤돌아서 내 얼굴을 보지도 않으셨다고 한다.


첫째 딸은 딸이라고

둘째 딸은 똑 부러진다고

그중 가장 어중간하고 공부도 못했던 나.

이뻐 보일리가 없다.

한 번은 고등학교 때 이 악물고 공부해서

반에서 2등을 했었다.

하지만

가족 중 누구 하나 기억을 해주지 않았다.

학년 전체에서 1등 하는

큰언니와 작은언니에게 묻혔던 것!!

그렇게 무관심 속에 자랐던 나는

그중 가장 내게 슬펐던 가족 일화가 있는데

고등학교 졸업식 시즌이 다가오던 날

아빠랑 나눈 대화였다.


아빠, 이번 졸업식날이
2월 X일인데 오실 수 있어요?

모르겠네~~
근데 너 고등학교 졸업식이냐?
중학교 졸업식이냐?


나는 초등학생 딸아이 학년 반 번호도 아는데

학년 반까지는 몰라도 십 대인 딸아이가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도 모르셨다는 게

정말 큰 충격이었다.

(이 정도로 막내딸의 존재감은 미미하구나~~)


엄마는 맞벌이로 바쁘셔

아빠는 딸이라고 모르쇠

철저한 무관심과 무지원 속에서 자랐다.

아니 무관심이면 다행이게

아빠에겐 질책과 비난의 대상이었고

미운오리새끼 낙인이 찍혔던 나

항상 마음속에는 억울함이 있었고

내 안에는 화가 그득했다.

그러고 보면 인정하긴 싫지만

아빠를 가장 많이 닮은 게 나다.


애정결핍녀 나에 비해

장남으로 태어나

온 가족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란 

애정과다남 푸파파.

정말이지 욱할 것 같지 않는

사람이라 결혼했는데

내가 지금 욱하고 있다.

< 브런치 글 '내 남편을 폐기해 줘' 제목 탄생의 내막인 푸파파와의 대화 >


하루는 신랑 험담을 절친에게 했더니

부부가 살다 보면 헤어지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거야~~
그래도 안 헤어지고 사는 거 보면
살만하니깐 사는 거 같아!!

비록 푸파파에게 미모(?)와

시간관리개념, 루틴은 없지만

유머, 성실, 다정함은 있어 사는 것 같다.

유머에 목숨 거는 넉살 좋은 녀석의 장점은 더 있다.


성실함

박학다식

이해력이 넓음

상황대처력 좋음

넉살이 좋아 내가 못하는 걸 해냄


우리 친정식구가 친정집에 다 모이면

12명이나 된다.(언니, 형부, 조카들..)

식사시간만 되면 친정집은

여자절대권력지역 아마존이 되어

뒷정리 겸 설거지는 형부들이 한다.

유일하게 안 하는 놈은

어린 노무 막내 사위 푸파파.

 연배가 많은 형부들이 설거지, 요리를 하는데

어느 안전이라고 낮잠을 대 놓고 자는지

와이프인 내가 봐도 민망할 정도~~

한 번은 작은 형부에게


형부!! 형부가 윗사람인데 아랫사람이
저렇게 혼자 설거지도 안 하는데
형부가 좀 따끔하게 혼 좀 내줘!!


희한해. 나 혼자 설거지 할 때
 막내동서가 자고 있는 거 보면
분명 화가 나는데 뭐라고 할 수 없는
뭔가가 있어~~


생긴 건 머슴과에 딸바보 같은데

은근 자존감 높은 귀공자 스타일이

바로 푸파파이다.

뒷구녕으로 형님보다 서열 높은

친정부모님께 격의 없이

자주 들여다보고 자주 놀러 다니고

하다 보니 뭐라고 못하겠다는 형부.


재미와 인기를 위해서라면

 자기를 브런치글에 팔아도 된다는 푸파파.

넉살과 유머로 하루하루 살아가는

푸파파에게 나는 오늘도 말한다.


넌 장남이 아니라 장난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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