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의 마음
협상은 경쟁이 아닌, 협력입니다.
역지사지의 마음 가짐으로
인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좁혀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무형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고
아름다움을 보는 눈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고 존중한다면
협력과 상생이 가능할 것입니다.
<올바름 All발음>
같은 그림이나 글을 보고도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은 인식의 차이 때문입니다. 각자의 경험과 가치관이 달라서 확증 편향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것은 받아 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것은 무시하는 경향)이 생기거나, 같은 대상이라도 사람마다 가치를 다르게 매기곤 하는데요. 다른 사람들도 어떠한 일에 대해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귀속 오류도 발생합니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으니까요. 취향도 다르고, 경험도 제각각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문화권이 다른 경우라면 더더욱.
미국에서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더 마시고 싶을 때 잔을 들어서 살짝 흔들면 알아서 채워줍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같은 행동을 하면 웨이터가 와서 잔을 치웁니다. 그래놓고 자신이 내 의도를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하죠.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p65-66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상 관련한 많은 정보들이 일반적은 방법과 성공 혹은 실패 사례들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은 정작 자신의 상황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바로 인식의 차이입니다.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겠지요. 이때 무형의 가치라는 작은 틈새를 발견할 줄 아는 안목이 중요합니다.
협상에 도움이 되는 정당한 무형의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진정한 무형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적이고 비합리적인 니즈까지 파악해야 한다.
요점은 상대의 머릿속 그림에 대해 많이 알수록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고, 다른 선택지를 찾고, 목표에 대한 파이를 키워 결국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p116-117
MBA 와튼 스쿨에서 20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로 선정돼 일명 '협상' 바람을 일으킨 주인공인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의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바로 이러한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들을 제시합니다. 앞서 허브 코헨의 <협상의 기술>을 통해 Win-Win 전략을 이야기 하였는데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도 경쟁보다 협력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Win-Win과 일맥상통합니다. 협상은 가치의 공정한 교환을 하는 것이지요. 협상이 국익이나 기업의 이익에서 그 중요성이 부각되다 보니, 교환 가치가 자칫 금전이나 자본의 이동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감정적인 행복이나 성취감일수도 있고, 내면의 풍요일수도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유형의 어떤 것만이 교환가치가 일어나지 않음에 유의한다면, 보이지 않아도 얼마든지 중요한 무형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잘 표현해 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의 <너도 갖고 싶니?>인데요. 주인공 샘과 친구 제레미. 두 사람은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습니다. 제레미는 샘이 전혀 관심없는 물건에 대해 자랑하거나 이야기 하느라 시간을 허비합니다. 하지만, 샘은 그런 제레미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도와주곤 하는데요. 이 이야기는 제레미와 샘을 통해 물질적인 가치와 정신적인 풍요에 대한 대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인식의 차이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로의 시각차가 생긴다는데요. 이로 인해 같은 단어를 써도 전혀 다른 인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 책에서는 '마케팅'으로 예를 들었습니다.
서로가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다른 개념으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명은 마케팅을 판매로 생각하고, 다른 한 명은 전략으로 생각한 것이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같은 부서에서 일한 사이였다. 그러나 인식 차이로 인해 일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전혀 달랐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p65
이러한 오류들을 극복하기 위해 역지사지의 마음을 제안하는데요. 상대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 바로 역할 전환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는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p123'고 말합니다. 그런데 만약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드는 이유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면, 주의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판매나 금전적인 요구 같은 이유로 다가오는 사람이라면, 적당한 거리도 필요하겠고요. 행복과 칭찬은 그 자체로 즐거운 것이어야 하니까요. 그러니 협상에 대해 공부를 해두는 것은 역으로 '어떻게 나와 나의 것을 지킬 것인가'이기도 합니다. 협상은 긍정적인 문제 해결이자 Win-Win 전략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단지 상대방의 니즈와 목표를 묻고 중요한 무형의 가치를 파악한 다음, 긍정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가치가 다른 대상을 교환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프레이밍'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니즈를 목적 달성에 유리한 방식으로 제시하라. p123'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청각 장애가 생겼지만 보청기를 쓰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66세 아버지를 설득한 던 맥라렌이라는 인물이 사용한 방식입니다. "아버지, 아이들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으세요?"라는 한 마디에 그날 바로 보청기를 구입하셨다고 합니다. 보청기를 껴야 소리가 잘 들린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아버지로 하여금 목소리를 듣는 '행복을 느끼도록 프레이밍'한 것이지요. 이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으니, 좋은 제안을 한 셈입니다.
처음 이야기했던 인식의 차이를 프레이밍 기법을 통해 줄여나간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청기를 껴야 한다는 입장과 불편하다거나 여러 이유로 보청기를 끼지 않겠다는 입장은 극단에 있지만,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행복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남의 사례를 듣고 있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저마다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에 프레이밍을 위해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창의성은 서로 다른 인식과 경험의 충돌에서 나온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다양한 경험과 능력을 십분 활용하여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복합적인 요소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동일한 요소와 비슷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보다 세 배나 많은 해결책을 제시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인식의 다양성이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인식의 다양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어떤 경계에 있는 것이 유리할 텐데요. 소설가로 치자면, '모국어가 아닌 낯선 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로 기억되는 줌파 라히리가 떠오릅니다. 영국 런던 출생이지만 벵골 출신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한 후 줄곧 영어로 삶을 살았고, 글을 쓴 작가입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어로 글을 쓰기도 하는데요. 인도인도 미국인도 아닌 경계의 삶을 살아가는 작가이기에 줌파 라히리가 보여주는 소설은 관계와 내면의 틈새를 포착하는 내밀함과 섬세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써왔습니다. 무용해 보이지만,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일반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소설이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어떤 것. 협상 역시 매우 논리적으로 진행되리라 여기지만, 실은 인식의 차이를 섬세하게 포착해 내는 디테일에서 성패가 좌우된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심미안이 있다면, 더욱 좋겠지요.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어린 왕자가 말했다. '어딘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나는 모래밭이 왜 그처럼 신비롭게 빛나는지 문득 깨달았다. (...) '집이나 별이나 사막이나 그걸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야.'
<어린 왕자> 생떽쥐페리
협상은 경쟁이 아닌, 협력입니다.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으로 인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좁혀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무형의 가치를 알아보는 안목을 키우고 아름다움을 보는 눈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식하고 존중한다면 협력과 상생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나는 협상에서 홈런을 치려고 하지 않는다. 단지 아홉 경기마다 안타 하나만 더 치려고 노력할 뿐이다. 이러한 태도는 협상과 인생에 두루두루 도움을 준다.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노력한 게 쌓이고 쌓여 결국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으니까.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p37
언제나 대화를 통해 문제에 접근한다.
상대의 말을 듣고 난 다음 질문한다.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존중한다.
오고 가는 대화 내용을 자주 요약한다.
감정을 배제한다.
목표를 자세하게 밝힌다.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확고한 태도를 취한다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인식 차이를 논의한다.
상대방이 약속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결정하기 전에 상의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
누가 옳은지 논쟁하지 않는다.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 역지사지의 마음 미션
흔히 공통점 찾기를 많이 합니다. 하지만, 협상에서는 인식의 차이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와 내가 다른 점을 찾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령 배우자나 자녀, 혹은 직장 동료, 친구 등의 입장에서 식성이라거나, 취미라거나, 습관 중에서 이질적인 것을 관찰해 봅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The Reason of My Smiles 자꾸만 웃게 돼_부석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