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믿고 있었다.
꿈은 특별한 사람에게, 준비된 사람에게,
눈부시게 반짝이며 다가오는 거라고.
그래서 언제나 꿈은 내게 사치였고,
내가 감히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어딘지 부족했고, 소심했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꿈은 늘 내 옆에 조용히 나를 기다려 주었다.
다만 내가 그 존재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언젠가 친한 언니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은 왜 글 안써? 나는 네 글 좋던데......"
그 말은 따뜻해서 마음속에 남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 그말을 수긍하지 않았다.
"잘 쓰긴.... 다들 이만큼씩은 쓰잖아."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말이 내인생에서 조용히 열린 문하나였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문을 왜 지나쳤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나를 못믿었던 것이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은채,
나는 그저,
늘 '부족한 사람'이라는 족쇄에 나를 가둬버렸다.
엄마에게 모지리 취급을 받던 나는
내 마음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물어봐 준적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 꿈이 자라기도 전에
나는 먼저 스스로를 지워버렸다.
기회는 종종 그렇게 온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잠깐 스친 미소의 기운.
하지만 나는 꿈을 생각하기에는
먹고 살기가 늘 바빴고, 지쳐있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나를 들여다 볼 겨를이 없었다.
기회를 거절한 건 세상이 아니였다.
언제나 나였다.
내가 나를 먼저 거절했고,
내 마음의 힘을 의심했고,
꿈을 쉽게 흘려보냈다.
그렇게 50년 가까이 살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후회한다.
하지만 이내 알게되었다.
그 후회마저도 나를 자라게 했는 것을.
그 말,
"넌 글을 쓰면 좋겠어."
그 한마디가 소중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 말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내 마음을 꺼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안다.
꿈은 요란하게 오지 않는다.
문득 떠오르는 한 문장,
어디선가 본 짧은 글귀,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는 말.
그 모든 것이
문이었다.
나를 향한, 꿈을 향한,
삶을 바꾸는 문.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문앞에 서 있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문을
이제는 바라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손을 대본다.
아직도 두렵지만
이번에는
정말 열어보고 싶다.
꿈의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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