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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Feb 19. 2024

프라이부르크(Freiburg) 수제 맥주의 양대 산맥

​마틴스 브로이(Martin's Bräu)와 파이어링(Feierling)

독일은 의심할 여지없는 맥주의 천국이다. 동네마다 맥주 회사들이 있고, 이들 맥주 회사들은 다른 회사의 맥주들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맛을 가진 수백 아니 어쩌면 수천 종의 맥주들을 만들어 저마다의 맛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수제 맥주를 만들어 파는 맥주집들도 넘쳐나는데, 사실 이들 수제 맥주집들이 만들어내는 맥주의 맛은 저마다 특색이 있기 때문에 딱히 어느 것이 낫다는 식의 평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프라이부르크(Freiburg i. Br.)의 경우라면 자타공인  프라이부르크 수제 맥주계의 2대 천황으로 꼽히는 맥주집이 있다. 오늘 이야기하는 "마틴스 브로이(Martin's Bräu)"와 "파이어링(Feierling)"이 그곳인데, 적어도 프라이부르크 사람들이라면 이 두 곳이 다른 수제 맥주집들에 비해 뚜렷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1. 마틴스 브로이(Martin's Bräu)


프리이부르크 수제 맥주집 가운데 술맛을 좀 안다는 사람들이 첫손가락에 꼽는 곳은 역시 마틴스 브로이(Martin's Bräu)인데, Bräu는 보통 양조장이 직영하는 술집을 말한다. 찾아가는 방법은 비교적 쉽다. 프라이부르크의 중심이 되는 곳은 베르톨스브룬넨(Bertoldsbrunnen)이라는 곳인데, 그곳에 서면 마틴스 토아(Martin's Tor)라는 커다란 문이 보인다. 아, 독일어에서 Tor는 문이란 뜻인데, Tor는 집의 방문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성의 한 부분을 이루고, 어떤 도시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되는 문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마틴스 토아는 프라이부르크 시의 상징이라고 하여도 전혀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데, 그리하여 프라이부르크를 다녀간 사람들의 카메라에 예외 없이 그 모습이 담겨 있다. 그래, 아래 사진 속에 시계탑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Martin's Tor이다.   

위 사진 속의 문을 지나면 (영업일의 경우에는 예외 없이) 바로 이런 깜찍한 것이 보인다.  

위 사진 속의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골목 안쪽에 벌써 술 한판이 벌어져 있는데, 골목 끝 건물에 마틴스 브로이의 입구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먼저 탁 트인 주방이 우리를 맞는다. 주방은 크게 두 영역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이곳은 안주를 만들어 내는 곳이고, 

이곳은 주류를 담아내는 곳이다. 

그리곤 수제 맥주집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이 있다. 

자 이제 무엇을 주문해 볼까? 일단 메뉴판을 보자. 아, Martins' Bräu라는 상호 밑에 무엇이라고 작게 쓰여 있는 글씨는 신경 쓸 것 없다. 자신들이 프라이부르크에서 음식점으로는 최초로 맥주를 만들었다는 이야기...

독일의 맥주와 관련된 가장 기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독일의 맥주에 크게 두 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그 하나는 필스(Pils)라는 것이고(이것이 우리가 보통 먹는 맥주이다.), 다른 하나는 마틴스 브로이의 필스... 아, 정말이지 달려가고 싶다. 달려가 한잔 기울이고 싶다.

마틴스 브로이는 수제 맥주 전문점치고는 안주가 비교적 다양하다. 그렇지만 역시 최고의 안주는 의심의 여지없이 이것, 슈바인학세(Schweinhaxe)다. 슈바인학세는 우리네 음식으로 치면 족발과 비슷한 것인데, 돼지의 발목 윗부분을 요리한 것이어 식감은 우리네 족발보다 오히려 슈바인학세가 더 좋을 수도 있다. 보는 것처럼 으깬 감자, 그리고 사우어크라우트(Sauerkraut, 양배추를 발효시킨 것)를 곁들여 먹는다. Sauerkraut는 별도로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격까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2028년 기준으로 11유로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여럿이 술잔을 기울이게 되어 안주가 더 필요하다면, 소시지를 빼놓을 수 없다. 소시지는 그 개수에 따라 당연히 가격차이가 나는데, 3개 정도가 들어가 있을 때 8~9유로.

만일 이 두 가지로도 무언가 부족함을 느낀다면 이것도 괜찮다. 크뇌플레(Knöpfle)라는 것인데, 슈페츨레(Spätzle)와 비슷한 음식이다. 크뇌플레는 설명이 참 힘들다. 대충 국수라고 부르기에는 좀 미안한, 그저 밀가루를 반죽해서 똥강똥강 썰어 놓은 것에다 (각종?) 야채와 사우어크라우트가 곁들여져 있는 것이다. 

