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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예훈 Mar 18. 2024

미숫가루 치료약

차곡차곡 후니디이어리_ 68번째 에피소드

오늘은 엄마, 아빠가 밖에서 모임을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모임 장소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짜장면 집이었다.

'그렇다면 나도 빠질 수 없지!'

다른 집 어린이들도 다 온다고 하니 나는 무조건 따라갔다.

 

근데 짜장면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쯤 배가 꾸르륵거리기 시작했다. 

가게에 들어가 어린이들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 배가 꾸르륵 거리는 느낌이 더 심해졌다. 

그때 마침 아빠가 나한테 오셨다.

내 얼굴이 별로 안 좋아 보였는지 아빠가 물어보셔서

"아빠, 너무 배가 아파요..."라고 하니까 아빠는 내 배에 손을 얹고 문질문질 해주셨다.

그래도 해결이 안 돼서 우린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러고 나서도 두 번 더 화장실을 다녀왔지만 아직도 너무 아파서 그냥 조용히 앉아 있었다.

식은땀도 조금 나는 거 같았고 컨디션이 정말 안 좋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때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이 나왔다.

나는 그 맛있는 걸 눈앞에 두고 먹지도 못하고 바라보기만 했다.


오후에 간식 먹은 게 체한 거 같다고 하시면서 아빠는 약국으로 달려가셨다.

근데 그 사이에 모임에 오신 이모가 내가 배 아프다는 것을 듣고 어떤 약을 주셨다.

나는 그 치료약을 받아먹었는데 완전 미숫가루 맛이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배가 점점 편안해졌고

어느 순간 배가 완전히 나았다. 



배가 괜찮아져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먹고 떠들고 있는데

아빠가 약국에서 돌아오셨다. 

슈퍼맨 아빠가 한발 늦으신 거다.

하지만 아빠가 고생해서 사온 약(백초시럽?)도 쭉 빨아먹었다.

아부지, 아무튼 감사해요.


배가 아플 땐 먹는 것도 노는 것도 다 귀찮았는데

다 나으니까 모든 게 재미있고 좋기만 했다.







미숫가루 맛 치료약을 매일 타먹으면 평생 배가 안 아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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