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고 있어요

장미 아파트

by 이운수
사랑하고 있어요.jpg


차가운 마음에

붉은 시 하나 피었다


시를 쓴다는 건

누군가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이 시는

제가 사는 아파트 출입구에서

피어난 장미를 보고 썼습니다.


1층에서 조용히 피어난 장미 한 줄기가

2층, 3층으로 차츰 오르며 퍼져가는 모습을 보며,

마치 사랑의 향기가 아파트 전체를

감싸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회색빛 콘크리트 벽은 무표정했지만,

그 위에 피어난 장미는 말없이 시를 쓰고,

그 시는 또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결국은 사랑이 전해지는 통로가

되어버린 풍경이었지요.


그 순간 문득,

'시를 쓴다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는 그런 작은 마음 하나가

공간 전체를 물들이고,

사람에게 오래 남는 향기처럼

전해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시작된 고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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