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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08. 2024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IT 강국 "에스토니아"

Chapter 2.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 "타르투(Tartu)"를 찾아

# 첫째 마당: 들어가며



라트비아에서 출발하여 에스토니아를 들어가는 경우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커다란 도시는 에스토니아 제2의 도시인 "타르투(Tartu)"인데, 타르투로 가는 길에서 (우리 기준으로) 때늦게 핀 유채꽃을 만났다. 잠시 차를 세워놓고 감상...

에스토니아의 고속도로의 모습인데, 고속도로인데도 불구하고 제한속도가 90km임을 유의하여야 한다.

타르투는 교육도시로 특화되어 있으며, 그래서 에스토니아 교육부도 이곳 타르투에 위치하고 있다. 한다. 그렇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이렇다 할 볼거리는 별로 없는데, 한마디로 말해 타르투는 관광지로서의 매력은 별로 없는 도시이다(적어도 나에게는 그랬다). 그나마 볼 것이 몰려있다는 구시가지 또한 아주, 정말 아주 작아서 샅샅이 뒤지고 다녀도 반나절이면 모두 둘러볼 수 있다.


일단 지도를 얻어 갈 곳을 써가며 동선을 정해 보기는 했는데, 솔직히 지도를 들고 다니고 자시고 할 무엇도 없다. 한 걸음만 떼기 시작하면 절로 구시가지의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니 말이다.



## 둘 때 마당: 타르투 구시가지를 둘러봅시다.

 


1. 시청사(광장)와 키스하는 학생상


타르투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시청사 광장의 모습. 이른 아침시간이라 아직은 좀 썰렁한데,

시청사 광장 한편에 타르투의 시청사가 들어서 있다.

뒤에서 바라본 시청사의 모습인데, 아무 이유 없이 조금 더 음전해 보인다.

타르투의 경우 시청사 건물 자체보다는 시청사 앞에 있는 동상이 더 유명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대학도시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키스하는 학생상'을 시청사 앞의 분수 위에 올려놓았다.

'키스하는 학생상'은  1998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키스하는 학생상을 보면서 우리라면 과연 시청사 앞이라는 조금은 엄숙한(?) 공간에 이런 동상을 만들어 놓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다. 타르투에서 본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이것이어서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절대 찬성에 한 표를 던진다.

시청사 광장 주변은 인터넷 액세스가 용이하다고 하던데, 그러고 보니 이런 것이 붙어 있는 건물이 꽤 있었다. 사실 유럽의 도시들에서 이런 공간과 마주치는 일은 흔치 않은데, 이런 것에서도 IT 강국 에스토니아의 면모가 여실히 엿보인다. 내가 타르투를 찾았을 때가 2016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더.  


2. 천사의 다리와 악마의 다리


타르투 시청사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로시(Lossi) 거리가 길게 이어진다. 이곳에서부터 완만하게 경사로가 펼쳐지는데, 여기가 타르투의 고지대로 들어가는 입구이다. 이 길 위에 서로 마주 보고 있는 2개의 다리가 있는데, 이름하여 천사의 다리와 악마의 다리이다.


(1) 천사의 다리

'천사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게 된 이유에 대하여는 여러 설명이 있지만, 이 다리의 주변 풍경이 영국적이어서 영국다리라고 불렀었고, 영국과 천사의 에스토니아식 발음이 유사해서 천사의 다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인 듯하다. 이것이 올라가면서 본 천사의 다리이고,  

이것이 내려오면서 본 천사의 다리이다. 이렇게 바라보니 이 길이 생각보다 가파른 길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평소에 다리의 기능을 충실하게 느껴 보려면 반드시 다리를 건너봐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여 (뒤에 이야기하는) 천문대 쪽으로 갔다가 시내로 내려오면서 이 다리를 건너 보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다리는 지극히 평범하다.

다리를 건너면 공원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넓은 공간이 나오고, 그 뒤로 타르투 대성당의 일부를 복원하여 사용하고 있는 타르투 대학교 역사박물관이 나온다(관심이 별로 없어서 skip).  


(2) 악마의 다리

천사의 다리에서 로시 거리를 따라 조금만 더 걸어 오르면 만나게 되는 다리가 '악마의 다리'이다. 천사의 다리와 마찬가지로 악마의 다리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그저 천사의 다리와 마주 보고 있다는 위치 때문에 악마의 다리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악마의 다리도 건너보았는데, 내 취향이 이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전체적으로 볼 때 악마의 다리가 천사의 다리보다 훨씬 더 분위기가 있다.  


