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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20. 2024

다금바리 명장(名匠)이 펼치는 맛의 향연(饗宴)을...

강창건 명인과 함께 진미명가(眞味名家)에서 즐겨 봅시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대표적 어종 중의 하나가 바로 다금바리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다금바리를 한 번 맛보려면 비싼 값을 치러야만 했고, 그에 더하여 사전에 예약이란 것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도 갖게 되는 일말의 불안감이 있었으니, 그것은 내가 먹고 있는 것이 다금바리가 맞기는 한 건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주를 찾으면 진짜 다금바리를 내는 집을 찾게 마련인데, 이왕지사 다금바리를 먹기로 마음먹었다면, 다금바리 명인으로 알려진 강창건 씨와 그 아들이 운영하는 진미명가(眞味名家)를 찾을 것을 강추한다.


강창건 명인은 해산물 요리를 다루는 지난 2006년 전 세계 셰프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슬로피시 국제페스티벌’에서 '세계 100인의 셰프'로 선정됐고,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개최된 2019년 페스티벌에도 초청된 바 있다.  

강창건 명인의 다금바리 해체 쇼 중 한 장면

또한 제주 향토음식 생선회류 명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각종 국제 행사에도 초청되어 요리를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워낙 바쁘시다 보니 당신이 자리를 비울 때가 왕왕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가업을 잇는 아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이왕이면 강창건 명장이 있을 때 식사를 하는 것이 암만해도 좋다.  

아, 진미명가를 찾을 때 유의할 점이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어느 정도의 가격을 감수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다금바리 시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아마도 1인당 15만 원 정도는 예상을 해야 편안히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다금바리를 고르고 나서야, 회를 내는 작업이 시작되니 무엇인가가 나올 때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이다. 그래,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하다. 다금바리 중에는 몸무게가 20Kg을 훌쩍 넘는 것들도 있다고 들었는데, 진미명가 홈피에는 이런 사진도 올라 있다.

진미명가는 제주의 해변관광지로 유명한 용머리해안과 사계해안의 중간 지점에 있으니, 이들 해안에 즐비하게 들어선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바다경치를 즐기고 이동하면 아주 좋다.   

위 사진 속 지도에서 보듯이 진미명가는 해안에서 조금 들어선 골목에 있는데,  이곳이 입구이다. 출입구 오른쪽에 백년가게, 다금바리 명장(名匠), 그리고 당신의 요리철학인 "어산 어소(魚産魚消)"가 쓰여 있다.

식사장소는 2층인데, 처음에 이곳을 찾을 때만 해도 좌식이었는데, 언젠가부터 이렇게 입식 테이블이 들어서 있다. 덕분에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도 줄어들었고, 식사를 하면서 바다 경치를 바라볼 수도 있게 되었다.  

강창건 명장이 제공하는 다금바리회는 그야말로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데, 맛의 향연은 다음과 같이 펼쳐진다. 시작은 이렇게, 다금바리 특수부위가 맡는다. 틀림없이 조금은 흉측한 외양을 띠고 있는 것도 있었을 터인데, 장인의 손이 닿으면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모한다. 손님이 많지 않은 날에는 가끔 올라오셔서 손님들에게 이것들이 어느 부위인지를 알려주시기도 하는데, 들어 보았자 기억을 못 하니...

다음으로는 이태리풍이 가미된 전채 요리가 나오는데, 뭐 하나 버릴 것이 없어 좋다. 맛과 멋을 함께 잡았다고나 할까? 어쨌거나 번잡하기 그지없는 여타 횟집의 밑반찬류와는 그 차원을 완전히 달리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전채 요리의 구성이 해산물의 비중이 강조되는 쪽으로 조금 바뀌었다.

그리하여 아래와 같은 상이 차려지는데, 전복과 해삼 그리고  뿔소라 등 가격대가 만만치 않은 해산물들과 이런저런 것들이 테이블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는 다금바리 회로 들어간다. 꽤 큰 놈을 잡았건만, 두툼하게 썰어 내어 그런지 생각보다 양이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제 이곳 진미명가의 숨겨진 빼어남에 관하여 이야기를 해야겠다. 회를 무엇과 같이 먹을 것인가? 초장, 아니면 막장, 그것도 아니면 깔끔하게 와사비와 간장. 사실 저 3가지 이외의 것은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레몬, 양파, 오이 등이 어우러져 샐러드를 연상케 하는 것과 함께 먹어 볼 것을 권한다. 음, 이 정체불명의 것과 회가 빚어내는 조화가 경이롭다.

이제 맛의 향연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다금바리를 주제로 한 맛의 향연의 에필로그는 뼈를 푸욱, 정말 푸~욱 고아내어서 사골진국을 연상케 하는 지리이다. 이 또한 환상인데, 다만 맑은 지리를 원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안 맞을 수도 있다.

아, 서귀포에서 다금바리를 맛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유명횟집으로 "남경미락"이란 곳이 있는데, 다금바리를 제대로 맛보려면 역시 진미명가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 남경미락은  다금바리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지, 다금바리 전문점이라고 보기는 곤란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남경미락에 관하여 보다 자세한 것은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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