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너에게 #9
일본에서 내 혈액형을 말하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말한다.
'"마이 페이스"겠네요~'
한국에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일본에는 혈액형=성격을 맹신(?)하는 사람이 꽤 있는 편이다.
체감상 현재 한국에서 mbti로 다 분류해 버리는 것과 비슷한 정도다.
그런 일본인들이 B형에 대해서는 "마이페이스"라는 인식을 가진다.
한국어로 표현하자면 마이 웨이일까.
하지만 약간은 어감이 다르다.
이것도 내 체감상이지만.
웨이랑 페이스.
길과 속도.
비슷한 행동을 가지고 둘 다 쓸 수 있는 말이겠지만 내 성격은 마이 웨이보다는 마이 페이스가 더 맞는 것 같다(B형이라서는 아닐 것이다).
요즘 이 마이 페이스라는 말을 남편과 자주 쓰는 것 같다.
주로는 아기 발달 속도를 얘기할 때 쓴다.
아기는 뭐든 조금씩 느린(이라는 표현도 맞지 않지만 편의상 쓴다) 편이다.
누구랑 비교해서는 아니고 예를 들면 보통 아기는 5, 6개월에 뒤집어요~라고 의학적으로 말한다면 정말 7개월 되기 직전에 뒤집는 느낌이다.
목을 가누는 것도 뒤집기 되집기도 배밀이도 다 그랬다.
부모가 '어라? 그러고 보니 아직 안 하네?' 하면 한다.
SNS에 난무하는 어린 개월수 아기들의 빠른 발달 정보를 보니 심란해질 법도 하지만,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살짝 혼자 걱정해보기도 했지만 이제는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
결국 다 했다. 그리고 언젠가 할 것이다. 건너뛰든 뭐든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 아기의 페이스가 있다. 시킨다고 될 문제도 아닌 것 같다. 그냥 마음껏 원하는 자세로 놀았으면 좋겠다.
설령 못한다고 해도.
그건 그때 우리의 페이스로 또 해결책을 찾아가면 된다.
오늘의 너에게
고속 네발기기. 그것도 네 페이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