3. 타르투 대학


앞에서 타르투가 교육도시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타르투는 그렇게 불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것은 바로 4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타르투대학이 있기 때문인데, 타르투 대학은 1632년 당시 스웨덴 국왕이었던 구스타프 2세가 설립한 것으로 북유럽과 발트 3국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명문대학이라고 한다. 지금의 에스토니아국기가 타르투 학생회가 사용하던 깃발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이 대학의 위상에 대한 설명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할 수 있다. 아, 구시가지 곳곳에서 만나는 그럴싸한 건물들은 거의 대학건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처에 대학건물을 갖고 있으니 그 규모 또한 만만치 않은 듯하다. 우선 대학본관의 모습은 이러하다.



천사의 다리를 지나 로시거리를 따라 저지대로 내려오다 보면 왼편에 그럴싸한 건물을 만날 수 있는데, 그 또한 대학건물이다.

건물의 용도는 College of Foreign Language and Cultures. 적절하게 번역하기가 힘들어 그냥 영어로 써 봤다.

이들 이외에도 도시 여기저기에서 타르투대학과 관련된 건물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들에 관하여는 그 근처를 이야기할 때 언급하도록 하겠다.


4. 동상, 조각 그리고 그림들


키스하는 학생상 이외에도 자그마한 구 시가지 여기저기에 고만고만한 동상이나 조각들이 널려 있는데, 워낙 볼 것 없는 작은 도시이니 이런 것들에도 눈이 갔다. 먼저 그 가운데 제일 유명한 것은 이것인데, 시청사에서 퀴니(Kuuni) 거리 쪽으로 발을 떼면 퀴니거리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벌거벗은 부자상'이다. 1977년 Ulo Pun이란 작가가 작가 자신과 한 살짜리 아들을 형상화하여 설치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한 살 먹은 아들을 자기와 같은 크기로 만들어 놓은 것이 상당히 이색적이다. 머리 크기를 비교해 보면 어느 쪽이 한 살배기 아들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시청사 광장에서 퀴니거리 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공원이라고 불러야 할지 광장이라고 불러야 할지가 애매한 공간이 나타나는데, 이곳이 바클레이 광장(Barclay Square)이다.

이 광장의 중앙에 동상이 하나 서 있는데, 나폴레옹전쟁을 통하여 위명을 얻게 된 Barclay de Tolly 장군의 동상이다. 그러니까 이 광장의 이름은 이 사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광장의 예전모습과 조성연대 및 그 후의 변화 등에 관하여, 그리고 Barclay de Tolly라는 사람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을 하고 있는 안내판인데, 이렇게 나무 밑에 자리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 안내판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허긴 이래저래 읽지 않으니, 발견해도 큰 의미는 없다.   

그리고 이곳에서 로시거리를 따라 조금만 걸어 오르면 '두 명의 와일드(Wilde)' 동상을 만날 수 있다. 한 명은 그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이고, 다른 한 명은 에드워드 와일드(Edwad Wilde)라는 사람인데, 에드워드 와일드에 관하여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 물론 이들의 동상이 어떤 이유로 이곳에 있는지 또한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러고 보니 타르투에서는 i에 들르지를 않았다. 그곳에 들렸었다면 무언가 이 동상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동상 옆의 건물에 이 동상을 설명하는 석판이 붙어 있는데, WILDE는 중간에 한 번만 써놓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대학 본관으로 이어지는 윌리콜리거리를 따라 야니교회 쪽으로 걷다가 조금 특이한 동상을 하나 만났는데, 무언가 균형이 안 맞는듯한 이 동상의 주인공은 얀 토니슨(Jaan Tonisson, 1868-1941?)이란 사람이다. 얀 토니슨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에스토니아의 수상을 지내기도 했고, 에스토니아 제헌의회 의원을 역임한 전설적인 정치가이다. 뿐만 아니라 에스토니아 최대 신문인 Postimees(우체부란 뜻)의 소유주로서 오랜 기간 동안 동 신문의 편집국장을 지낸 저널리스트이기도 하다. 1939년에 타르투 명예시민이 되기도 했는데, 이 사람의 동상이 타르투에 서있는 이유는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아, 이 사람에 대하여는 특이사항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안내판에 따르면) 점령군에 의해 1940년에 투옥된 이후, 그의 행방에 관하여는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내판을 읽고 나니 그제야 이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타르투의 건물 외벽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잠시 멈춰 서서 사진기에 손이 가도록 만드는 것들도 있다.  그 가운데에서 이것은 작품성을 인정해도 좋을 만큼 주목을 끌었다.  

