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달음의 샘물 Mar 15. 2024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IT 강국 "에스토니아"

Chapter 3. 러시아와 마주보고 있는 국경도시 나르바(Narva)

# 첫째 마당: 개 관



"나르바(Narva)"는 에스토니아에서 탈린(Talin)과  - 타르투(Tartu) 다음으로 큰 제3의 도시이다. 그런데 명색이 에스토니아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나르바를 나는 아무런 대책 없이, 그저 러시아가 바라보이는 성(城)이 있다는 것 하나만을 염두에 두고 들어섰다. 그것은 전적으로 타르투 관광이 예상보다 빨리 끝나버려 전격적으로 나르바행을 결정한 데다가, 휴게소에서 급히 관광안내서를 읽어본 결과 나르바가 하루를 머무를 정도로 볼 만한 것이 많은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전격적으로 나르바행을 결정하다 보니 타르투에서 이동하는 시간과 성의 폐관 시간 이전에 입장하여 성을 둘러보고 나오는 시간 등을 고려할 때, 관광안내소를 잠시 들를 시간도 없더라는 것. 하여 네비에 의존하여 바로 성으로 직행하였는데, 이것이 그 흔한 시가지도 한 장 없는 여행기를 쓰게 된 이유이다.


나르바의 가장 커다란 관광자원, 그것은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나르바의 특징은 아래의 사진 한 장으로 말할 수 있다. 무언가 검문이 이루어지는 냄새가 강한 곳... 그렇다면 혹 저곳을 넘어서면서부터는 러시아라는 이야기가 되는 건가?

위 사진의 오른쪽으로 돌아가 봤다. 그랬더니 역시 내가 막연히 생각했던 대로 검문소 같은 곳 너머는 러시아 비자를 갖고 있지 않은 나로서는 들어갈 수 없는 러시아였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이렇게 불쑥 내 앞으로 다가올지 내 상상이나 했겠는가? 어쨌거나 이곳에서 나는 처음으로 러시아를 만났다. 

그런데 말이다. 에스토니아에서 러시아로 넘어가기 위하여서는 반드시 통과하여야 할 곳인 에스토니아-러시아 국경 검문소를 내가 일부러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나는 단지 네비게이션이 인도하는 대로 나르바성을 찾아왔을 뿐인데, 내 눈에 에스토니아-러시아 국경 검문소가 들어온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르바성을 가려면 러시아를 통과해서 가야 하는 것인가? 아니다. 위의 사진 오른쪽으로 조그만 길이 있고, 그곳을 걸어 들어가면 이렇게 나르바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곳과 마주치게 된다. 

아마도 거의 모든 관광안내서는 나르바를 소개하는 첫 페이지를 아래 사진과 유사한 사진으로 장식하고 있을 것이다. 나라도 나르바를 소개하는 책자를 만들면 그럴 것 같은데, 그 이유는 아래 사진만큼 나르바의 현재 상황을 잘 설명하는 사진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강이 나르바강인데, 나르바강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의 자연적 국경을 이루고 있다. 즉, 나르바강 왼쪽에는 에스토니아령 나르바성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러시아령 이반그로드요새가 서로 자웅을 겨루듯 마주 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진 한 장이 나르바가 처한 상황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어서, 정말 멋진 사진을 하나 찍어 놓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나르바를 찾았을 때 갑자기 하늘이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며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내가 얻어낼 수 있었던 최고의 사진조차 이렇게 희미하기만 하다.



## 둘째 마당: 나르바성 둘러보기



나르바는 지금도 시민 중 상당수가 러시아인인 특이한 도시이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르바는 레닌 동상이 여전히 버젓이 서있는 등 도시 곳곳에 러시아 냄새가 짙게 배어 있는데, 이러한 특이성을 갖춘 도시 나르바를 지금부터 나르바성을 중심으로 간단히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나르바성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이런 모습과 만나게 되는데, 성의 다른 부분들이 무너져가고 있는 것에 비하여 저 부분은 제 모습을 갖추고 있으니 일단 저곳을 향해 가볼 일이다.   

중에 알게 된 것이지만 저곳이 나르바성의 박물관역할을 하는 건물인데, 저곳을 향해 걸어가는 도중에 누군가의 동상이 성벽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가까이 다가가 보았지만, 동상의 주인공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그렇지만 동상의 모습은 우리가 많이 보아왔던 레닌(Vladimir Lenin, 1870~1924)과 너무도 흡사하다. 레닌의 동상을 보니 내가 정말 러시아에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막상 성안으로 들어서면 나르바성 자체의 모습을 조망하기는 어려워진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은 이것인데,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러시아령에 있는 이반그로드(Ivangrod) 요새이다.  

이반그로드 요새를 바라보다 잠시 생각에 젖어 있는 내 모습인데, 이번 여행을 함께 했던 딸아이의 솜씨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박물관 안으로 들어선다. 박물관으로 사용되는 탑은 8층인데, 층간 구분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사진기에 남아 있는 순으로 사진을 올린다. 러시아글씨가 선명하고, 그 밑에 영어도 쓰여 있는 포스터... 대충 나르바강이 자연적 국경을 이루고 있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이것은 국경에 근무하는(또는 근무했던) 사람들의 제복.

발틱해 주변에는 많은 성이나 박물관이 있으며, 그들은 모임을 결성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그러한 모임에 속해있는 성과 박물관 안내도인데, 

그들 성과 박물관 중 대표적인 것들의 모습을 전시실 하나에 가득히 전시하고 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커다란 홀도 하나 있고.

