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SNS 속 나와의 거리

내가 멀어진 게 아니라 기대가 멀어진 것이다.

by 여유한잔

사소한 말 한마디에 온 마음이 줏눌리는 하루였다.


고단한 하루의 끝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침대 위로 쓰러졌다.


방 안의 모든 불은 꺼져 있었지만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작은 사각형 화면이 있었다.


내 손에 들린 스마트폰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엄지손가락은 익숙한 앱을 눌렀고 이내 타인의 반짝이는 하루가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화면 속에는 주말을 맞아 떠난 해외여행, 새로 합격한 자격증,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데이트 사진이 가득했다.


모두가 환하게 웃고 있었고 모든 순간이 특별해 보였다.


그 빛나는 조각들을 넘길수록 마음 한구석이 눅눅하게 젖어드는 기분이었다.


이질감, 부러움, 그리고 나만 멈춰있는 것 같다는 조바심 그 복잡한 감정의 층위가 나를 덮쳐왔다.


'나만 이렇게 버티고 있는 건 아닐까?'


그때 한 장의 사진 앞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친구의 환한 미소가 유독 눈에 박혔다.


저 웃음 어쩐지 낯이 익었다.


작년 이맘때 내가 올렸던 사진 속에서도 똑같은 모양의 미소가 있었다.


사실은 모든 걸 그만두고 싶었던 그날 내가 애써지어 보였던 바로 그 웃음이었다.


그날도 오늘처럼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나의 고단함 대신 가장 반짝이는 순간만을 오려내 세상에 전시했다.


어쩌면 화면 속 저들도 나와 같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나는 조용히 SNS 앱을 닫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있던 메모장 앱을 켰다.


텅 빈 화면에 오늘 하루를 '있는 그대로' 기록하기로 했다.


보여주기 위한 단어가 아닌 오직 나만이 기억하기 위한 문장이었다.


"출근했다. 아무 일 없었다. 조용히 하루를 버텼다."


꾸밈없는 단 세 문장 그것이 나의 오늘이었다.


처음으로 '보여주기 위한 하루'가 아닌 '기억하기 위한 하루'를 기록한 밤 비교로 너덜너덜해진 마음 위에 나만의 목소리로 조용한 붕대를 감아주는 기분이었다.


내가 그들의 삶에서 멀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나의 기대가 멀어진 것뿐이었다.


그렇게 나의 다섯 번째 작은 실험이 고요히 시작되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시작된 나를 위한 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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