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있어 살아간다.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조금은 이른 저녁을 먹는 어느 날에 식사 후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미 지나버린 오늘 하루와 다시 찾아올 내일의 시간들을 생각하지 않으려고, 난 그저 지금 눈앞에 놓인 한 잔의 커피에 그 향과 맛을 느끼며, 짧지만 여유로움으로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길 바란다.
하루에 일과에서 정신없이 흘려보낸 시간들 속에 오늘 하루 동안 함께한 내 주변의 사람들과 생각나지 않는 대화로 웃으며, 모두가 그러하듯 하루를 끝내고 지친 마음과 몸을 이끌고 조금은 이른듯한 시간에 난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나의 생활이 어느덧 삶이 되어, 익숙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날들로 시간을 보내며, 나의 오늘 하루에 스치듯 처리한 일과, 다시 시작하는 내일에 일어날 새로운 일들을 생각하지 않고, 잠시라도 머릿속에서 잊어버리려고, 이렇게 혼자만의 시간에 아무 인사도 없이 흘러가는 강물처럼, 내 방안 벽에 걸린 시계의 초침이 한 칸 한 칸 움직이며, 지금도 시간이 흐름을 알리는 초침 소리처럼, 그 무엇이든 지금의 난 아무런 방해 없이 그저 조용히 시간의 흐름 속에 나를 던지고 싶다.
지금 내 앞에 흐르는 강물은 어디서 시작했는지 알 수 없고, 누구의 의지와 상관없이 묵묵하게 앞을 알 수 없는 길을 따라 흘러가며, 흘러가는 길에 수많은 돌과 만나고 부딪혀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렇게 갈라지고, 그렇게 흐르다 다시 만나고, 이런 것을 수없이 반복하다가 언제인지 알 수 없는 시간이 지나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그렇게 기다리던 어쩌면 당연한 그 넓은 바다에 도착할 것이다.
처음부터 넓은 바다를 만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흐름 속에서 수많은 바위와 부딪히고 갈라지고, 그러다 다시 만나고, 그런 시간을 견디며 갈 길을 가다 어느덧 기다리던 넓은 바다에 도착한 것이다.
순간순간의 움직임, 그렇게 한 칸씩 움직이는 초침은 그 넓은 공간에서 매일 매 순간 반복되고, 쉼 없이 본연의 움직이는 딱 한 칸만, 그렇게 딱 한 칸씩만 움직인다.
지금껏 단 한 번도 한 칸 이상을 움직이는 일이 없었다.
그런 작은 움직임이, 꾸준하게 한 칸씩만 작게 움직이는 움직임이, 결국에는 분침을 움직이고, 그렇게 움직였던 분침으로 이젠 시침을 움직인다.
초침의 본연에 모습은 가장 가늘다.
그러나 가장 많이 움직인다.
너무 욕심내지 않고, 그저 딱 한 칸씩만 움직인다.
그런 사소한 움직임이 분침을 그리고 시침을 움직여준다.
욕심 없이 묵묵하게 그렇게 움직인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내 삶이 되어버린 지금은 매일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부딪히며, 무언가를 밀어내며, 모르는 시간을 허비하는 날들이 많아진다.
어쩌면 당연하다 생각했고, 나의 하루가 치열했다 생각하며,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보낸 하루가 한 달이 되어버렸고, 어느덧 1년이 되었으며, 이제는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지금의 내 삶이 되어 버렸다.
이런 나의 삶에서 내 눈앞에 나타나 나를 가로막는 바위와 싸우려 하지 않았다.
난 그저 모르는 척하며 피했다.
하지만, 강물은 수많은 바위와 조약돌과 싸우고 상처받으며, 그렇게 흘러 어느덧 넓은 바다를 만난다.
내 눈앞에 나타나 나를 가로막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난 그냥 피하면서 지금까지 왔다.
정직하게 움직이는 시계의 초침처럼, 언제나 딱 한 칸씩만 움직이는 시계의 초침처럼, 난 그 어떤 꾸준함도 없이, 어떻게든 남들보다 한 번이라도 나를 가로막는 것들로부터 뛰어넘어 나가려는 생각만 했다.
