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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Mar 22. 2024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IT 강국 "에스토니아"

Chapter  4.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낭만적이고 아늑한 도시 합살루

# 첫째 마당: 개 관



에스토니아 관광 안내 책자들은 합살루(Haapsalu) "에스토니아를 통틀어 가장 낭만적이고 아늑한 도시"라고 묘사해 놓고 있는데, 솔직히 합살루는 이런 찬사를 듣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에스토니아에서 - 탈린을 제외하면 - 이런 정도의 볼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는 도시도 흔치 않으니 에스토니아를 찾은 경우라면 합살루를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아래 지도를 보면서 합살루에서 둘러볼 곳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우선 합살루 관광의 포인트는 두말할 것 없이 대주교(大主敎)의 성이다. 왜냐하면 에스토니아에서 대주교의 성이 이처럼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 뿐만 아니라, 그에 더하여 이 성에는 White Lady의 전설까지 깃들어 있어서 관광포인트로서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지도상의 1번). 그리고는 예전에 합살루역이 있던 자리와 철도박물관(지도상의 4번과 8번), 해변을 따라 길게 조성되어 있는 산책로인 프로메나디(Promenaadi) 거리와 그 거리에 있는 차이코프스키의 벤치(5번)와 쿠어살(Kursaal, 6번) 정도를 보면 된다. 아, Kursaal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 둘째 마당: 대주교성(大主敎城, Piiskopilinnus)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합살루에 왔다면 제일 먼저 들러보아야 할 곳은 중세 성벽이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대주교의 성(지도상의 1번)인데,  이 성이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 끄는 요소는 엉뚱하게도 매년 8월 달이 찰 때면 성안에 있는 대성당 창문에 미스터리한 형상이 나타난다는 전설(White Lady's Legend)이다.  이 전설에 관하여는 이하에서 다시 상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일단 성밖에서 바라본 대주교성의 모습인데, 사진에서 보듯이 성 앞에는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성의 입구에는 성의 건축역사 및 전체구조, 성이 수행하였던 기능 그리고 이곳 주교의 지위 등에 대하여 상당히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1.  대성당


대주교의 성 안으로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성의 모습인데, 이것만 보아도 성의 규모가 꽤 크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제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이런 모습이 보이는데, 사진 왼쪽의 창문이 있는 건물이 성안에 있는 대성당으로 대주교성 가운데 보존 상태가 가장 양호한 건물이다. 그리고 바로 이 건물의 창에 문제의 신비스러운 형상이 나타난다는 것인데, 대성당 건물 오른쪽의 나지막한 벽에 입구가 있다.

입장료(기억이 안 난다)를 내고 대성당 안으로 발을 옮기게 되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하얀 옷을 입은 여인의 전설(White Lady's Legend)"에 관한 설명이 붙어 있는 안내판인데, 그러한 전설이 태동하게 된 배경에 관하여 자세히 설명해 놓고 있다. 안내판의 내용을 요약하면 "중세시대에 이 성당의 사제가 사랑하는 여인을 성가대의 소년으로 변장시켜 성안으로 들어오게 하려고 하였는데, 그것이 발각되면서 그만 그 여인은 성의 벽에 묻히게 되는 벌을 받았다. 그때부터 그녀의 형상이 창문을 통해 보이게 되었다"

이어서 대주교 성의 예전 모습을 전시해 놓은 공간이 나오는데, 이것을 보면 대성당을 제외하고는 대주교 성의 상당 부분이 파훼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1857년의 이 성의 모습을 보면, 이 때도 이미 위의 모형과 같은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는 상태였다는...

중세 시대에 성당이나 수도원은 교육기능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주교 성 안의 대성당 역시 그러했는다. 이른바 '대성당 학교(Cathedral School)'를 가지고 있었는데, 입구(문)가 예뻐서 사진기에 담아 두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사제로 보이는 선생님이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 벽에 걸려 있다.

대성당의 중앙통로. 구조상 제단 뒤의 창문이 바로 신비스러운 형상이 나타난다는 창문 같다.  

대성당의 제단인데, 심플하고 깨끗하다.

제단 오른쪽으로 자그마한 오르간이 보인다.

성당 뒤편의 모습인데,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는 보이지 않는다.

사진기에 남아 있지만, 그 위치가 어디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공간인데.... 제단 왼편의 모습이거나 별도의 예배당의 모습인 것으로 생각된다.   

도네이션을 바라는 글이 붙어 있기도 하다.


2. 대주교성의 이곳 그리고 저곳.


대성당을 나와서 대주교 성의 다른 부분을 둘러보았는데, 지금부터 몇 장의 사진으로 남아 있는 대주교성의 편린들을 소개하기로 하겠다. 먼저 이것은 아무런 설명이 없어 무엇인지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대주교성 안에 내성(內城)쯤으로 추정되는 구조물이다.

그리고 그런 구조물들 사이로 이런 숲길이 펼쳐진다.

대형 옥외 체스판도 있는데, 말들은 우리가 흔히 보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우물이었던 것 같고.


