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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렙 Jan 25. 2024

짝꿍

나란히 있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보고 든 생각



바야흐로 거의 10년 전, 당시 파급력이 꽤나 큰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하트시그널’.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중에서도 시즌 2의 위력은 웬만한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강력했다.




프로그램 방영이 끝나고 ‘하트시그널병’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며 한 1년 동안은 “나 32살에 하트시그널 나갈 거다!”라는 말을 하고 다니기도 했다. 미쳤다. 소름 돋는다.  




우리들은 ‘연애’에 관심이 많다. 본능적으로. 아니, 정확히는 남의 연애에 관심이 많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장미의 전쟁, 짝부터 시작한 연애 프로그램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고 있고 사람들이 수요일만 지나면 영철, 광수, 영숙, 옥순 등의 이름을 대화의 주제거리로 삼는 것을 볼 수 있듯이.






나부터도 맨날 남들 꽁냥꽁냥 대는 것만 봤지, 내 연애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 없었던 것 같다. 나에게 연애는 어떤 의미인가? 나는 어떤 연애를 꿈꾸는가? 그리고 그건 정말 판타지일까? 연애와 결혼은 다른 걸까? 등의 생각들.



생각을 거듭하다 어느 한 지점에 도달했다.  



그건 바로,



‘짝꿍’



요즘 세탁기에는 건조 기능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세탁기가 건조까지 빨래의 모든 과정을 혼자서 다 했다. 지금은 건조기와 그 일을 나눠서 한다.

바로 이런 게 짝꿍 아닐까.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하고, 힘듦도 나눠서 감내할 수 있는 거.




평생을 함께 살아가려면 로맨스 같은 사랑도 필요하지만, 우정이라는 형태의 사랑도 필요할 테니까. 좋을 때도 있지만, 분명 힘든 순간도 있을 테니까.




서로의 행복뿐만 아니라 힘듦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주면 참 좋지 않을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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