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젊음의 배경음악 2.
형은 첫 번째 대학입시에 실패하고 서울에서 재수 생활을 시작했다. 내 어린 시절의 우상이자 롤 모델이었던 형의 첫 번째 대입 실패는 내게도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형은 여름이 되자 재수학원이 방학을 해 지방의 집으로 내려왔다. 나는 재수생에게도 방학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어머니는 장남 왔다고 커다란 닭을 잡아 백숙을 끓여주셨고, 형과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던 누나 그리고 나까지 셋이서 먹게 되었다. 워낙 큰 닭 이어서였는지, 닭 목을 제외하고 거의 다 먹어가자 배가 불러왔다. 그러자 형과 누나는 서로 눈치를 주고받았는지, 입을 맞추어서 내게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닭 목을 먹으면 노래를 잘하게 된데. 이 닭 목은 막내 네가 먹어.” “그래?” 그 얘기를 들은 나는 닭 목을 거의 뼈까지 다 먹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이, 그때까지 나는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정말 그 무렵부터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나는, 취미 활동부로 합창부를 선택했는데, 열정 많은 담당 선생님이 여름방학에 특별 강좌까지 해가면서 지도를 해주셨다. 지금도 책 이름이 기억나는 ‘콜위붕겐’이라는 책으로, 악보 보면서 노래하는 방법을 지도해 주시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부터 나는 노래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그때는 지금처럼 학생들이 학교 외에는 음악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고, 교회에 다니는 학생들이 그나마 성가대 등으로 합창을 하거나 가스펠송 등으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변성기가 끝나가던 나는 교회에서도 점점 목소리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기타까지 칠 줄 알아 소위 기타 잘 치고 노래 잘하는 교회 오빠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미지 : Pixabay)
If My Had Wings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 이곳을 누르면 해당곡이 제생됩니다. 유튜브 링크입니다.)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 윤지영 작사, 작곡, 윤지영 / 김세화 노래
내 노래에 날개가 있다면 날으는 새처럼 날개가 있다면
내 노래에 돛대가 있다면 흐르는 강물에 사랑을 띄우리
먼 훗날 당신이 그리워질 때 먼 훗날 당신이 보고파질 때
새처럼 날으며 강물처럼 당신 곁에 흐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