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해소에 한잔, 기름진 음식에 한잔
10월의 야채_무. 피로해소에 한잔! 기름진 음식에 한잔!
몰라봐서 미안하다_무말랭이
나이가 들수록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됩니다. 특히 지금처럼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영양제나 보약을 찾게 되죠. 이럴 때 일상에서 피로해소 되는 차 한잔씩 하면 좋은데, 커피나 녹차는 아닙니다. 무로 만든 무말랭이 차죠. 에이~그게 뭐야? 실망스러우신가요?
하지만 일단 보시면 놀라실 겁니다. 몰라봐서 미안할 정도니까요.
한의학에서 말하는 무는 맵고 달고 독이 없습니다. 음식을 소화시키고 목마름을 멎게 하고 호흡기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하죠. 또 아밀라아제와 디아스타제가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에 육류와 같이 먹으면 좋습니다. 수분함량이 높아 숙취해소에 효과적인 건 덤이죠.
10~12월의 무는 산삼보다 더 좋아서 겨울동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무에는 비타민C가(무 100g 기준 20~25mg) 사과보다 3배나 많아서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이 될 수 있었죠. 예전에 겨울밤 심심하면 무를 뽑아 깎아먹었던 게 배고픔도 채우고, 비타민도 채울 수 있는 지혜로운 선택이었습니다. 또 소화가 잘 되지 않아도 생무를 먹었는데 실지로 무에 들어 있는 디아스티아제 효소가 단백질, 지방분해를 도와 소화에 도움을 주죠. 단, 소화에 도움을 받고 싶다면 익히지 않고 생무로 먹어야 합니다. 요즘엔 치킨을 먹을 때 무피클을 당연히 같이 먹는데 기름진 고기를 먹을 때 잘 어울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암을 예방하는 음식을 찾다 보면 십자화과 채소를 자주 보게 됩니다. 꽃모양 혹은 잎이 자랄 때 십자 모양을 띤다고 해서 생긴 이름인데, 대표적으로는 양배추, 브로콜리, 배추, 양파, 콜리플라워 등이 있습니다. 독특한 매운맛을 내는 이 야채류는 항산화, 면역강화 역할을 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 역시 십자화과 채소입니다. 항암효과가 있다는 거죠.
무의 항암효과, 살짝만 더 알아볼까요? 글루코시놀레이트가 물과 결합하면 이소티오시아네이트(특유의 매운맛)로 분리되는데, 바로 이 성분이 염증과 암을 예방하고, 항균작용을 해줍니다.
감기로 가래가 있다면 무를 자주 드시는 게 좋습니다. 무에 들어있는 시니그린 성분이 기관지를 튼튼하게 하고 가래를 묽게 만들어서 뱉기 쉽게 해 주니까요. 그러니 만성기관지염이나 기침엔 무즙에 꿀을 넣어서 무꿀주스로 드시면 편하답니다.
생각보다 무의 효과가 너무 좋지 않나요? 백 년 건강은 제철식재료에서 시작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장에서 무를 고를 때, 고민이 됩니다. 굵은 게 좋을까? 긴 게 좋을까? 팁을 알려드릴게요. 비슷한 크기라면 무거울수록 , 초록색이 넓을수록 더 좋습니다. 녹색이 짙을수록 단맛이 강해서 김치를 담그거나 생으로 먹기 좋고, 반면에 흰 부분은 매운맛이 강하니까 조리용으로 이용하시면 됩니다.
[무로 만드는 건강차, 건강주스]
1. 만성기관지염, 기침: 무꿀청: 껍질째 손질한 무와 꿀을 1:1로 버무려서 유리병에 일주일정도 숙성시킵니다. 7일 후 위에 뜨는 무는 건져서 무말랭이등으로 이용하고, 무꿀은 물에 희석해서 음용하시면 됩니다.
2. 겨울 면역력 올리기:무과일주스: 무즙에 오렌지나 배를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겨울 비타민과 무의 면역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무를 이용해서 항산화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방법이 또 있습니다. 눈치 빠른 독자님들은 이미 답을 아실 겁니다. 바로 무말랭이를 이용하는 겁니다.
특히 무를 말리고 덖는(구운 팬에 볶는 것) 과정에서 글루코시놀레이트, 유리아미노산, 함황성분, 환원당 등이 더 높은 유효성분을 만들어 내는데, 볶게 되면 마이야르 반응(예: 고기를 구울 때 생기는 갈색 크러스트나 식빵의 갈색 껍질)에 의해서 항산화력이 더 올라갑니다. 그래서 무말랭이를 차로 우리면 산화스트레스 개선 효과가 높게 나오죠. 몸속의 배기가스라 부르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내는 산화 스트레스가 낮아지면 노화와 암, 염증 같은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게 되죠. 이런 기능을 일반적으로 항산화효과라고 부릅니다. 영양제광고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항산화제, 항산화는 이걸 말합니다. 무와 무말랭이가 그걸 해냅니다. 그러니 몰라봐서 미안하다고 할 만하죠?
