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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준 호 May 29. 2024

골목길 갬성 <잘가 나의 대문>
프로젝트

골목이 콘텐츠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은평구 신사 2동 미성아파트이다. 집에서 1인1책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출근길은 3분이면 족하다. 부동산 용어중에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을 의미하는 ‘직주근접’이란 단어가 있는데, 이에 꼭 해당된다. 거리가 짧아 출근 시간도 10시로 정했다.        


2022년 3월 무렵, 출퇴근을 하다보면 골목길 옆으로 지나갔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은 아주 오래된 동네로, 옛날식 단독주택이 많았다. 아주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형형색색 다양한 색깔을 지닌 대문이 나왔다. 이곳은 신사1구역 재건축 단지로 지정되다보니, 이주가 한창이었다.        


서울의 70년대와 80년대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이 골목길을 지나가다보면 썬은 이 골목길이 아기자기하고 옛날 감성이 살아 있다며 신이나서 자주 사진을 찍었다.     


신사1구역 골목길 (2022)


“그렇게 많이 사진을 찍어서 뭐 하려고?”     


“이 예쁜 골목이 재건축으로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어 사진으로 남겨 두려구”     

“그럼 그 사진에 다가 글을 좀 써서 사진 에세이를 만들면 어때”     


출판기획자는 일상이 책의 기획꺼리가 된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잘가 나의 대문>이다. 신사1구역 재건축 단지내 기존 주택들의 골목길에 위치한 집의 대문을 사진으로 찍고, 그 골목길 감상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뜻이 있으면 길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은평의 각종 공모를 살펴보니 마침 은평문화재단에서 지역 아카이빙 프로젝트 지원사업을 하였다. 은평 곳곳의 문화를 발굴, 기록하는 지역 아카이브 구축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었다.     


문화재단은 문화예술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공연, 전시, 축제, 예술가 지원, 공공 문화 시설 운영 등의 일을 하는 기관이다. 전국에 지역 마다 지자체 산하에 공공기관으로 문화재단이 있다.      

은평문화재단 공모사업에 바로 지원하였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이러한 각종 공모 사업은 참 많다. 늘 경쟁이 심해, 지레짐작으로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주변을 살펴보면 의외로 공모기회가 자주 있다.     


은평문화재단 아카이빙 콘텐츠 공모 제안서


아카이빙 프로젝트 지원선청서를 작성했다. <잘가 나의 대문>의 취지를 적어서 준비하였다. 마감 후 한달여가 흘렀을까? 은평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다. 1차 서류심사에 합격하였으니 인터뷰 면접을 갖자고 했다. 재단측과의 인터뷰에서는 주로 프로젝트의 현실성 여부와 참여진들의 면모를 관찰하는 듯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며칠 지나자 드디어 합격했다는 연락이 왔다. 골목길 내숲길의 첫 프로젝트 성공이었다.  


썬과 난 <잘가 나의 대문> 프로젝트를 위한 팀을 꾸렸다. 사진은 썬이, 글은 내가 맡기로 했다. 또한 사진의 경우 다른 작가의 합류도 고려했고, 북디자이너도 평소 교류가 있는 은평구에 거주하는 정쌤에게 역할을 주기로 했다. 책의 무게를 더해 줄 통찰을 지닌 특강 강사로 이동조 작가를 선임해 모두 참여하는 프로젝트 팀 회의를 가졌다. 이렇게 프로젝트팀을 구성한 이유는 이 프로젝트가 우리 두 사람만의 개인적인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주최측도 개인 모다는 지역의 많은 활동가들이 두루 참여하기를 원했다.     


우리는 신사1구역의 골목길에 위치한 단독주택지의 대문에 주목했다. 그 대문이 곧 사라지니, 대문과 골목길, 그곳의 고양이 또한 신사1구역과 그 주변의 역사를 취재해서 다뤄보기로 했다.     


1인1책 출판사의 1호 골목길 출판이었다.   


2022 신사1구역 모습
같은 곳에서 바라 본 신사1구역 재건축 현장

           


골목 보물지도 – 지자체 문화재단     

은평문화재단은 은평구의 문화예술발전과 구민의 문화복지 증징을 위해서 2017년에 설립되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산하에 문화재단을 많이 꾸리고 있다. 지자체의 문화재단은 ‘예술창작활동 지원’을 한다. 문화예술 교육활동에 대한 프로그램 지원과 정책개발 및 네크워크 활동도 진행 한다. 문화예술을 문화재단에서 총괄 관리하기에 체계적인 문화예술활동이 이뤄진다. 여러 공모사업도 진행중이라 각 지역의 문화재단을 두드려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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