앞의 그림에 비하여 보면 이런 것은 소품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건 경찰을 바라보는 민중의 시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데, 이 점에 관한 한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공통점이 존재하는 듯하다.

타르투의 도로에는 설치목적을 알 수 없는 것들과 만나기도 하는데, 예를 들면 네덜란드의 나막신과 비슷한 모양의 신발이 그것이다.

거북이도 만날 수 있는데, 도시 곳에 이런 것들이 널려 있다. 해서 거북이까지만 한두 장 찍다가 더 이상의 사진 찍기는 포기했다.


5. 기 타


(1) 타르투 천문대

독일계 '러시아'학자라고 소개되는 세계적 천문학자 빌헬름 스트루베(Wilhel, Struve)가 일했었던 천문대가 예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는데... 천문대라는 설명이 붙어 있는 건물은 도시 이것 하나뿐이다. 경주의 첨성대를 처음으로 찾았을 때보다도 더 커다란 충격에 빠지기도 하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 옆에 이리도 버젓이 스트루베의 기념비가 있는 것을 보면, 틀림없는 것 같기도 한데, 이렇다 할 설명이 없으니 전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래도 미심쩍어 주위를 둘러보니 에스토니아 국기가 휘날리는 이 건물이 보인다. 그럼 지금은 이 건물이 천문대 역할을 하는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는데, 호텔에서 받은 관광 안내서에는 전혀 다른 사진이 천문대로 소개되어 있다. 천문대를 찾아 여기까지 왔는데, 천문대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혼란이 일어났고, 문득 김주영의 소설 '쇠둘레를 찾아서'가 생각이 났다. 아, 이 수수께끼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천문대를 찾아가는 길에서 그럴싸한 건물을 만났는데, 이 건물은 예전에는 해부학 교실(Anatomical Theater)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 건물의 안내판. 해부학 교실이라고 쓴 글씨 앞에 'Old'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건물 외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을 보면, 이 건물은 현재 타르투대학의 Cultural Research and Arts 연구소로 사용되고 있다.


(2) 야니 교회(Janni Kirik)

타투의 메인거리 중 하나인 뤼틀리 거리에 들어서면 건물들 사이로 불쑥 솟아있는 첨탑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야니교회이다. 야니교회는 1000여 개의 테라코타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런 양식은 북유럽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예에 해당한다. 한편 문헌상으로 야니 교회가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1323년이라고 하니,  무려 700년의 역사가 있는 교회이다. 아, Janni는 영어의 John에 해당하는 단어로 요한을 의미하며, 이 교회 또한 침례 요한을 기리기 위하여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야니교회는 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었던 것을 2005년에 복원을 마치고 공개하게 되었다는데, 내가 야니교회를 찾은 날은 어인 연유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내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뒤쪽에서 바라본 야니교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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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길거리풍경

지금부터는 특정한 주제로 묶기 곤란한 타르투 시내의 풍경을 보여주도록 하겠다. 먼저 이것은 마라톤코스를 안내해 주는 것 같은 표지로 보이고.

이것은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론가 가는 모습인데, 아이들을 저런 조끼를 입혀서 데리고 다니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남겨 두었다. 글쎄, 우리나라에서도 아이들을 데리고 다닐 때 저런 것 하나는 걸치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메인 스트리트의 하나인 뤼틀리 거리. 레스토랑이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행인을 한 곳으로 밀어내고 이런 식으로 영업을 한다는 것은 얼핏 이해 안 되는 시츄에이션이다. 물론 도로점용허가를 받았다면 가능하겠지만, 도로점용허가를 내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의문스럽다. 아, 이 길이 보행자 전용도로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같은 거리. 도로 한복판에 이렇게 그럴싸한 벤치가 놓여 있다. 

타르투에서 제일 번화하다는 거리를 어슬렁거려 보았는데, 정말 볼 것 없다. 아, 지금이 밤 11시 무렵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되는 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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