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믿음으로 나를 찾아가다.

by 김동환 예비작가

어느 날 나에게 찾아온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삶에 대한 의지가 약해지고, 집 이외에 장소로 나가는 발걸음이 두려웠다.

길에 오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대화소리가 너무도 나를 숨 가쁘게 만들었고, 내 심장을 찌르듯 순간에 찾아든 고통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웠고, 사람들의 움직이는 소리가 나를 짓밟는 듯 고통스럽다.

누구도 나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그 순간에는 모든 사람이 나를 보고 비웃는 듯 난 거리에 사람들이 두렵고 무서워진다.

우울한 날이 길어질수록 내 몸은 움직이는 것조차 힘들어지고 살아있는 것이 어쩌면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그런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른다.

내 볼을 뜨겁게 흐르는 눈물마저 닦아낼 여유가 없었다.

눈물 흘리는 시간에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잠시 주변을 살펴보지만, 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누군가 나를 안아주면 좋겠다.

그 사람의 포근하고 따뜻한 온기로 나를 안아주면 좋겠다.

난 지금 누군가의 손이라도 붙자고, 다시 일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오늘도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지만, 무엇 때문인지 아직은 살아 숨 쉬는 것을 버티고 있다.

내 마음과 생각이 무엇인가에 가려져 내 몸이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뜨거운 눈물이 내 볼을 타고 흘러내리기만 하고 있다.

한없이 흐르던 눈물이 멈출 때쯤에 내 마음도 조금은 안정을 찾는다.


공간에 머물다.

한낮에 뜨거운 태양도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았다.

너무 뜨겁게 나를 비추는 햇살이 만들어 낸 내 그림자 뒤로 숨어 있고 싶었다.

밝은 태양 때문에 누군가 나를 보게 되는 것이 난 너무 싫었다.

누군가 나를 보는 그때 내가 울고 있을 것 같아 싫었다.

그런 내 모습을 누군가 보는 것이 싫었다.

어느 누구도 지금 이런 내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싫었다.

혼자 있는 공간에 난 머물며, 밖으로 나가는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어두운 방에 혼자 있는 것이 좋았다.

그 누구도 나를 볼 수 없는 곳에 나만 있을 수 있으니깐 그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어떠하든 누구도 나를 쉽게 볼 수 없는 곳이라 그리고 어두워서 난 좋았다.

그렇게 눈을 감고 조용히 있을 때는 가끔 모든 시간이 지금 이 순간에 멈추어주길 바란다.

어쩌면 나에게 허락된 시간만 멈추면 좋겠다.

더 이상은 견디는 것이 버거운 나를 스스로 위로해 줄 자신이 없었다.


하루가 지나간다.

하루의 뜨거운 태양이 저물어 어두운 밤이 찾아오면, 늦은 시간에 하루 종일 나를 감춰둔 방을 벗어나 밖으로 나가본다.

어두워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어떤 모습인지 그 누구도 날 볼 수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난 무거운 발걸음을 움 긴다.

결코 빠르지 않은 발걸음으로 내가 머물렀던 곳 주변만 나는 맴돌고 있다.

길을 가다 누군가와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까운 주변만 맴돌고 있다.

갑자기 찾아온 고통스러운 순간에 숨을 쉴 수 없는 목조임과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에 더 이상 발걸음을 움직일 수 없었다.

숨을 쉬지만 거칠어진 숨소리와 짧은 호흡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진다.

거칠게 몰아 쉬는 숨에도 부족함을 느낀다.

무언가 내 가슴을 움켜쥐고, 내 머리를 두드리고, 내 몸을 비틀 듯 흔들어도 지금의 찢어지는 고통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호흡이 조금은 안정이 되어가고 찢어지는 고통이 줄어드는 순간에 내 볼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느끼게 된다.

