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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o습o관 Aug 06. 2024

11 블록 쌓기

꿈꾸는 습관

내가 좋아하는 영화 가라데 키즈에서 보면 무술을 배우고 싶어 온 아이한테 사부는 소년이 원하는 무술은 가르쳐 주지 않고 집안 청소며 잔심부름만 주야장천 시킨다. 왜일까? 

소년이 하찮은 일이라고 여기던 모든 일들이 어려운 무술 동작을 하는데 기본이 된다. 

꿈을 찾는데 기본은 뭘까? 

꿈을 찾기 전 꿈을 담을 그릇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시작은 작은 것부터가 정답이다.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눈앞에 주어진 일, 할 수 있는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시작이다.

닥치고 결론만, 그래서 비법이 뭔데, 빠른 지름길, 요약과 쉬운 비기만 강조한 부작용으로 아침마다 이불을 정리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한한 유행이 생겼다. 오늘 깜빡하고 이불을 정리 안 했다고 부자가 영원히 못 될 리 만무하고, 이불만 정리했다고 부자가 될 리 없다. 작은 것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 꾸준함, 삶을 돌보는 마음이 부자가 될 수 있었을 기본 덕목이라는 것이 이불 정리 성공법의 진짜 이유다.



부자가 되려면 작은 돈을 저축해 목돈을 만드는 게 첫걸음이고, 목적을 가지고 통장을 여러 개 만들어야 한다는 건 비법도 아닌 비법이다.

시간은 금이 아니던가. 시간도 돈처럼 다루면 된다.

자투리 시간을 모아 목돈 같은 몰입을 만들고, 칸막이를 만들어서 주택 통장처럼 목적이 확실한 시간 서랍을 만드는 블록 스케줄을 소개한다.

사실 소개할 필요도 없다.

수십 년 전 방학마다 나도 만들었고, 2024년 초등학생도 별반 다르지 않은 그림 1에 첨부한 웃음이 나는 여름 방학 시간표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학창 시절 여름 방학 시간표를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시간표가 바로 블록 스케줄이다.




그림 1. 방학 생활 계획표


다이어리 꾸미기 같은 걸 좋아한다거나 갓생 살기, 자기 계발 이런 것에 평소 관심이 있었다면 세월이 지나 블록 스케줄이라는 새 이름표를   생활 계획표를 영상이나 책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다.

블록 스케줄은 90년대 일부 미국 공립학교들에서 수업 시간이 너무 짧아 완성도 있고 유기적인 수업이 어려워서 몰입을 위해 고안해 냈다. 학교 수업에서 매교시 45분, 50분의 수업을 하는 선생님들이 몸 풀고 설명한 이제 본격적으로 문제 좀 풀려고 하면 종이 울려서 내일 수업에 다시 가르쳐야 하는 경우처럼 너무 짧은 시간 단위의 수업은 몰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분명히 어제 배운 원리인데도 학생들에겐 늘 새롭다. 무한반복적인 재설명과 맥이 끊김을 개선하고자 탄생한 것이 블록 스케줄이다. 이런 블록 스케줄은 시몬스 같은 기업에서 직원들의 시간관리법으로 쓰였다. 그리고 몇 년 전 자기 계발이 화두가 되면서 시간 관리 방법의 하나로 많은 유투버와 책들에서 소개했다. 기억에 남는 블록 스케줄 사용자는 애들 여덟 명을 키우는 조던 페이지 ( jordan page)다. 유튜브에서도 활동하고 절약법과 관련해서는 미국 방송에도 나올 만큼 유명한 인플루인서인데 돈에 관한 조언 말고도 이 대단한 엄마가 관심이 많은 분야가 바로 효율성과 생산성(Productivity)이다. 애들이 여덟 명이나 되니 생산성이 없을 수가 없겠지만.



내 경험으로 찾은 블록 스케줄의 첫 번째 장점은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단순화와 몰입이 가능하다.



아이들에게 다음 주 수업 계획과 관련해서 일정을 물어보면 고등학생인데도 엄마한테 물어봐야 한다는 아이들이 많다. 그 나이에 시간 관리도 못 하냐고 핀잔을 줄 수도 있지만 사실 완전히 독립하지 않은 아이들이 여전히 부모님 스케줄에 영향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런 이유로 아이들을 아무리 교육해도 부모님이 변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는 걸 체감했다.

아이들 습관은 아이들만 쥐 잡듯 잡아서는 지킬 수 없다. 새나라의 어린이에겐 새나라의 부모가 있다.

부모님 기상 시간, 귀가 시간, 엄마가 밥 차려주는 시간이 아이들 습관에 절대적이다.

최대 효과를 위해 아이들과 부모, 모두가 블록 스케줄을 실천해야 한다.




하루 일과를 정리하는 방법 중엔 해야 할 일을 모두 나열해서 지우는 To do list 법이 있다.

아이들에게 시간표를 만들라고 하면 작정하고 to do list를 열거하는 아이들이 있다.

