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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가드너는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똥을 밟았으니, 로또나 살까요?

by 인생정원사

‘으악! 이게 무슨 냄새야!!!!'

최근 작약꽃 씨앗을 채방한날이었다.

두 손에 씨앗을 꼭 쥐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햇볕에 요요히 걸어오는데 뚫어져라 시선이 느껴진다.

(표지사진 참고) 앗 어느새 빵냥이가 홀쭉해졌다.

고양이 다운 자세로 신난 나를 주시한다.


작약씨를 대충 호미로 파서 묻는데 어디서 거름냄새가 나는 거 아닌가?

? 뭐지 어디서 나는 거지? 어디 멀리서 거름주나? 냄새가 따라다는 거 같다.

악! 운동화 왼발에 질펀히 밟혀 있는 그것.

그래, 이것은 매우 향기로운 뚱냥이의 복수였다.


훗 뚱냥이의 복수다냥


꼬마가드너가 누구냐고? 3호 집사의 아들이다냥.

음, 꼬마가드너는 좀 신기하다냥. 인간말을 잘 못한다냥.

그리고 조금 우리랑 닮았다냥.

풀밭 끝머리에 앉아서 하염없이 뭔가를 보는 모양새가 똑같지 않으냥?

그렇다냥, 오늘은 내가 나랑 닮은 집사의 꼬마가드너 이야기를 해달라고 졸랐다냥.

궁금했다냥. 조금 기대된다냥.





우리 닮았다냥?


아이들은 정원과 같아서,
그들에게 좋은 것을 주면 건강하게 자란다.
(프리드리히 니체)

정원이도 고양이도 끄트머리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잘 보았다.

둘은 뒷모습이 닮았다. 정원이가 고양이를 닮았다는 생각을 종종 했다.

창문 끝에 매달려 하늘을 보는 모양이 집고양이랑 비슷했었다.

이제 경계 없는 정원에서 자유로이 저렇게

풀밭 위의 고양이 타임을 갖는 모습을 보면 참 다행이었다.





엄마가 잡초 뽑는다. 아이는 그 틈에 따라 나와 함께 논다.

자기 키보다 큰 갈퀴를 들고 요리조리 들고 부스러진 마른풀을 긁는 흉내를 낸다.

엄마가 호미로 무언가를 심으면 옆에서 물끄러미 바라본다.

작은 손에 호미를 쥐어주면 긁어보기도 한다.

네모난 사각의 치료실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흙을 만지며 즐긴다.

그저 즐겁다. 즐거우니 하고 싶다.


40분에 10만 원짜리 수업에서 그토록 가르치려 했던 모방의 기술은

아이의 마음에서 출발하기에 여기서는 쉽게만 느껴진다.

3평의 정원은 아이의 발걸음에 따라 30평이 되었다가 다시 3평이 된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계절의 촉감을 아이도 안다.


*본문 원문은 공모전 확정으로 일부만 남기고 삭제함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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