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달 Jul 09. 2024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삶을 살려면...

남의 눈에 티끌은 잘 보는 데, 내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 우둔한 자

나이 오십을 넘기면서부터  여러 번  깨달은 것이 있다. 사람들의 잘못이나 이상한 점은 이제 너무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마치 오랜 세월을 겪으며 쌓인 경험과 지혜가 나를 날카로운 감식가로 만든 듯하다. 하지만 정작 거울 속 내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행동할까?”, “저건 정말 이해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며 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고 비판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다. 사실 내가 머릿속으로 그려 놓은 나는 잘 못 알고 있는 나 일 가능성이 많다.


가령 테니스를 하다 보면 대 부분 초보자인 경우가 많은 데, 정말 폼이 이상한 사람을 보게 된다. 남을 지적할 처지가 못 되는 실력을 가진 나이지만 속으로 내가 저렇지 않음에 안도하고 있다가 점검 차 내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보면 내가 욕했던 초보자와 내 모습이 똑같아 부끄러워질 때가 많다.


나를 제대로 보는 일은 쉽지 않다. 누군가 내 모습에 대해 지적해 주는 이가(주로 아내다.) 있어도 마치 거울 앞에 서서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을 찾으려는 듯하다. 타인의 눈에는 명확히 보이는 내 모습이 정작 내 눈에는 흐릿하게만 보이기 때문에 고쳐지지 않은 것이다.  나의 실수, 나의 허물,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일이 두려운가?

내 잘못과 단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고쳐 나가는 일이야말로 노년의 삶을 준비하는 가장 올바른 태도가 아니겠는가?


남의 잘못을 보는 눈은 어쩌면 나 자신을 돌아보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그 신호를 놓치지 않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내 인생의 후반부를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해 나는 오늘도 거울 앞에 똑바로 서야 한다. (아내가 거울 같은 존재이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그동안의 삶을 통해 나를 정확하게 바라보고 거울처럼 보여주는 존재가 아내이다.  그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이전 27화 선생님 공부는 왜 하는 거예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