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멋있는 풍광을 가졌으나, 다시 찾고 싶지는 않은 곳입니다.
기암이 펼쳐진 산을 뒤로하고, 아름다운 바다를 앞으로 한 그런 곳에 카페가 들어선다면, 그 경치를 즐기기 위해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제주도에 그런 곳이 있을까? 글쎄 내가 아는 한, 그런 곳은 딱 한 곳이 있을 뿐이다. 그 자체가 관광지로 유명한 산방산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있고, 황우치 해안을 프라이빗한 공간처럼 안고 있는 그곳은, 바로 "원 앤 온리(ONE AND ONLY)"이다. 카페의 주인장 또한 이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솔직히 카페 이름 그대로 이곳이 "원 앤 온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없는 팩트이다.
"산방산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다"란 말이 절로 생각나는 정말 멋진 풍경.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기암이 쭉쭉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 산방산을 이렇게 편히 바라볼 수 있다니...
주차장이 상당히 넓지만,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몰고 온 자동차들로 주차장에 빈 공간이 거의 없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말이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원 앤 온리(ONE AND ONLY)"의 모습인데, 자신들의 바운더리는 제주 특유의 돌담을 낮게 쌓아서 확실하게 구획을 짓고 있다.
돌담 안쪽으로 들어가면 이번에는 잘 손질된 야자나무가 산방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찾는 이를 반갑게 맞이한다.
얼기설기, 마치 공장이었던 곳인 듯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 보이는데, 주변 경관에 비해 건물은 솔직히 좀 별로이다.
황우치 해안 쪽에서 바라본 카페의 모습인데, 이쪽이 좀 더 정돈된 듯한 느낌이 든다.
원 앤 온리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인데, 책 한 권 들고 와 음료 홀짝거리며 시간 죽이기엔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일단 이 정도만 보고 카페 안으로 들어섰는데, 난장판도 그런 난장판이 없다.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비가 온 관계로 바깥에 앉을자리가 없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정신 사납기로 치면 5일장이 제대로 열린 시골장터와 다를 바가 없다. 조용하게 차 한잔에 브런치... 이런 장명은 애당초 꿈도 꿀 수 없다. 아, 햇살 부서지는 날에 찾았던 이의 말을 빌면, 그땐 이보다 더하다고 한다. 날씨 좋은 날에는 찾는 사람들의 수 자체가 많아서, 바깥 자리를 꽉 채우고도 내부는 인간들로 붐빈다고...
메뉴판.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에이드류는 무조건 10,000원을 넘어서고, 요거트도 마찬가지 수준. 그리고 어설퍼 보이는 브런치도 최하 16,000원인데, 이 정도면 강남에 견주어 보아도 동등 이상의 가격이라고 생각된다. 정말 멋있는 풍광을 이고 앉았으니, 풍경값으로 그 정도는 지불해라... 뭐 이런 얘긴가 되는 건가?
카페에 왔다면, 그리고 이렇게 카페 이야기를 쓰려면, 커피와 달달한 케이크 정도의 사진 한 장 정도는 오려놓아야 마땅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그런 사진은 없다. 그것은 이곳 원 앤 온리에서 아무것도 먹거나 마시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역시 종업원들의 불친절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자신들이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경치를 즐기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일찍부터 몰려들어 그런지, 종업원들의 태도가 고압적이다. 무언가 손님들에게 가르치고, 군림하려는 듯한 태도라니... 아, 생각만 해도 또 기분이 나빠진다. 물론 이러한 종업원들의 손님을 응대하는 태도를 종업원 개인의 퍼스낼리티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종업원들의 태도는 바로 카페 주인장의 마인드를 비쳐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주인장이 있는 이런 곳에서 무언가를 먹거나 마시는 것은 나로서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고, 나는 그 길로 바로 나와 다른 카페로 향했다.
원 앤 온리의 총평: 경치? 강추 또 강추!! 그러나... 메뉴와 종업원의 매너는 완전 비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