만일 애주가인 당신이 프라이부르크를 찾았는데, 시간상 마틴스 브로이와 파이어링 두 곳을 모두 가보기 어렵다면, 마틴스 브로이를 찾아가 보기를. 결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2. 파이어링(Feierling)


프라이부르크에 있는 또 하나의 유명한 수제 맥주 전문점은 파이어링( Feierling)이란 곳으로, 앞서 이야기한 Martin's Bräu와 프라이부르크 수제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처럼 어느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맥주 맛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두 곳의 맥주 맛의 차이를 글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전적으로 내 감으로 이야기하자면  Martin's Bräu의 맥주가 맥주 본연의 씁쓸한 맛이 강하게 남아 있어서 클래식 하다면, Feierling의 맥주는 달달한 맛이 조금 더 감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두 곳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를 보면,  Martin's Bräu는 중장년층이 우세하고, Feierling은 젊은이들이 조금 더 다수를 점하고 있다.  


파이어링을 찾아가는 방법을 외지인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다. 시가전차나 버스가 다니는 길에서 안쪽으로 좀 들어가 있고, 주변에 랜드마크로 삼을 만한 이렇다 할 큰 건물도 없어서 말이다. 그렇지만 아까 말했던 베르톨즈 브룬넨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데, 그곳에서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잘 가르쳐 줄 것이다. 만일 이곳을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프라이부르크 사람이; 아니라고 단언해도 좋다. 어쨌거나 오가는 사람들이 가르쳐 준 길을 따라 걷다가 이런 돌출간판을 만난다면, 제대로 찾은 것이다. 

파이어링의 외관인데, 산뜻하다. 2층으로 되어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좋아하게 생겨 먹었다. 파이어링을 생각할 때 가장 안타까운 것은 하얀색 소시지가 물에 폭 빠져 있는 안주, 그리고 젊은이 취향의 실내공간 등에 관한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매번 Martin's Bräu에서 1차를 하며 거나하게 취해서 2차로 이곳을 찾았기에, 여기를 찾았을 때는 이미 사진을 찍는 일은 내 관심사 밖이었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대학의 박사과정에 있던 제자가 프라이부르크를 들렀을 때 이곳을 찾았었는데, 이것이 유일하게 남은 2층의 모습이다. 

그런데 Feierling의 진짜 매력, 즉 Feierling을 Feierling으로 만드는 것은 따로 있다. 그것은 아래 사진처럼 녹음이 우거진 넓은 옥외 주점을 갖고 있다는 것인데, 보다시피 좌석은 언제나 풀이다. 합석도 기본이고, 어떤 날은 그마저도 없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아, 사실 정도 문제일 뿐, Martin's Bräu도 이런 사정은 거의 마찬가지이다. 


아, 이곳의 메뉴판이나 안주, 술 등에 관한 사진 또한 아쉽게도 내 카메라에 남아 있지 않다.  파이어링의 옥외 주점 사진은 딱 아래의 두 장이 남아 있을 뿐이다. 두 장의 사진 간에 시간적 격차가 뚜렷이 보이는데... 이 사진을 찍은 날, 난 Martin's Bräu에서 대낮부터 술잔을 기울이다 해가 쨍쨍 비칠 때 이미 2차로 Feierling에 넘어왔고, 그리곤 완전히 어둠이 내려앉은 깊은 밤까지 통음을 했다.


3. Martin's Bräu에서 Feierling으로


Martin's Bräu와 Feierling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그러니 어느 한쪽에서 1차를 한 후, 2차로 다른 한쪽을 가 보는 것도 좋다. 아니 주당을 자처한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나는 거의 예외 없이 Martin's Bräu에서 1차를 하고 Feierling으로 넘어갔는데, 가는 길의 모습은 이런 식이다. 이 길을 따라 다양한 업종의 점포들이(물론 레스토랑도 있다) 몰려 있어 그것들을 구경하며 걷는 재미 또한 쏠쏠해서, 그리 힘들지 않게 파이어링에 달하게 된다.

이 길 위에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리는 튀르키에 레스토랑이 하나 있다. 다만 일부러 찾아가 음식을 먹어보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음식의 맛이나 내부 분위기는 전해주지 못한다. 외관은 이렇게...

위 사진 속 위쪽에 보이는 GANTER는 이 지방의 로칼 비어로 Rothaus와 함께 이 지방을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이다. 맥주 맛 자체는 Rothaus가 더 낫다고들 말하는데(나 또한 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마케팅 능력에 있어서는 단연 GANTER가 뛰어나서 이렇게 GANTER만 취급하는 음식점들이 많다. 이곳 터키 레스토랑의 상호는 Harem이네.

튀르키에 레스토랑의 벽에 그려진 그림이 귀여워서, 사진 한 장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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