대성당 옆의 성벽옆으로 종탑이 있는데, 그리 높지 않으니 한 번 올라가 보아도 좋다. 종탑 안의 모습이고,  

종탑에서 바라본 성 안의 모습이다.

이것은 종탑에서 바라본 성밖  합살루의 모습인데, 바다가 지척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 셋째 마당: 합살루역과 철도박물관



합살루에서 가장 멋있는 건물을 꼽자면 그것은 합살루역, 정확히 말하면 예전에 합살루역이었던 건물이다. 지금은 에스토니아 철도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몇 날 며칠째 박물관만 보고 다녔더니 이젠 박물관이라면 조금 지겨운 수준이 되어버려서 skip 하였기 때문에 박물관 내부의 전시물들은 보여주지 못한다. 그저 이렇게 역사(驛舍)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으로.

아, 박물관 입장료를 내지 않고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은 한번 둘러보았는데, 우선 예전에 우리도 많이 보았던 기차의 도착/출발 시각표가 눈에 띈다.  

달리지 않는 기차가 선로 위에 쓸쓸하게 방치되어(?) 있다.

합살루역은 1905년에 건설되었다고 하는데, 당시에는 합살루역의 플랫폼이 유럽에서 가장 길었다고 한다. 뭐 오늘날의 시각으로 바라보아도 상당히 긴 것을 보면,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이다.    

이곳 합살루역은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대주교성이 있는 합살루 시내로부터 꽤 멀리 떨어져 있다. 때문에 나처럼 차를 갖고 다니는 경우에는 합살루역에의 접근이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닌데, 그렇지 않은 경우 대중교통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기차역의 전통을 이어받으려는 생각의 발로였는지는 몰라도, 미니열차가 이곳과 시내를 연결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는 했다.  



#### 넷째 마당: 프로메나디(Promenaadi) 거리



거리 이름을 써놓기는 했지만, 이런 이름에 신경 쓸 것은 없다. 그저 바닷가를 따라 걷게 되어 있는 상당히 긴 산책로라고 생각하면 충분하다. 바닷물이 그리 맑지 않고 백사장도 없지만, 산책로를 따라 유유자적 한가로이 거닐기에는 딱이다.


걷다가 지치면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벤치에 앉아서 쉬면 되니 여행으로 지친 몸을 추스리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이런 벤치를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만들어 놓으려면 필연적으로 돈이 수반되어야 한다. 벤치 하나를 만드는 데 많은 돈이 들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벤치의 수가 많아지면 재정적 부담이 많아지는 것은 틀림없는데, 이 작은 도시 합살루가 이를 재정적으로 어떻게 커버했을까? 라는 의문이 잠시 들었다.    

그러나 그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벤치들은 시민들로부터 기증을 받은 것이다. 하여 벤치마다 벤치를 기증한 사람과 그들의 사연이 붙어 있다.

그런데 말이다. 그저  이렇게 바닷가를 따라 나있는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프로메나디거리는 조금 은 무미건조한 거리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프로메나디거리에는 몇 가지 주목해 볼 것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덕분에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마냥 지루하지만은 않은데, 지금부터 프로메나디 거리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들을 간단히 소개하도록 하겠다..


우선 이  해변가 산책로에서 가장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은 '차이코프스키 벤치'이다. 휴양차 이곳을 들렸던 차이코프스키(Pyotr Chaikovsky, 1840~1893)가 이곳에 앉아서 지는 해를 바라보곤 했었다는데, 다른 벤치들이 나무로 만들어진 것과 달리 차이코프스키 벤치는 돌로 만들어져 있다.

차이코프스키 벤치 옆으로 그에 대한 설명이 에스토니아, 영어 그리고 러시아어로 쓰여 있는데, 그에 따르면 차이코프스키가 이곳을 찾은 것은 1867년이었다. 음, 벤치가 만들어진 것은 1940년이었고.

동상도 있고, 2개의 벤치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 것을 보면 조금은 특별한 공간일 것 같아 사진도 따로 찍고, 동상밑의 이름도 따로 찍었는데... 구글, 독일 야후, 네이버 등을 모두 돌려보았건만 검색이 안 된다.

바다 위에 조각 작품(?)을 만들어 여기저기에 띄워 놓았는데, 작품에 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생겨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설을 이렇게 상세하게 붙여 놓은 것을 보면, 그냥 허접 떼기는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바닷가에 인접하여 지어져 있는 이 건물은 "쿠어살(Kursaal)"인데, Kur는 휴양/요양을 말하며, Saal은 홀에 해당하는 말이다. 그러니까 쿠어살은 휴양지에 있는 홀을 말하는 것이다. 다만 이 건물을 보면서 어원과 의미  같은 것에 공연히 신경 쓰지 말기를 바란다. 그저 현재 깨끗하고 고급진 레스토랑쯤으로 생각하면 충분하니 말이다.

한가로이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보였는데, 문득 낚시가 저 사람의 생업일지도 모르겠다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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