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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색 콩 Jun 12. 2024

하루 만에 캐나다 스타벅스에 취업

캐나다 외노자의 취업성공


언니가 말한 “완벽한 혼자"라는 말에

괜스레 입술을 삐죽 내밀곤,

불안감에 발걸음을 서둘리 옮겼다. 급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냥 일이 하고 싶었다. 무소속인 나에게 작은 소속감이라도 부여하고 싶었다.


첫 구직 장소는 스타벅스.

난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꼭 일해보고 싶은 환상이 있었는데, 사실상 내게 영혼의 장소나 다름없었다.

특히,

“영어도 못하고, 가게에 동양인도 없으면 굳이 너 안 뽑아줄걸?”

이라는 말에 괜한 오기가 생겼다.


구글지도에서 집 근처 모든 스타벅스 지점을 찾아, "스타벅스 원정"이라는 빨간색 동그라미를 저장해 놓고, 무모한 원정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이력서 드롭이었다.

막연하게 도서관에서 인쇄한 꼬깃한 종이 이력서를 가게에 찾아가 돌렸다.


사실 내 성격에 절대 못할 짓이다. 한국어로 처음 보는 사람과 말하는 것도 꺼려하는 와중에 다짜고짜 찾아가 " Are you hiring now?라고 물어본다니.


맨 첫 번째에 갔던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는 거절당했다. 거절당하긴 했지만 그 이후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무모한 도전은 생각보다 별 게 아니구나.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음 가게에 갔다.


"Are you hiring now?"


내 물음에 한 사람이 매장 밖으로 나왔다. 30-40대 정도로 연식이 있고, 지적일 것 같은 가는 눈에 네모 난 안경을 쓴 동양인이었다.

운 좋게도 매니저였다." 긴장한 내색을 보이며 서있는 나에게, 그 자리에서 바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 볼 생각을 하니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렸다.

“내가 영어 인터뷰를 본다고?”

사실 인터뷰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비행 한 달 전부터 인터뷰에서 말할 내용을 다 외웠었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왜 인기 있다고 생각해?"

"커스토머 서비스가 왜 중요할까?"

"우리 매장은 아주 바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

.

.

첫 인터뷰는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 채 끝났다.

매니저가 지적인 눈을 잠시 기울이던 중, 고개를 들며 말했다.

"2주 뒤부터 근무 시작할 수 있을까?"

"나 지금 고용된 거야? 진짜? “

"응. 같이 일해보자!"


이게 진짜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내가 진짜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일한다고? 내가?

그렇게 내 첫 번째 캐나다 직장생활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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