성이 어떻게 축조되기 시작하였고, 전체적으로는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형인데, 지금 나는 모형의 왼쪽에 있는 붉은 지붕을 한 탑 안에 들어와 있다.

그 붉은 탑 옆으로 직사각형의 초록색의 공간이 보일 텐데, 그곳이 원래 어떤 기능을 수행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재는 "northern yard"라는 이름하에 에스토니아의 전통공예집, 찻집 등등이 들어서 있다.  

northern yard를 가는 방법? 탑 안에서 이런 표지를 따라

이런 계단을 내려가면,

이런 입구가 나오고,

그를 지나면 northern yard로 들어가게 된다. 

이곳에서 통용되는 화폐. 박물관입장권을 사면 1인당 하나씩 주는데, 차 한잔 또는 아주 작은 소품하나를 구입할 수 있다.

약국이라고 쓰여 있지만 사실은 거의 찻집으로 운영되는 곳인데.

이곳에서 비도 그을 겸, 몸도 녹일 겸해서 허브 차 한잔을 마신다.

탑 안에 있는 작은 창을 통해 밖을 내다본다. 유리창은 반투명에 가깝고, 비는 내리고 해서 좋은 사진을 얻기에는 원천적 제약이 많았으니 감안해서 보기를 바란다. 이것은 에스토니아 쪽 강변의 모습이고, 

이것은 앞에서 말했던 (러시아령에 있는) 이반그로드 요새이다.

그리고 이것은 러시아령으로 들어가는 다리인데, 중국과 북한사이에 걸려 있는 다리(갑자기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몰랐을 수도 있다)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입장권을 파는 곳 한옆에 기념품 샵이 있는데, 실로 다양하고 특이한 기념품들이 즐비하다. 가격 또한 착해서 처남에게 줄 라이타, 냉장고에 붙일 마그네틱, 볼펜에다가 장식용 펜던트 등등을 꽤 많이 구입했다. 신기한 것은 그 모든 것들 가운데 지금 내 수중에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는 것.

 탑에서 나와 바라본 성안 모습. 오른쪽에 보이는 흰 건물 앞에 앞서 이야기한 레닌 동상이 서 있다. 정면에 보이는 곳을 나가면 성 밖이다.

성을 나서기 전 탑의 모습을 여유 있게 다시 한번 바라보면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나르바성의 출구 앞에, 나르바성에 관한 설명이 있다. 상식적으로 이런 것은 입구 앞에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아 특별히 출입에 제약이 있는 것은 아니니 이곳이 입구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을 떠나기에 앞서 다시 한번 나르바성을 바라보며..

그 앞에 분수가 있는데,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속에서도 물을 뿜어내고 있다. 

분수 앞쪽으로 커다란(?) 조형물이 하나 있어서 그 앞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 보았는데, 2차 대전 중에 죽은 - 러시아가 아니라 - 소련(Soviet Union) 병사들을 기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 밑의 내용은 조금 가관이어서(소련이 1944년에 에스토니아를 해방시켰다) 옮기는 것을 생략한다. 이런 내용의 조형물이 버젓이 남아 있다는 것은 러시아의 입김 때문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 셋째 마당: 기 타



나르바성을 보고 나오니 이미 시간은 7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교회, 박물관 등은 문을 닫고도 남을 시간이지만, 북구의 여름이라 아직 날은 밝으니 건물의 외관이나 구경해 보려는 생각을 가지고 안내책자에 소개되어 있는 곳을 찾아 길을 재촉한다.


1. 시청사


1670년대에 지어진 바로크스타일의 건축물이라는 설명을 보고 시청사 광장을 찾았는데, 두 개의 건물이 광장가에 서있다.

1670년대 축조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누가보아도 이것이 시청사인데...

막상 시청사라는 이름은 아래 사진 속의 흰 건물 앞에 붙어 있다. 잠시 혼란에 빠졌지만 일단 2가지로 추측을 해보았다. 

1. 위 사진 속의 건물 구 시청사이고(지금은 무언가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고), 아래  사진 속의 건물이 지금의 시청사이다. 

2. 위 사진 속의 건물이 시청사인데 현재 복구나 수리 중이어서 그동안에 잠시 아래 사진 속의 건물을 임시 시청사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추측은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어서 사실과 다를 수도 있다.    


2. 알렉산더 교회(Alexander church)


1881-1884년에 걸쳐 세워졌으며, 알렉산더 2세를 기념하기 위하여 교회 이름이 알렉산더가 되었다고. 1, 2차 세계대전으로 오르간과 종탑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모습을 보아서는 그 후에 복구가 제대로 행해진 듯한데, 안내판에도 그에 대한 설명은 확실하게 되어 있는 바가 없다.  


알렉산더 교회의  전면의 모습이고, 

뒷면의 모습이다.

문이 닫혀 있어 교회 내부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교회에 관한 설명은 이 안내판을 참조하면 된다.


3. 탈린으로 가는 길에서


나르바에서 탈린으로 넘어가는 도중에 철도 건널목을 만났다. 때마침 기차가 지나가서 멈춰 서게 되었는데, 

공교롭게도 지나가는 기차는 화물차이다. 도대체 이 화물차의 끝은 어디인지,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날 줄을 모른다.  





이전 16화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IT 강국 "에스토니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