꼼꼼한 아이들, 욕심이 많은 아이들, 보여주고 싶은 아이들이 종이 한 장 채우는 건 일도 아니다.

양치하기

세수하기

옷 입기

텔레비전 보기 등등

엄마 눈치에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느낌, 뭔가 하루를 바쁘게 산 것 같은 뿌듯한 느낌, 소소한 성취를 느끼고 싶은 마음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의 문제는 이런 시간 정리법은 물건을 예쁘게 잘 어질러 놓는 정리법과 같다.

책상에 연필을 나란히 죽 늘어놓고 그 옆에 지우개도 줄 맞춰 늘어놓고 책상정리를 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연필과 지우개를 줄 맞추느라 시간은 시간대로 쓰고 각 잡아 놓은 연필과 지우개 덕분에 책상은 쓸 수도 없다.



블록 스케줄은 서랍의 칸막이다.

열정이 앞서 칸막이만 많이 넣은 서랍은 오랫동안 정리가 유지되지 않는다.

연필은 연필칸에 지우개는 지우개 칸에 넣으면 된다. 줄 맞춰서 예쁘게 넣을 필요도 없다.

1분 1초까지 정확히 맞추려고 할 필요도 없다. 

아침루틴 블록이 6-8시니 그 사이 어딘가 일어나서 정한 일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루틴이 30분이면 가능하다면 7시 반에 일어나도 된다. 그런데 이렇게 여유 있게 블록을 세우는 이유는 여유가 있어야 진짜 중요한 것, 새로운 것이 들어올 틈이 생긴다. 모르지 않나? 일찍 일어나게 만드는 루틴이 생길는지도.  

넘쳐나는 시간을 굳이 어쩌지 못해 시간 때우려는 게 아니라면, 지나치게 어려운 숙제를 내어 자신을 괴롭히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이렇게 정리해도 충분하다.



다음 장에서 더 자세하게 블록마다 설명하겠지만 여기서는 기본적인 블록스케줄을 3단계 규칙으로 설명한다.

첫째, 하루 일과를 2시간 또는 3시간 간격의 블록으로 나눈다.

블록을 2시간이나 3시간 간격으로 묶어서 나누는 이유는 너무 잘게 쪼개면 정리가 어렵고 블록이 너무 크면 결국 정리가 안 된다. 초등학교 때는 45분 간격이던 것이 대학 교육에서는 3시간 수업도 흔한 이유는 시간을 다루는 능력, 몰입 지속 가능 능력에 따라 선택한다. 아이들과 초보자에겐 2시간 간격이 3시간 간격보다 쉽다.

블록에 따라 용도별로 1시간 4시간 이렇게 간격으로 나눌 수도 있겠지만 서랍의 칸막이를 넣을 물건에 따라 다르게 사는 건 전문성과 준비가 많이 필요하니 최대한 단순하게 시작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쭉 단순해도 괜찮다. 

출근 시간이나 등교 시간, 점심시간 같은 고정 스케줄을 기준으로 해서 위아래로 3시간 간격으로 정한다.  

우리의 목표는 진짜 우리가 원하는 일,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이다.



둘째, 블록마다 주제를 정한다.  

누구에게나 활용가능한 예시를 위해 우선 이름은 루틴, 일, 꿈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 블록들은 필수 블록들이다. 설령 나중에 이름을 바꾸더라도 지금은 필수 블록이라 부르겠다. 일단 이름을 붙이면 다음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는 지금 붙인 이름에 충실한다.

여러 개의 블록에 같은 이름을 붙여도 된다.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주제(우선순위)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하루 종일 육아가 일인 주부들의 경우 큰 아이가 학교 간 사이 작은 아이하고만 있는 경우 작은 아이에게만 집중하는 것이다. 큰 아이가 하교하고 난 후에는 큰 아이에게 집중한다. 예를 들면 큰 아이가 하교 후에는 작은 아이 친구들과 플레이데이트를 잡지 않는 식이다. 그렇다고 큰 아이를 위한 블록엔 작은 아이하고는 말도 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를 중심으로 스케줄을 채울지 의식 저편에 보이지 않는 기준으로 삼을 뿐이다. 블록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로 하루종일 육아에 시달렸으면서도 큰 아이에게도, 둘째 아이에게도 잘하지 못한 거 같은 죄책감을 해소할 수 있다. 모닝루틴에 집안 청소가 있었다면 다 끝내지 못했더라도 블록이 끝나면 일단락한다. 물론 2분이면 끝날일을 시간 됐다고 굳이 끝낼 필요는 없다. 다음 블록에 여유가 있다면 조금 더 해서 마치는 것도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갑자기 어디에 꽂혀서 화장실 대청소를 하겠다며 구석구석 문지르면서 다음 블록을 모조리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면 화장실 청소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가게 된다. 블록 안에 맞추려는 노력만으로도 시간을 벌게 된다. 블록이 아니라면 그렇게 미친 속도로 화장실 변기를 닦을 일이 없으니까.

