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이 7할이다
상품의 순환 사이클 6단계 중 기획 단계는 사실상 가장 중요합니다. 상품을 개발하고 론칭하여 판매하기까지 모든 프로세스의 기반이 만들어지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기획에서 어긋나면 다음 단계인 개발, 출시, 판매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와 혼란이 야기됩니다. 탄탄한 기획에도 예기치 못한 변수들이 등장하는데, 그렇지 않은 기획은 더하겠죠.
따라서 오늘은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3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객관적인 관점에서 가설을 수립하고 충분히 검증하였는가?
상품의 기획은 가설부터 출발합니다. '이런 상품은 잘 팔릴 것이다' 또는 '이 상품은 이런 사람들에게 잘 팔릴 것이다' 등 가설을 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많은 상품이 실패하는 이유는 이런 가설이 주관적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 아닌, '내가 만들고 싶은 상품'을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방향으로 확증 편향의 오류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의식적으로 객관화시켜야 합니다.
최대한 많은 객관적인 시장 자료들과 트렌드를 서치 및 분석하고, 사람들에게 인터뷰를 하며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듣기 싫은 이야기나 김 빠지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모든 스토리를 뒤집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초기 단계에서 최대한 객관성을 갖고 접근하여야 합니다. 시간과 자원의 투자가 이루어진 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보다 기획 단계에서 바로 잡는 게 훨씬 낫습니다.
둘째, 상품의 모든 사이클을 관통하는 콘셉트를 일관되게 연결하라.
상품을 관통하는 콘셉트가 명확해야 하며, 그 명확한 콘셉트가 일관되게 전 과정에서 연결이 되도록 기획하여야 합니다.
브랜드, 타깃시장, 타깃고객, 상품 콘셉트, 상품의 특징, 가격 설정, 디자인, 마케팅 채널, 프로모션 전략 등 한 상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 모든 단계들에 걸쳐서 말입니다.
예를 들면, 건강에 좋은 연화식 콘셉트를 잡았다면,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는 고객들을 타깃으로 하고, 상품은 수비드와 같은 부드러운 식감에 저칼로리, 저당 재료를 활용해야겠죠. 디자인은 트렌디하고 비비드 한 느낌보다는 신뢰를 주는 이미지이면서도 연화식 하면 맛없을 거라는 편견을 소거해 줄 수 있게 맛있는 음식이미지를 전면에 부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판매하는 채널은 5060 세대들이 많이 방문하는 채널 위주로 공략하고, 맛과 품질, 건강 소구 상품답게 강한 가격 프로모션은 자제하되, 쿠폰을 활용하는 전략을 취해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이렇게 일관된 방향으로 연결하여야 고객에게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실현가능성과 예상 리스크를 고려하라.
기획 단계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지만, 결국은 그림이 실체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실질적인 상품의 제조 설비, 상품 구현 가능여부 및 원가구조 등을 미리 고려하여야 합니다. 새로운 차별화 상품을 시도할수록 고려해야 하는 현실적인 조건들이 많아집니다. 특이한 형태의 패키지 상품을 기획했는데 공장 설비에서 구현되지 않는다던가, 품질 법적 사항에 위배된다던가, 원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가격을 상승시킨다던가 하는 등입니다.
기획에서 3가지 모두 중요하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이 중 '실현 가능한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이 진짜 고수이자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사전지식이 가장 많이 발휘되는 영역이며, 시행착오를 줄임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객관적 검증, 일관된 방향성, 실현가능성', 이 3가지를 상품 기획 단계에서 반드시 체크해보세요. 훨씬 탄탄한 기획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