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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원present Mar 18. 2024

나의 해인사

친구의 해인사



무엇에 이끌리듯 30년 지기 친구부부와 함께 1박 2일의 액티비티가 시작되었다.

곧 농번기 시작이면 얼굴 볼일이 있겠냐는 끌림은 남편을 설득할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되었다.

섬에서 탈출은 시간적 제한이 있다. 마지막 배를 타지 못하면 계획한 일들은 다음날로 자동 연기다.

불안한 마지막배가 아닌 앞타임 배를 타자고 준비한 나의 마음과는 달리 일 년 농사일이 전부인 남편은 하고 있는 일 마무리를 할 생각이 없다.

내 마음 같지 않음을 함께 가기로 허락한 마음에 애써 감사를 머릿속에 주입시키며 달랬다.


시절 인연이라기에는 오랜 지기로 남고 싶은 24년 우체국장님이 발령받은 함양 그곳으로 가는 30년 지기도 나와 마찬가지로 신나 했다. 함양 그 어느 메 산골 촌구석이 지기가 태어나 자란 곳이다. 끌림과 연은 알게 모르게 정해져 있나 보다. 

1월 1일부 함양으로 발령받은 우체국 국장님! 30년 지기 친구와도 구면이라 어색하고 불편할 것 없이 서로의 늙두리가 50세 한세대를 살아가는 또래의 또 다른 지기가 되어 욕지보다 살만한 시골촌 함양우체국 국장이직을  축하한 멋진 밤이 되었다.

조용한 함양의 아침을 뒤로하고 거창 온천에서의 목욕 재기는 해인사를 들리기 위한 예의인 듯 몇십 년 전의 기억을 마구 쏟아내며 노거수의 웅장함에 벌어진 입은 감탄사를 자아내느라 닫을 기회를 노쳐버리기 일쑤다.

아름드리 고사목을 보고 있노라면 적어도 몇 백 년을 한 자리에서 비바람을 버텼을 것이다.

우리네 인생사는 100년이 고작인 것을 그 세월도 많다는 착각 속에 허비하고 살고 있지는 않는가?

한 발자국 내디디며 지기의 생각 속에 힘듦을 땅바닥에 내려놓으며

얼마를 올랐을까?

한컷 한컷 담은 사진 속 이야기들은 땅바닥에 버린 허한 마음과 생각을 토닥이는 위로가 되어주었다.


팔만대장경 보존의 의미는

나는 왜 글을 쓰는가? 그물음에 답하는 나의 자존감이 으쓱해진 사진 한컷이다.

최치원 대문장가의  깊은 한숨은 시대가 흘러 눈으로 바로보고 있는  저 소나무 자태가 주는 내 마음속 감탄뒤에 생각 없는 생각 때문일까?

 

해인사 뒷 귀퉁이 신선이 된 최치원의 동상이 주는 지기와의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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