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기를 도전해보자.
24.07.03(수)
주 5일 회사 생활을 온전히 보내는 한 주다. 그리고 오늘은 수요일이다.
아직 오늘은 시작도 안 했지만 출근하면서 이틀만 더 출근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 녀석 벌써 적응 다했군이라는 생각이 든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습관도 잘 지키고 있고 일어나는 패턴도 좀 일정한 모습도 아주 마음에 든다. 다시 한번 떠올리자. 아직 출근 5일 차다. 앞으로 부디 변치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일을 하면 할수록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좀 알겠다 싶다가 도 어느 순간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게 제대로 아는 게 아닌 건가라는 생각이 밀려오고 어색한 용어들은 자꾸 머릿속에서 달아난다. 관심의 부족인가 지식의 부족인가 두뇌의 부족인가. 쓸데없는 생각들로 시간을 보낸 하루였다. 무언가를 더 찾아서 하려는 모습이 아닌 퇴근 시간이 다가오기를 바라며 시계를 바라보는 내 모습이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졌고 말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오늘은 그냥 눈감아주자는 식으로 넘겨버리고 말았다.
퇴근하고도 크게 다를 건 없는 하루였다. 아직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집 오면 바로 저녁을 먹고 끝이다. 다음이 없다. 카페를 가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는 않고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는 시간. 내가 이렇게 시간 활용을 못했었나. 분명 누구보다 시간을 알차게 썼던 사람인데 어쩌다 이렇게 됐지. 예전의 내 모습 돌려내라고 생각하면 안 돼. 과거의 나를 조금 버릴 필요가 있다. 현재의 나에게 집중하자.
이불 빨래를 언제 했었더라. 침구청소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는데 언제부터 안 하기 시작했을까. 오늘은 쾌적한 곳에서 잠을 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인 빨래방에서 이불 빨래를 돌려놓고 주위를 걸었다. 그냥 이유 없이 걷는 걸 좋아하지만 요즘은 걸으면서도 무언가 하지 않으면 초조한 감정이 들곤 했다. 오늘은 그러지 않아야지. 하지만 초조해진다. 결국 일기떨기라도 들으면서 걷지만 귀에 들어오지 않아 다시 끄고 노래를 틀었다. 역시나 귀에 들어오지 않는 소리들. 마음의 여유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할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있어도 괜찮은 것 아닐까? 멍 때리는 사람들도 참 많은데 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그런 날이다.
아 이불 빨래하고 침구 청소기까지 클리어. 오늘은 정말 꿀잠을 잘 수 있는 날이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