아침루틴에 양치하기 하나만 넣을 사람은 없다. 블록을 만드는 순간 더 많은 것을 쑤셔 넣고 싶어서 시간 서랍이 터진다면 모를까. 예를 들어 모닝루틴에 신문 읽기를 넣었다고 하자. 읽다 보니 재밌어서 2시간 내내 신문만 읽었다고 해도 괜찮다. 하지만 블록이 끝나면 주저 없이 다음 블록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메일이 온 줄 알지만 점심 루틴에 넣어놓았다면 아침루틴에는 열어서 읽지 않는다.  3시간 블록 중에 아이가 책을 읽는 시간은 30분 뿐이어도 괜찮다. 30분 책을 읽었으면 나머지 시간 눈치보지 않고 놀아도 된다.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는 창의성은 남아도는 2시간 30분에 생긴다. 여유를 지키기 위해 블록의 과제는 세 가지를 넘기지 않는다. 물론 한 가지여도 된다.  



셋째, 자투리 시간 활용 계획을 세운다.

우선순위에 해당하는 일들을 해치우는데 요령이 생기고 익숙해지면 남는 시간이 생긴다.

갑작스런 퇴사, 큰 위기에도 끄덕 없이 살아가는 주변인을 만나면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00이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그들이 미리 다가올 일을 알리가 없다. 다만 준비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불확실에 대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자투리 시간을 잘 관리한 여유에서 나온다. 

갑작스런 퇴사, 큰 위기에도 끄덕 없이 살아가는 주변인을 만나면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00이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그들이 미리 다가올 일을 알리가 없다. 다만 준비되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불확실에 대한 미래에 대한 준비는 자투리 시간을 잘 관리한 여유에서 나온다.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은 이미 남는 시간을 위한 계획이 있다.

밑의 그림 2. 예시 시간표에서 보면 알겠지만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은 원래 얼마 되지 않는다.

결국 차이는 자투리 시간에서 난다.

3시간인 아침 루틴을 1시간 만에 끝내고 남는 두 시간을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럴 바엔 그냥 루틴을 1시간으로 하고 일을 5시간으로 하지 그러냐고?

아니다. 이렇게 남는 2시간을 일로 쓴 건 나의 선택이다. 나의 선택으로 2시간을 유용하게 썼다는 뿌듯함이 매번 5시간 동안 조바심치며 허덕이는 것보다 낫다.

그렇다면 2시간을 일에 쓰지 않기로 선택하면 어떻게 될까?

예를 들면 남는 2시간 갑자기 마음에 드는 책을 읽게 될 수도 있고, 오래간만에 만난 동기와 커피를 한잔 할 수도 있다. 이걸 시간 낭비라 할 수 없다. 이건 삶의 여유일 수도 있고, 영감의 원천이 될 수도 있다. 계획된 불확실성. 모르지 않나? 그날 남은 시간에 산 복권이 당첨이 될는지. 



물론 영상을 뒤적이다 2시간이 훌쩍 갈 수 있다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승진하고 싶다면 2시간 더 일하는 걸 선택해야 하고, 워라밸이 더 중요하다면 다른 걸 선택하면 된다. 그냥 시간이나 때우고 전화기 게임이나 하면서 남는 2시간을 즐기겠다면 그것도 선택이다. 결과는 남들이 2시간 자투리 시간을 사용해서 얻은 것을 얻지 못하는 것뿐이다. 원래도 낭비했는데 뭐가 다르냐고? 낭비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게 다르다. 돈이 줄줄 새는 것은 몰라서 일어나는 일이다. 돈을 바닥에 그냥 버리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자투리 두 시간이 서로 다른 인생을 만든다. 

선택은 우리 몫이다.



잠을 줄여가면서 살 수 없는 일반적인 의지의 사람이라면 하루 블록은 보통 6-8개 사이다.

그리고 원래 전교 1등은 잘 거 다 자고 공부한다는 게 정설이다. 수면을 줄이는 건 악수 중 악수다. 게다가 꿈을 찾는 여행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면 장기전에서 체력 방전은 최악수다.

새삼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온전히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사는 사람이나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사는 사람이 갖은 시간의 양엔 차이가 없다.



공책에 손으로 쭉쭉 그어서 블록 스케줄을 만들어도 된다. 

단순할수록 좋다. 

도움이 될까 싶어 예시를 첨부한다. 


그림 2. 블록 스케줄 예시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e/2PACX-1vRYLA2_hGzOfeKYxiuOvPSOiW6HHfcVGQgTbObvDUbeAwzBniKrq6K_H FSXIzDB1tsQpq2pXLdS1Mpp/pubhtml

https://zest-quokka-ffb.notion.site/f5 d86411 aa8 c423 da4 fe432 a068 fd1 e7? pvs=4



이렇게 허접한 시간 칸막이가 가져올 삶의 여유와 성장에 놀라게 될 것이다. 

그럼 이제 각각의 블록을 들여다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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