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라이더들을 위한 카페에서 비빔밥 전문점으로 변신했습니다.
근자에 들어 화개산 전망대, 연산군 유배지 등과 같은 볼거리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서 강화도에서도 최 북단에 있는 교동도를 찾는 이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옛날 우리네 골목 시장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대룡시장"에도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는데, 이들 관광객을 위하여 이렇게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다 보니 자연스레 이들이 먹고 마쉬며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는데, 오늘은 그 가운데 깔끔한 한 끼 식사장소로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 + 카페, "강만장(GANGMANJANG)"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강만장은 이렇게 시작된다. 맞다. 맨 위에 쓰여 있는 "강만장 생들기름 비빔밥"이란 글씨가 없다면 얼기설기 철골이 이어져 있어, 이곳이 레스토랑이라는 것 자체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오른쪽 상단에 오토바이가 한 대 그려져 있는데, 이런... 자세히 들여다보니 "강만장"이란 글씨를 이용해서 오토바이를 그린 것이다. 강만장이 오토바이 라이더를 위한 카페로 출발했음을 웅변으로 보여주는 그림인데, 어쨌거나 참 대단한 솜씨이다.
위 사진 아래쪽으로 볶지 않은 들깨를 직접 착유한 생들기름, 그리고 그를 이용한 생들기름 비빔밥을 낸다는 이야기가 쓰여 있다.
왼편 위쪽으로는 조금 어지러워 보이는 그림이 있는데, 강만장의 메뉴판에 해당한다. 음... 생들기름 꼬막비빔밥, 한우육회 비빔밥, 한우불고기 비빔밥. 이렇게 3종류의 메뉴가 주력이구만.
입구 오른쪽 앞. 특이하게도 오토바이 전용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이 또한 강만장의 기원을 잘 보여주는 공간.
뿐만 아니라 이곳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오면, 오른쪽으로 오토바이 정비소 내지 관련 액세서리 매장 분위기를 풍기는 곳도 있다. (사진으로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심지어 매장 내부에도 곳곳에 오토바이와 관련된 소품이며 사진들이 넘쳐난다. 이런 것들 때문에 이곳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 내지 의문이 들게 되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작년까지만 해도 강만장은 오토바이 라이더를 위한 카페였다. 심지어 이곳 강만장을 오토바이 라이더의 성지라고 표현하고 있는 분들이 계실 만큼 꽤 유명한...
강만장의 입구. 솔직히 좀 어수선하다.
입구 주변의 모습들 또한 정신 사납기는 매한가지여서, 이곳이 과연 깔끔하게 한 끼의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인지 의심스러운 분위기이다.
그런데 웬걸... 매장 안으로 성큼 들어서니 조금 전까지의 어수선한 풍경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오크톤으로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로 무장하고 있는데, 널찍한 통창은 자칫 너무 무거운 느낌을 주는 것을 방지하는 세심함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통창 앞으로는 이렇게 테이블 놓여 있다.
이쪽 벽면은 화이트 톤의 벽지(?)로 하부를 마감하고 상부는 자재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데,
제일 왼쪽에 비틀즈의 모습이 보인다.
카메라 앵글을 어느 쪽으로 하느냐와 상관없이 내부는 잘 꾸며져 있는데,
이 테이블이 강만장에서 가장 큰 테이블로 생각된다.
이쪽 벽면은 무언가 뮤직 냄새를 강하게 풍기고,
매장 정 중앙에 있는 이곳은 자동차를 개조해서 각종 음료를 내는 (사실상의) 카페로 기능하고 있다.
위 사진 속 카페 왼쪽에 있는 이곳이 식사를 내는 곳.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메뉴는 3종류인데,
나는 한우불고기 비빔밥을, 집사람은 꼬막비빔밥을 주문했다 한우불고기 비빔밥 세트는 이렇게 나오는데, 불고기의 양이 많고 맛도 있다.. 반찬들 또한 모두 깔끔하고. 처음 강만장과 마주쳤을 때는 허름한 외관 때문에 많이 실망했는데, 그런 실망감이 무색해질 음식의 맛도 또 분위기도 훌륭하다.
꼬막비빔밥... 요것도 맛있고.
두 메뉴를 함께 사진에 담으려 했던 것인데, 이런 사진 속에 꼬막비빔밥이 보이지 않는다. 사진을 찍을 때는 틀림없이 꼬막비빔밥도 화면에 집어넣었다고 생각했는데 말이다.
아, 생들기름은 별도로 판매도 하는 듯.
식사를 끝내고 내가 앉았던 곳에서 매장 내부를 바라보며 한 장.
강만장... 괜찮은 맛집이라고 생각한다. 멀리서 일부러 이곳을 찾을 필요까지는 없지만, 교동도를 들어섰을 때 여행일정상 교동도에서 식사를 해야 하는 경우라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괜찮은 옵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