내 방안에 있는 시계처럼 꾸준함으로 내 삶을 가로막는 것을 피하지 않고, 삶이라는 계단을 오르듯 딱 한 칸씩만 조금 늦더라도 그렇게 꾸준하게 올라야 했다.
내가 내는 욕심으로 삶이라는 계단의 한 칸이 아닌 더 많이 오르기 위해, 많은 시간에 나를 채찍질하며, 쉼 없이 달리기를 요구했다.
나를 채찍질하며 쉼 없이 달려온 지금, 수많은 시간이 지나버린 지금에 이르러서야 나 자신이 나 스스로를 지치게 만든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문제의 원인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고 생각했으나, 내가 사는 사회의 문제가 아닌 내가 나를 단련하지 않고, 항상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달릴 생각만 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했고,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해결하기보다는 피하는 방법을 찾아 빨리 달리려고 했다.
그건 결코 빠르다고 할 수 없었다.
강물은 흘러가면서 알 수 없이 만나는 수많은 바위와 조약돌과 부딪히며, 어느 한순간도 흘러가는 길에 만나는 바위와 조약돌을 피하려 하지 않고, 자신이 가야 할 곳을 향해 가다 만나는 모든 것들과 싸우며, 어느 하나 피하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난 이제야 알았다.
강물은 흘러가며 만나는 모든 것들과 어쩌면 싸우려는 마음가짐보다는 그냥 본연의 흐르는 흐름에 가야 할 길을 흘러가다 만나는 바위와 조약돌에 의해 흐트러졌으며, 그러다 다시 만났고, 그런 반복된 흐트러짐과 만남이 계속되면서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리지 않고 앞으로 흘러갔다.
강물은 그렇게 흐르다 어느덧 드넓은 바다를 만나 파도가 되었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삶의 길에서 만난 바위와 조약돌을 피하는 것이 방법이라 생각했으며, 그런 방법이 삶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계속 앞으로만 나가려고 했다.
그러면, 난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난 아프지 않게 빨리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동안 내가 피하며 걸어온 모든 시간이 흐른 뒤, 내 삶의 바다에서 결코 난 파도가 될 수 없었다.
어쩌면, 넓은 바다를 만나지도 못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방 안에서 언제나처럼 묵묵히 한 칸씩 움직이는 초침의 꾸준함이 항상 사치스러워 보였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이라는 것이, 삶이라는 계단을 만나 한 칸 아닌 두 칸 가능하다면 세 칸이라도 단 한 번에 오르며 달려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난 그렇게 계단을 뛰어올라, 남들보다 빨리 앞서가고 싶었다.
그것이 꾸준함이라고,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그건 결코 꾸준함이 아니었다.
한 칸 또는 두 칸 아니면 세 칸씩 급하게 오르며 달리던 나는 이제 힘들어서 주저앉아 버렸고, 누구의 위로가 아닌 나 스스로를 내가 위로하지 않고 계속 채찍질을 하며, 그게 단련이라 생각하고 같은 행동을 나는 반복적으로 계속했다.
내가 가한 채찍질로 나에게 상처가 생긴 것도 모르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난 그렇게 계속 나를 채찍질하고 있다.
조금 더 빨리 달려야 한다는 생각에, 나는 계속된 채찍질로 나에게 상처를 만들었다.
그렇게 채찍질하며 달려서 도착하니 내가 빠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나는 시계의 초침처럼 욕심내지 않고, 묵묵히 한 칸 한 칸씩 꾸준하게 움직여야 했다.
그래야 분침이 움직이고, 그렇게 움직인 분침이 시침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나에게 수없이 많은 채찍질로 상처가 난 이제야 알았다.
초침처럼 꾸준함으로 묵묵히 움직여야 상처 없이 분침이 움직였던 것이고, 꾸준함으로 묵묵히 움직이는 초침으로 움직인 분침의 기다림 때문에 시침도 움직일 수 있었다.