고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무와 무말랭이는 무척 유용합니다. 고지방식사가 비만, 고지혈, 지방간, 동맥경화 같은 퇴행성질환의 원인이 되는데 이게 신장에서도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무말랭이차가 바로 이럴 때도 효과적이죠. 고지방식사를 섭취한 생쥐 실험에서 무말랭이 차(특히 높은 압력으로 볶은 무말랭이)를 먹었을 때 억제 효능이 더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 밖에도 무말랭이는 무에 비해 칼슘함량이 15배나 높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우유 한잔의 칼슘이 200mg, 무말랭이 100g의 칼슘은 310mg 정도입니다. 움직임이 줄어드는 겨울철 식이섬유를 보충하는데도 딱입니다. 수분이 날아간 말린 무는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배변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이런 이유로 겨울엔 무말랭이차, 무말랭이반찬 자주 드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좋아도 적당량이 있겠죠? 무말랭이는 하루에 한 줌 이내로 드시길 권합니다.
[무말랭이 활용법]
1. 무말랭이 차: 겨울 건강차: 뜨거운 물 200ml+볶은 무말랭이 8g을 2~3분 정도 우리기
2. 무말랭이 뻥튀기: 겨울 건강 간식: 에어프라이어에 무말랭이를 넣고 150도에서 5분 정도 조리하면 완성됩니다. 당뇨가 있어도 비교적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무말랭이 뻥튀기. 달달해서 과자처럼 먹기 편하답니다.
[무의 부작용]
1. 갑상선 기능이 약한 경우: 기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비대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갑상선 질환이 있다면 무섭취를 자제하거나 무를 익히면 그 성분이 없어지니까 익혀 드시기 바랍니다.
2. 위건강이 좋지 않다면 생무를 먹었을 때 속 쓰림이 생길 수 있습니다.
3. 혈액희석: 혈액희석제를 복용 중이거나 혈액응고 장애가 있는 경우 무섭취는 주의해야 합니다. 혈액을 응고시키는데 필요한 비타민K가 풍부하니까요.
4. 저혈당증: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서 고혈당 환자에게 좋지만, 당뇨약을 복용 중인 환자의 경우 무를 많이 먹으면 혈당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가정상비약, 무 효소]
건강한 식단을 신경 쓰는 부지런한 분들은 **청,**효소 만드는 걸 좋아하실 겁니다. 계절마다 청이나 효소를 만들어서 요리나 차로 이용을 많이 하시죠. 그중에서 무 효소는 가정상비약으로 써먹을 만큼 유용하답니다. 방금 무의 효과 보셨잖아요? 소화력, 가래해소, 감기예방 등으로 말이죠. 한 번 만들어두면 두고두고 써먹을 수 있는 무효소 만들어 볼까요?
효소는 만드는 방법이 거의 비슷합니다. 다른 재료를 이용하실 때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_재료: 무와 백설탕 800g씩 (1:1로 준비)
1. 무를 깨끗하게 세척한 후 물기를 최대한 제거. 무는 껍질째 채를 썰고 무청도 함께 넣어도 좋습니다.
2. 채 썬 무(100%)와 설탕(60%)을 혼합해서 용기에 담은 뒤 나머지 설탕 40%는 전부 그 위에 부어서 덮어줍니다.
3. 나사식 마개용기는 힘주어 꽉 닫았다가 다시 살짝만 비틀어 열어주고, 나사식 마개가 아닌 경우 천이나 한지등으로 덮고 끈으로 빈틈없이 묶어주면 됩니다.
4. 초기관리(15일): 위쪽의 설탕이 반 이상 녹으면, 용기 밑의 설탕도 녹을 수 있도록 매일 위아래로 골고루 섞어줍니다. 이 과정은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지속하는데, 보통 15일 정도가 걸릴 겁니다.
5.1차 발효(6개월):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실내에 두는데, 이 기간에는 곰팡이와 부패를 막기 위해 재료가 발효액에 완전히 잠기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재료가 잠기도록 눌러두거나, 발효가 끝날 때까지 주 1회 정도 섞어주시기 바랍니다.
6. 거르기: 1차 발효 과정이 끝나면 발효액을 걸러서 별도의 용기에 옮겨 담습니다.
7.2차 발효와 숙성(6개월): 발효액만 다시 6개월간 2차 발효 및 숙성시키는데, 주 1회 정도 살펴서 곰팡이 등을 관찰해야 합니다. 특히 물이나 이물질은 부패의 원인이 되므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8. 보관과 음용: 직사광선과 열기를 피해서 보관하고, 발효액:생수(1:3) 비율로 희석해서 마시고, 기호에 따라 생수 양을 늘려도 괜찮습니다. 더 이상의 숙성을 막고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면 냉장 보관 하시기 바랍니다.
*효소차를 마실 때는 50도 이상의 물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여기서 잠깐! 설탕이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데 과연 건강에 도움이 될까?]
**청, **효소 만들 때 들어가는 설탕을 보면 “이게 건강에 도움이 될까?”이런 생각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발효과정에서 설탕은 원재료(과일, 야채 등) 속 효모들의 먹이가 돼서 효모증식을 돕고, 또 부패를 막아줍니다. 이 효모들이 증식하면서 분비하는 물질들이 핵심입니다. 효모의 분비물이 설탕을 과당과 포도당으로 분해시키기 때문에 충분히 발효된 효소에는 의외로 단당류인 설탕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숙성기간이 짧은 청은 너무 많이 먹는 건 좋지 않지만, 그렇더라고 시중에서 판매 중인 어떤 음료보다도 훨씬 몸에 좋습니다. 이젠 효소에 들어가는 설탕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