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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꿈의 문은 언제나 조용하다.

by 담은

나는 오랫동안 그렇게 믿고 있었다.

꿈은 특별한 사람에게, 준비된 사람에게,

눈부시게 반짝이며 다가오는 거라고.

그래서 언제나 꿈은 내게 사치였고,

내가 감히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언제나 어딘지 부족했고, 소심했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꿈은 늘 내 옆에 조용히 나를 기다려 주었다.

다만 내가 그 존재를 알아보지 못했을 뿐이었다.


언젠가 친한 언니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요즘은 왜 글 안써? 나는 네 글 좋던데......"

그 말은 따뜻해서 마음속에 남았다.

하지만 나는 그때 그말을 수긍하지 않았다.

"잘 쓰긴.... 다들 이만큼씩은 쓰잖아."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말이 내인생에서 조용히 열린 문하나였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문을 왜 지나쳤을까?

지금 생각하면 너무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나를 못믿었던 것이었다.

내 안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채,

아니, 알려고도 하지 않은채,

나는 그저,

늘 '부족한 사람'이라는 족쇄에 나를 가둬버렸다.

엄마에게 모지리 취급을 받던 나는

내 마음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었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물어봐 준적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내 안에 꿈이 자라기도 전에

나는 먼저 스스로를 지워버렸다.


기회는 종종 그렇게 온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잠깐 스친 미소의 기운.

하지만 나는 꿈을 생각하기에는

먹고 살기가 늘 바빴고, 지쳐있었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나를 들여다 볼 겨를이 없었다.

기회를 거절한 건 세상이 아니였다.

언제나 나였다.


내가 나를 먼저 거절했고,

내 마음의 힘을 의심했고,

꿈을 쉽게 흘려보냈다.

그렇게 50년 가까이 살았다.

그리고 지금,

나는 후회한다.

하지만 이내 알게되었다.

그 후회마저도 나를 자라게 했는 것을.

그 말,

"넌 글을 쓰면 좋겠어."

그 한마디가 소중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다.

그 말이 아니었다면,

나는 여전히 내 마음을 꺼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안다.

꿈은 요란하게 오지 않는다.

문득 떠오르는 한 문장,

어디선가 본 짧은 글귀,

이상하게 오래 마음에 남는 말.

그 모든 것이

문이었다.

나를 향한, 꿈을 향한,

삶을 바꾸는 문.


그리고 나는

지금 그 문앞에 서 있다.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문을

이제는 바라보고 있다.

조심스럽게 손을 대본다.

아직도 두렵지만

이번에는

정말 열어보고 싶다.

꿈의 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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