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외노자의 취업성공
언니가 말한 “완벽한 혼자"라는 말에
괜스레 입술을 삐죽 내밀곤,
불안감에 발걸음을 서둘리 옮겼다. 급한 상황도 아니었지만, 그냥 일이 하고 싶었다. 무소속인 나에게 작은 소속감이라도 부여하고 싶었다.
첫 구직 장소는 스타벅스.
난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꼭 일해보고 싶은 환상이 있었는데, 사실상 내게 영혼의 장소나 다름없었다.
특히,
“영어도 못하고, 가게에 동양인도 없으면 굳이 너 안 뽑아줄걸?”
이라는 말에 괜한 오기가 생겼다.
구글지도에서 집 근처 모든 스타벅스 지점을 찾아, "스타벅스 원정"이라는 빨간색 동그라미를 저장해 놓고, 무모한 원정을 시작했다.
첫 시작은 이력서 드롭이었다.
막연하게 도서관에서 인쇄한 꼬깃한 종이 이력서를 가게에 찾아가 돌렸다.
사실 내 성격에 절대 못할 짓이다. 한국어로 처음 보는 사람과 말하는 것도 꺼려하는 와중에 다짜고짜 찾아가 " Are you hiring now?라고 물어본다니.
맨 첫 번째에 갔던 가장 가까운 스타벅스는 거절당했다. 거절당하긴 했지만 그 이후 왠지 모를 용기가 생겼다. 무모한 도전은 생각보다 별 게 아니구나. 한결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음 가게에 갔다.
"Are you hiring now?"
내 물음에 한 사람이 매장 밖으로 나왔다. 30-40대 정도로 연식이 있고, 지적일 것 같은 가는 눈에 네모 난 안경을 쓴 동양인이었다.
운 좋게도 매니저였다." 긴장한 내색을 보이며 서있는 나에게, 그 자리에서 바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 볼 생각을 하니 심장이 미친 듯이 떨렸다.
“내가 영어 인터뷰를 본다고?”
사실 인터뷰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비행 한 달 전부터 인터뷰에서 말할 내용을 다 외웠었기 때문에.
"스타벅스가 왜 인기 있다고 생각해?"
"커스토머 서비스가 왜 중요할까?"
"우리 매장은 아주 바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
.
.
첫 인터뷰는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른 채 끝났다.
매니저가 지적인 눈을 잠시 기울이던 중, 고개를 들며 말했다.
"2주 뒤부터 근무 시작할 수 있을까?"
"나 지금 고용된 거야? 진짜? “
"응. 같이 일해보자!"
이게 진짜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내가 진짜 캐나다 스타벅스에서 일한다고? 내가?
그렇게 내 첫 번째 캐나다 직장생활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