난 이런 이치를 상처로 힘들어 지쳐버린 이제야 알게 되었다.
상처가 생기면 치료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했고, 그런 여유가 없다면 나를 봐주는 나와 동행해야 했다.
그래야 위로가 되고,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껏 많은 것들을 피하며, 높이 뛰기 위해 채찍질하던 내 행동들을 지금 멈춘다고 해서, 이미 지치고 상처만 가득한 내 마음은 치유되지 못한다.
난 이미 지쳐버렸고, 상처로 깊어진 아픔에 난 쓰러져 버렸다.
나 자신의 뒤처지는 삶이 아니었기를 바라며 살았다.
어쩌면, 나의 지나친 욕심으로 스스로에게 끝없는 채찍질을 했고, 묵묵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의지가 약해 나 스스로를 계속 의심했고, 하는 일들이 어려움이 생기면 쉽게 놓아버리는 나약함과 부족한 꾸준함 때문에, 난 지금 여기까지만 온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껏 지내온 시간을 묵묵하고 꾸준하게 걸어왔다면, 나를 믿고 동행하듯 나와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런 누군가와 동행했었다면, 조금 더 멀리, 지금보다 좋은 모습이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상처가 치유되듯, 그런 누군가와 같이 동행하듯 걸었다면 말이다.
내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서 만난 바위와 조약돌이 결코 장해물이 아니었고, 내가 걸어가는 길을 결코 방해하지 않았다.
내 길에 그 바위와 조약돌은 어쩌면 더 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나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과정일 것이라 생각된다.
내 길 앞에 놓인 바위와 조약돌은 어느 한순간도 움직이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아무런 말 없이 그렇게 그 자리에 존재하며 있었다.
한 칸 한 칸 움직이는 내 방에 시계 초침은 결코 느리지 않았다.
그건 나에게 꾸준함을 알려주기 위해 항상 그렇게 조금씩 스스로가 움직이고 있었다.
내 방 시계의 초침은 언제나처럼 스스로를 꾸준하게 조금씩 움직였으며, 크지 않은 움직임으로 그 초침은 시계의 분침을 움직였고, 그렇게 움직인 분침으로 시계의 시침이 움직일 수 있었으며,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그 시작이 꾸준하게 움직이는 초침 때문이었다.
분침은 초침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으며, 그 용기와 인내로 초침을 만날 수 있었다.
시침도 초침을 기다리던 분침이 오기를 용기와 인내로 이겨내며, 기다리고 있었다.
초침의 꾸준한 움직임은 흐르는 강물과 부딪쳤던 바위와 조약돌처럼, 그 자리를 지키는 인내였을 것이다.
어떤 어려움과 고통이 찾아와도 흐르는 강물을 견뎌내며, 강물 스스로가 바위와 조약돌에 의해 갈라지고, 그러다 다시 만나는 강물들을 묵묵히 바라보며,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인내하며 변함없는 모습으로 있었다.
바위와 조약돌은 수없이 흐르는 강물과 부딪히는 시간을 거쳐 앞으로 나아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모든 시간의 고통을 견디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이다.
내 삶은 시계와 같이 꾸준하게 움직이는 초침과 인내로 기다리는 분침과 시침처럼, 그런 내가 필요했을 것이다.
난 그렇게 살아야 했다.
초침의 꾸준함이란, 성실히 움직이는 용기를 가지고, 흐르는 강물처럼 수없이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고통을 견디며, 언제인지 모르는 시간을 인내하며 그렇게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긴 시간을 이겨 어느덧 바다를 만난 강물은 높은 파도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저 시간만 보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며, 내 앞에 마주한 두려움을 두렵다고 피하던 나였다.
