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병 한 달과 정리 사이, 그 어딘가에서 #4

길랭바레증후군, 네 번째 이야기

by 밍밍한 밍

○ 지난 8월을 곱씹으며..


2022년 8월 한 달간 있던 일을 끄집어내는 것이 막상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괜찮을 줄만 알았던 감정선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한다.

처음 증상을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과 막연한 두려움 그리고 서러움은 하나도 여과되지 않은 채, 그대로 나에게 하나의 거대한 파도가 되어 닥쳐온다.

한 번 맞아본 경험이 있던 감정들이었기 때문에 괜찮을 줄 알았으나 그것은 큰 오만이었다.

어느 시점에서부터


'이렇게 기억을 더듬어 써 내려가는 것이 과연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이따금 감정이 휘몰아치던 그날 밤.

문득 글을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던 그날 밤의 내 생각이 원망스럽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계정을 생성하고 글을 남기기 시작한 내 행동이 섣불렀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감정의 소용돌이가 한번 더 휘몰아칠 거라 예상은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예상이 현실로 닥쳐오자 마냥 피하고 싶은 마음만 커져간다.

그래도 어쩌겠으랴. 이왕 시작했으니 한 번 끝까지 가보고자 한다.

완치가 되는 그날까지의 기록을 꾸준히 남길 예정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마라톤.

다시금 발병 과정을 정리해 가며 휘몰아치는 감정을 오롯이 맞받아보려 한다.
묻어둔 기억을 억지로 집어 올린 이 시기, 이때가 싶어 덩달아 딸려온 감정을 잠시 추스를 때인 것 같아서.

길랭바레증후군 발병 당시 입원했던 아주대학교병원


○ 길랭바레증후군 발병과정 정리


① 2022년 7월 24일 일요일
: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 낮잠을 취함 → 약한 장염 + 몸에 기력이 떨어진 느낌이 듦 → 저녁 약속 다녀오는 길에 약국에서 장염 약을 사 먹음


② 2022년 8월 1일 월요일
: 회사에서 일하던 중 왼쪽 다리 마비 발생(전조증상 x) → 왼쪽 발목,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음


③ 2022년 8월 2일 화요일
: 당일 연차 → 동네 신경외과 방문 → MRI 촬영, 디스크엔 큰 문제없음 → 비골 신경마비 진단받음→ 약 처방, 물리치료(이동 중 낙상) → 의료용 지팡이 구매(이동 중 낙상) → 귀가


④ 2022년 8월 3일 수요일
: 오른발에도 힘이 들어가지 않음 → 당일 연차 → 까치발 안되고, 풋드랍 현상이 나타남(발을 들면 발목이 축 처짐) → 119 신고하여 신경외과 재방문, 길랭바레증후군 의증 → 소견서 작성 및 대학병원 응급실 이송 → 길랭바레증후군 의증, 마비가 진행되는 걸 억제하기 위해 입원치료를 해야 함 → 수원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 이송 → 오른쪽 허벅지까지 마비가 진행됨 → 밤 10시, 면역 글로불린 주사 처방 시작


⑤ 2022년 8월 4일 목요일
: 간호간병통합병동으로 이전 → 척수액 검사 → 길랭바레증후군 확진 → 선 연차 소진 → 엉덩이에도 근육이 빠지고 기립근까지 마비가 진행됐으나 인지하지 못함(누워서 생활하여 제대로 인지하지 못함)


⑥ 2022년 8월 5일 금요일 (연차 고갈)
: 신경과 일반병동으로 이전 → 심전도 검사, 근전도 검사, 호흡 검사 진행 → 발병 직후의 근전도 검사는 수치상 심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으나 임상은 길랭바레증후군 증상 → 인지 역량검사 진행 → 하지 혈액순환기기 사용


⑦ 2022년 8월 6일 토요일 ~ 9일 화요일(병가)
: 마비 증상 멈춤 → 왼쪽 다리는 들어짐(올바르게 들어지지 않고 안쪽으로 틀어져서 들어짐), 오른쪽 다리 들어지지 않음 → 신경과에서 재활의학과로 이전


⑧ 2022년 8월 10일 수요일 ~ 23일 화요일(병가 소진, 무급휴가)
: 아주대학교병원 재활치료 진행 → 보행보조기로 걷기, 자전거 돌리기, 다리 접었다 펴기, 뒤로 차기, 스쿼트 등 → 엉덩이 근육통으로 잠을 못 이룸 → 진통제 처방 및 에어매트리스 사용 → 아주대학교병원 퇴원 → 베데스다병원 입원

※ 길랭바레증후군 증상
① 왼쪽 : 발가락, 발목, 허벅지 바깥 근육, 엉덩이 근육이 없고 움직여지지 않음, 비골 신경반응 없음, 허벅지 안쪽만 힘이 들어옴, 풋드랍(발목 처짐)
② 오른쪽 : 발가락, 발목, 엉덩이 근육은 미세하게 살아있음, 비골 신경반응 없음, 허벅지는 아예 움직여지지 않음, 풋드랍(발목 처짐)
③ 기립근 : 마비로 인해 힘이 들어가지 않음

※ 처방
① 면역 글로불린 주사 처방
② 하지 혈액순환을 돕기 위한 혈액순환기기 사용
③ 엉덩이 근육통으로 인한 진통제 처방 및 에어매트리스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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