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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크하드 Jun 27. 2024

정신 나간 어미야~ 제발 귓구멍 좀 뚫고 살아라!!

부 제 - 안들어안들어~~~

< 2024. 04. 15. 일기장 >



오늘의 글은 '이 구역의 미친년은 나야'에 이어

정신 나간 어미의 미친 소리 2탄인가?



031로 시작하는 한통의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첫째가 다니는 학교 행정실 전화.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덜컥 놀랐는데

'학 생 정 서 행 동 특 성 검 사'

결과지를 보고 전화를 드렸단다.

(이름도 더럽게 어렵네~~ ㅠㅠ)

첫째 망아지가 다른 항목은 평균치에 들어가는데

(대인관계, 스트레스, 자존감 등)

집중력 항목에서 현저하게 낮은 점수가 나와서

학부모와 상담차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점수가 많이 낮은 가요?


여쭤보니 평균치는 이 정도인데 그거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고 한다.

(엄마들은 자녀가 평균치 이하라고 하면 일단 가슴이 철렁하고 뇌회로는 정지된다.)

행동특성검사 집중력이라니 질문사항이 어떻게 되냐고 여쭤보니


자리에 앉았을 때 손과 발을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한 가지를 할 때 집중을 하지 못한다.

본인 관심사 일 외에는 집중을 하지 못한다. 기타 등등.......



 점수가 그렇게 낮게 나왔다면
그다음엔 어떻게 해야 하는 건가요?


재검사를 하던지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전문상담가와 몇 회차 상담시간을
필수로 가지셔야 합니다.


전문상담사와 상담할 정도인 것 같진 않는데

지역사회 연계니 전문상담사란 말이 나오니 무슨 문제아 치료수순에 어울리는 단어 같아

급 심각해진 어미~~~

원하지 않으면 안 해도 되냐고 여쭤보니 꼭 해야 한다 하시고

아!! 어떡하지 고민하며 이걸 하는 이유가 ADHD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 말았어야지. 내 나이쯤 되면 남들 하는 말을 귀 기울여 안 듣게 된다. 안들어안 들어~~) 

증상이 의심돼서 심층 상담 하는 거냐 여쭤보니 그건 아니라는 답변.

안 그래도 행정실 직원이 담임선생님과도 얘기해 봤는데

첫째가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도 그렇고

그렇게 집중력에 문제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고 ADHD까지는 아닌 거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행정직원분.


어머님이 많이 불안해하시는 것 같은데
전문상담을 원하지 않으시면
재검사를 하셔도 됩니다.

그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학생이 어디 찾아가서 하는 건가요?

아니요 어머님!!
검사는 보호자가 하는 겁니다.

예? 저요? 자녀가 아니고요?

네! 어머님~~ 학교알리미로 처음 체크했던 것처럼
검사지를 이번에는 아이를 통해 서면으로 전달해 드릴 테니
어머님께서 다시 체크해 주시면 됩니다.



난 이제껏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의 검사자가 첫째인 줄 알았다.

검사자 판단 미스와 하루에도 몇 개씩 날아오는 학급알리미를 대충 너무나 솔직하게 체크했던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 심각하게 집중력이 없는 사람은 첫째가 아니라 나였던 것이다.

( 1~2주 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학교알리미로 받고 아니다-그렇다-그렇지 않다-매우 그렇다 대충 체크함)


그제야 맞춰지는 퍼즐.

무릎을 탁 치고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

집에서 워낙 망아지 기질로 활개를 치는 아이라 하소연처럼 너무나

솔직하게  체크했던 게 오늘의 사태를 만든 것이다.

(갑자기 아이를 ADHD로 만드는 정신 나간 애미아~~ 제발 귓구멍 좀 뚫어라.)

결국 허탈한 웃음을 지며 상황설명을 했다.


"제가 이래요. 솔직하다 못해 과해서 둘째 영유아 검진표 작성에서도 클레임 걸린 적이 있어요. 의사 선생님이 보시기엔 이상 없이 정상발달하고 있는데 아이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체크하신 것 같다고 다시 작성해 주셔야 2차 검사를 안 한다고 경고받고 다시 재작성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결국 재검사 지를 첫째를 통해 서면으로 받았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작성한 결과 무난하게 이 일은 일단락됐다.

이렇게 주체가 헷갈리는 바람에 아이를 환자로 만들고 정말이지 나중엔 나의 정신머리가 웃기고 어이가 없어 ' 제발 좀 입 좀 다물고 귀 좀 열어라.'

엄마가 망아지, 강아지 너희들을 과소평가했구나 얼마든지 가능성 있는 아이를 싹을 잘라버리다니 아이들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문제였다. 어미야~~ 주책 좀 그만 부려라.

< 내 말 듣고 있어? 잘 들어라~~~~ (헤드락) >

 



(에필로그)


에 살던 동네 친구랑 이 일에 대해 한창 수다를 떠드는데,


언니!! 언니 예전에도 그랬잖아!


내가 뭐?

언니, 첫째 1학년일 때도 행동특성검사했는데 그때도 언니가 그랬어!

그 동네 살 때도 내가 이 검사를 했다고?"

응! 그때도 재검사 나왔다고 나한테 웃고 떠들고 얘기했었잖아? 기억 안 나?

기억 안 나ㅠㅠ


지인동생은 배꼽 잡고 웃으시고

나는 머리 잡고 울으시고

내가 ADHD가 아니면 단기기억상실증인가~~ 심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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