지금 힘든 시간만 흘러 지나가기를 바라는 나약한 난 용기도 없었으며, 꾸준함과 성실함이 부족했던 내가 이제야 이렇게 혼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내가 묵묵하게 나아갈 힘과 꾸준함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내가 마주하는 시간을 인내하며 꾸준하게 걸었다면, 아마도 지금은 혼자가 아닌 동행하는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어두워진 밤하늘을 바라본다.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밤하늘 밝은 별들이 떠 있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없는 수많은 날들 중에 이렇게 많은 별을 본 날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한참을 어두운 밤하늘 별을 본다.
그런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별,
그 별의 빛도 수많은 시간의 꾸준함과 수많은 장해물을 이겨낸 용기로 빛을 내고 있고, 지금 어두운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것이다.
그저 빛나는 밤하늘의 별빛도, 단 하나의 별빛보다 수없이 많은 별빛이 있어야 더욱 아름다운 것이다.
그런 수많은 별들이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며, 내가 가야 할 길을 조금은 밝게 비추어 줄 것이다.
어두운 길을 나서는 이들에게 보이지 않는 길을 작은 별빛이지만 작게 비추어주며, 어두운 길을 나서는 이가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될 수 있도록 작은 별빛으로 말해주듯 길을 비추어 줄 것이다.
어두운 길을 나서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이지 않은 어두운 길을 견디며 나아갈 용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어두운 밤하늘에 작지만 빛나는 별빛과 밝게 빛나는 달빛이 어둡지만 조금은 밝게 비추어 어두운 길을 나설 수 있게 용기로 그들을 감싸주며, 비록 작은 빛이지만 그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밤하늘 빛나는 작은 별빛이 비추어진 어두운 길에 용기 내어 나선 이들을 이끌어주듯 길을 비추어줄 것이다.
용기와 꾸준함이 있다면, 언젠가 자유로움을 얻어 다시 찾아오는 밝은 아침을 제일 먼저 맞이할 것이다.
어두운 길을 용기 내어 나선 그들의 밤길에 작지만 밝게 비추어준 달빛과 길을 안내한 작은 별빛으로 용기와 꾸준함에 어두운 길을 견디며 한 발씩 나아가 여기까지 왔다.
그래서 가장 먼저 밝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어둠이 사라지고 밝아진 길에 용기 내어 나선 이는, 용기 내지 못해 나서지 못한 이들보다 먼저 아침의 밝음을 보았고, 그들보다 더 멀리 앞서 있다.
그저 먼저 나선 이에게 필요했던 건 용기와 꾸준함이었다.
두렵지만 용기 내어 한발 나아가고, 어렵지만 꾸준함에 한발 나아가고, 그렇게 묵묵히 걸어가던 먼저 나선이의 발 앞에 밝음이 찾아왔다.
용기 내지 못하고 꾸준하지 못한 나보다 더 멀리 나아가고 있었다.
난 나를 위로하지 못하던 그날들에, 난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다.
난 분명 용기가 없었다.
그런데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난 분명 꾸준함이 부족했다.
그런데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나를 위로하지 못한 시간이 지난 지금에서야 난 용기가 부족했고, 꾸준함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지난날들의 나를 돌아본다.
이제 내 뒤에 따르는 누군가 있다면 소리 내어 말해주고 싶다.
용기와 꾸준함을 믿고 한 걸음씩 걸어가라고, 그렇게 가는 길에 어둠이 찾아와 한발 나아가는 것이 두려울 것이다.
자신에게 용기와 꾸준함이 있다면, 어둡지만 밝게 비추어줄 달빛이 보일 것이고, 어두운 밤하늘에 길을 잃지 않게 작게 빛나는 별이 너를 지켜 줄 것이다.
그것을 믿는 용기와 꾸준함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용기와 꾸준함으로 한 발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덧 밝은 아침이 찾아올 것이고, 자유롭게 두려움 없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유로운 발걸음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용기로 수많은 바위와 조약돌을 이겨내어 넓은 바다를 만나 푸르고 높은 파도가 될 수 있던 강물처럼,
별은 작지만 밤하늘에 있어야 한다.
넌 여전히 빛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가 더 빛난 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수많은 시간과 용기 그리고 꾸준함으로 나에게 네가 왔다.
넌 그렇게 빛나고 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