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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나의 기타 이야기-아름다운 것들

내 젊음의 배경음악 1.

by 들꽃연인

(2025.7.18 cbs FM '김정원의 아름다운 당신에게'에 사연으로 소개된 내용입니다.)


형은 지방의 명문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 학교는 당시 SKY에 아주 많은 합격생을 내는 것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학교였다. 그 와중에 전인교육을 목표로 전교생에게 기타와 유도를 가르쳤고, 그 덕에 우리 집에도 기타가 한 대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내가 그 기타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었고 형은 그 기타를 끔찍이 아꼈다는 것이다. 형은 나에게 기타를 손도 못 대게 했고, 그 대신 나는 형의 독습용 기타 책을 열심히 읽었다. 책에는 기타 줄 맞추는 법부터 차근차근 잘 설명이 되어 있었는데 여러 번 읽다 보니, 혼자서도 충분히 기타 연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형이 기타를 놓고 학교에 간 날, 나는 조심스럽게 기타를 꺼내 줄을 맞추어보았다. 비교적 잘 맞추어진 것 같았고, 도 레 미 파를 짚어 보았는데 음도 정확한 것 같았다. 그때부터 열심히 몰래 연습을 시작했다. 이야기-아름다운 것들01.나의 기타 이야기-아름다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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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사고가 나고 말았다. 기타 조율을 하던 도중, 기타 줄 하나가 팅~~ 하면서 끊어져 버린 것이다. 나는 온 세상이 캄캄해지는 듯 좌절했으나, 막상 형은 그리 크게 화를 내지 않았다. 그리곤 형이 안칠 때 기타를 연습하도록 허락해 줬고, 기타 줄을 가는 방법도 알려줬다.


이른 봄날, 따뜻한 햇빛이 비치는 툇마루에서 형의 기타 반주에 맞춰 누나와 함께 ‘꽃잎 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방~울들…’하는 노래를 불렀던 기억은 어린 시절의 가장 행복했던 장면의 하나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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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몇 년 안돼 나는 꽤 기타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고, 학창 시절의 내 사진에는 기타를 들고 있는 사진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기타와 함께하게 되었다. (이미지 : Pixabay)


아름다운 것들

- 스코틀랜드 민요 & Joan Baez 노래 < Mary Hamilton>

- 방의경 작사, 양희은 노래


꽃잎끝에~ 달려있는 작~은 이슬방~울들 빗줄기 이들을 찾아와~서 음~어데로 데려갈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 속에~서 음~이들을 데려갈까


엄마 잃고~ 다리도 없는 가엾은 작은 새는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면 음~어데로 가야 할까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 속에~서 음~이들을 데려갈까


모두가 사라진 숲에는 나무들만 남아있네 때가 되면 이들도 사라져 음~고요만이 남겠네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네가 알고 있나 무엇이 이 숲 속에~서 음~이들을 데려갈까

https://youtu.be/NS-4i_hlDns?si=xD1D_KX64ABqTO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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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