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지의 나라 발트 3국"을 연재하기 시작한 지 벌써 14주가 흘렀다. 그동안 많은 분들이 내 이야기를 관심 깊게 들여다보아 주셨는데, 그러한 관심에 힘입어 오늘부터 발트 3국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 이야기를 연재해 보려고 한다.
유럽의 북쪽에 총면적 43만 km²에 이르는 발트해(Baltic Sea)를 끼고 고만고만한 크기의 세 나라가 몰려 있다. 우리는 이들 세 나라를 묶어 발트 3국(아래 지도에 내가 파란색으로 그려 놓았다)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에스토니아는 이 발트 3국 중 가장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아래 지도에 내가 붉은색으로 그려놓았다). 한편 에스토니아는 남쪽으로는 라트비아, 동쪽으로는 러시아, 그리고 북쪽으로는 바다 건너 핀란드와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좀 더 멀리 발트해 서쪽으로 건너가면 스웨덴, 덴마크, 독일이 지척에 있다. 아, 내가 이렇게 조금은 장황할 정도로 에스토니아의 주변 국가들을 열거하는 이유는, 이들 국가들이 에스토니아의 역사에 있어 상당한 (부정적) 영향을 끼쳐왔기 때문이다.
## 둘째 마당: 국호, 국기 그리고 국가문장
1. 국호(國號)
에스토니아(Estonia)라는 국호(國號)는 중세 라틴어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만 에스토니아의 정식 국호는 에스티 공화국(Eesti Vabariik)이라고 한다.
2. 국기(國旗)
에스토니아 국기(가로세로 비율은 11:7)
에스토니아 국기는 위로부터 파랑・검정・하얀색이 배치된 3 색기인데, 19세기 에스토니아학생동맹(Estonian University Student Association)이 사용했던 깃발을 본떠 만들었다. 파랑은 하늘・희망・우정・단결, 검정은 대지를, 그리고 하얀색은 지나간 힘든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각오를 상징한다. 에스토니아의 국기 제정은 1922년의 일로 1940년 소련에 가입하면서 사용되지 않다가, 1991년 독립하면서 다시 국기로 재제정하였다.
3. 국가문장
에스토니아의 국장(國章)은 참나무 가지로 둘러 쌓인 금색 방패 안에 세 마리의 파란색 사자가 그려져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세 마리의 사자는 자유를 위한 에스토니아인의 투쟁과 용기를, 참나무는 에스토니아인의 인내와 역량 그리고 자유를 뜻한다고. 에스토니아 국장은 1925년에 처음 제정되었으며 1993년에 다시 제정되었다.
### 셋째 마당: 에스토니아, 어떻게 다닐 것인가?
에스토니아는 크게 수도 탈린(Talin)을 중심으로 하는 북부지방과, 제2의 도시인 타르투(Tartu)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지방으로 나누어져 있다. 주요 도시로는 탈린과 타르투를 비롯하여 나르바(Narva) 그리고 패르누(Pärnu)를 꼽을 수 있는데, 나 또한 이들 4개 도시를 찾았을 뿐이다. 아, 탈린에서 패르누로 넘어가는 도상에 있는 합살루(Haapsalu)에서도 하루를 보냈는데, 결론적으로 아래 지도상에 동그라미가 쳐져 있는 곳이 내가 들렸던 에스토니아의 도시들이다. 그리고 다음 주부터 타르투를 시작으로 이들 도시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겠다.
#### 넷째 마당: 에스토니아의 역사, 그 과거와 현재
1. 에스토니아의 역사
발트 3국은 지정학적으로 러시아(구 소련 포함)와 독일이라는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어서 두 나라로부터 번갈아 지배를 받아 왔다는 공통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리투아니아편에서 이야기했던 발트의 길(Baltic Way)로 대변되는 독립운동을 통해 (당시)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1990년에 비로소 독립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나타냈다는 점에서도 공통된 면이 있다. 따라서 그러한 이야기는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지리적으로 덴마크나 스웨덴과 가깝다 보니 덴마크의 지배를 받기도 했고, 17세기에 있었던 스웨덴-러시아 전쟁의 결과로 스웨덴령으로 넘어가게 되어 스웨덴의 지배를 받기도 했는데, 이는 리투아니아나 라트비아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를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덴마크나 스웨덴과 관련 있는 장소나 건물을 만나게 되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오늘날의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는 소련 군대가 완전히 떠난 1994년부터 서유럽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러한 노력은 2004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 연합(EU)에 가입하게 되는 결실을 맺었다.
그 이후 에스토니아는 빠른 경제성장을 통해 1인당 국민소득 25,000달러에 이를 정도로 안정적인 경제력을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최첨단 IT 산업을 발달시켜 왔다. 혹 카톡 전화가 나오기 이전에 우리도 많이 사용했던 스카이프 (Skype)를 개발한 나라가 에스토니아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가장 선진화된 인터넷 전화프로그램이었던 스카이프의 개발자가 에스토니아였다는 것은 이들의 IT산업의 수준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스토니아가 IT 강국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로는 2014년에 도입된 전자영주권(e-Residency) 제도를 들 수 있다.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e-Residency of Estonia)은 에스토니아 정부가 발행하는 전자 신분증으로 100유로만 내면 외국인도 인터넷을 통해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를 발급받으면 전 세계인 누구라도 에스토니아에 회사를 설립하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전자영주권을 통해 에스토니아는 e-Estonia의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증
한편 에스토니아는 전자영주권 발급을 점차 확장하고 있는바,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 가운데도 상당수가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토니아 전자영주권에 관해 궁금한 것이 있다면,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