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슈타트 "비텐베르크(Wittenberg)"

그 4 - LEUCOREA의 실체는 이것이었습니다.

by 깨달음의 샘물

비텐베르크 시내의 메인 도로인 콜레기엔 거리(Collegien Strasse)를 따라 걸으며 멜란히톤의 집(Melsnchthon)의 집을 지나쳤을 때, 한눈에 보기에도 범상치 않은 문을 만났다. 아주 크지는 않지만, Portal 어디를 봐도 손길이 많이 간 흔적이 또렷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면 무언가 중요한 건물과 공간이 있을 것 같은 문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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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견했던 대로 이곳이 '구 대학(舊 大學, Alte Universität)'이 있던 자리라는 것을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그렇다면 이곳이 루터가 1512년부터 신학을 강의했고, 멜란히톤이 1518년에 이곳의 그리스어 교수로 임용되었던 대학이 있었던 자리라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었다.


문제는 그 옆에 쓰여 있는 'LEUCOREA'이 무슨 뜻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사실 안내판의 설명을 조금만 주의 깊게 읽었더라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었을 텐데... 당시엔 너무도 생소한 단어인 LEUCOREA를 만나는 바람에 혼비백산하여 안내판을 읽어 볼 생각조차 못하고, 그냥 궁금증만 키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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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기껏 읽어 본 것이 안내판 위에 붙어 있는 이것이었는데, 여기에는 LEUCOREA가 마틴 루터 대학(Martin Luther Universität)이라고 불리는 할레(Halle)-비텐베르크 대학에 설치된 공재단(公財團)이라고 적혀있다. 도로가에, 또 건물 벽에 붙어 있는 안내판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LEUCOREA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오히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상한 상황에 빠져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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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보여준 LEUCOREA 안내판 위로 동판이 하나 더 붙어 있어 살펴보았더니, 이것은 비텐베르크 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했던 시기(1502-1817)에 이곳을 거쳐간 교수(동판엔 선생을 뜻하는 Lehrer란 단어가 사용되고 있다)와 학생의 이름이 적혀 있을 뿐이다. 결국 이 또한 LEUCOREA의 실체를 파악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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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위해 안내판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 보고 나서야 비로소 LEUCOREA의 실체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는데 안내판의 내용은 조금 살을 붙여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다: 1502년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가 비텐베르크에 LEUCOREA라는 이름의 대학을 설립하였는데, LEUCOREA는 그리스어로 '흰 산'을 뜻한다. 대학의 이름을 이렇게 지은 것은 이곳의 지명인 Wittenberg가 Witten(white) + Berg(Mount), 즉 흰 산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아, 그렇다면 결국 LEUCOREA가 바로 비텐베르크 대학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LEUCOREA에 관한 다른 설명을 보면, "LEUCOREA재단이 1994년에 500년 전에 독일에서 가장 명망 있던 대학이 있던 자리에 비텐베르크에서 아카데믹한 삶을 정립하기 위하여 설립되었다"라고 되어 있다. 이 말을 이해하려면 LUCOREA대학은 지금의 할레-비텐베르크 대학이 있는 곳으로 이전했고, LUCOREA대학이 있던 자리는 1842년부터 1843년까지 병영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1994년에 옛 대학 이름을 딴 LUCOREA 공법상 재단을 설립하고, (옛날 병영으로 사용되었던) LUCOREA대학 건물을 세미나나 국제컨퍼런스가 가능한 학문적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장학생들을 위한 기숙사와 카페테리아 등도 들어서 있는데, LEUCOREA 재단과 재단이 하는 일에 관하여 더 알고 싶으면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 바란다.

아, 마틴 루터 대학(Martin Luther Universität)은 1502년에 설립된 비텐베르크 대학과 1694년에 설립된 할레 대학이 1817년에 합쳐지면서 생겨난 할레-비턴베르크대학의 별칭인데, 마틴 루터 대학이라는 이름은 1933년 11월 10일에 붙여졌다. 아래 마틴 루터 대학의 로고는 이런 과정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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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의 맨 앞에서 보여주었던, 나로 하여금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범상치 않은 문안으로 들어서면, 이렇게 건물로 둘러싸인 내원(內園)이 나온다.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 마침 어떤 행사가 있는지 내원에 의자를 잔뜩 가져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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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 몇 자리는 앉을 사람이 정해진 듯한데, 한자리를 제외하면 모두 Schröter 집안사람들을 위한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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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을 둘러싸고 여러 건물이 있지만 콜레기엔 거리 쪽에 붙어있는 이 건물이 여러 가지 면에서 메인 빌딩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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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위 사진 속의 메인빌딩과 건물과 직각으로 만나는 건물의 벽에는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의 생몰연대를 밝혀 놓았는데, 느낌상 LEUCOREA를 빛나게 했던 교수들의 이름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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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에 있는 건물인데, 보다시피 나무로 벽이 뒤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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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뒤덮여 있지 않은 벽에는 해시계가 그려져 있는데, 생각보다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고 있어 놀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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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마무리되어 있는 내원 바닥에 독일 각도시의 대학과 그 설립연도를 이렇게 밝혀놓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독일의 많은 대학 중 이들 대학을 고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느낌상 비텐베르크 대학보다 먼저 설립된 대학들을 고른 것 같다. 이것을 기준으로 하면 독일 내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대학은 1385년에 설립된 하이델베르크대학(Uni. Heidelber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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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외국 대학들도 있었는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설립된 대학은 1348년에 설립된 프라하 대학(Uni. Prag)이다. 내가 알기로는 볼로냐(Bologna) 등에 프라하보다 먼저 대학이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들 대학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독일어권 대학만을 대상으로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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