난 여전히 주변에서 나를 향해 찾아오는 고통에서 몸부림치고 있으며, 아무도 없는 공간의 시간이지만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듯한 불안감에 난 점점 어둠이 더 깊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내가 맴도는 그곳을 얼마나 걸었을까? 어둡고 검은 그 하늘이 조금씩 밝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

난 빠르지 않았던 발걸음을 빨리 달리듯 집으로 들어간다.

내 방안 어둠으로 나를 감싸고, 난 그 속에 숨어버리듯 들어가 버린다.

아무도 볼 수도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게 난 내 어두운 방에 숨어든다.

갈증을 느껴지는 순간에 차가운 물은 먹어도 갈증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아무리 차가운 물이라도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그 시원함을 전해주지 못하는 듯 난 계속 갈증을 느끼며, 차가운 물을 숨 쉬는 시간도 없이 계속 먹고 있었다.

지금 숨을 쉬는 시간이 날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인가?


다시 찾아온 어두운 밤,

그렇게 길었던 하루가 저물고 또다시 나에게 어두운 밤이 찾아왔다.

하늘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어둠으로 변했고,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로 검은 어둠이 찾아왔다.

난 검은 어둠이 더 짙은 어둠이 깃들기 바란다.

누구도 나를 볼 수 없게 짙은 어둠이 깃들기 바란다.

난 여전히 빠르지 않은 발걸음을 운기면서, 깊어진 어두운 밤길을 걸어간다.

아주 천천히 소리 없이 걸어간다.

그 누구도 나를 보지 못하도록 난 조용히 어두운 길을 걸어간다.

내 귀에 울리는 바람소리마저 큰 울림처럼 내 귀에 맴돌 듯 시끄럽게 들린다.

그 바람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듯 계속 울려 된다.

그 메아리치는 바람소리로 난 또 숨이 거칠어지고 몸이 고통스러워 내 몸을 비틀 듯 흔들며, 지금 이 고통의 순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오늘도 그 고통에서 벗어난 난 안정이 되어 갈수록, 어김없이 내 볼을 타고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깊은 어두움도 새벽녘에 가까울수록 조금씩 밝아오는 것을 알 수 있다.

난 내 어두운 방 공간으로 도망치듯 달려간다.


깊은 어둠이 가득했던 밤하늘 아래에서 난 여전히 누군가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기를 바란다.

짙은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누군가 내 손을 소리 없이 잡아주고 나를 안아주기를 바란다.

잠시 기대어 쉴 수 있기를 바란다.

내 손을 잡아주는 그 따뜻한 손이 깊은 어둠에 머물고 있는 나를 이끌어주길 바라는 기다림인 것일 수도 있다.

나를 포근하게 안아주는 그 품이 내가 주저앉아버리지 않도록 짙은 어두운 하늘을 벗어나게 도와주길 바라는 것일 수 있다.


가끔은 숨이 가쁘고 심장의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짙은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안정을 찾는 날이 가끔 있다.

고통 없는 안정된 시간이 매일 이러기를 바랄 뿐이다.

그 누구보다 더 내가 그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어두운 새벽녘이 다가올수록 짙은 어두운 하늘을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난 여전히 그곳을 도망치듯 벗어나고 있다.


어둠에서 푸른빛을 찾다.

어떤 날에 어둡던 그 길을 걸으면서 짙은 어둠에 하늘 아래 난 소리 없이 걸었다.

아주 천천히 어둡던 그 길을 걸었다.

소리 없이 새벽녘이 찾아왔고, 짙은 어둡던 하늘이 밝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는 도망가듯 그 자리를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내가 그 긴 시간 동안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말았다.

날이 밝아오는 그 새벽녘이 가장 어두웠던 순간이며, 가장 먼저 밝아지는 순간으로 생각했는데, 그날 내가 본 새벽녘은 단순히 밝아지는 순간도 어두웠던 순간도 아니었다.

그날 내가 본 새벽녘은 푸른 새벽녘 하늘이었다.

새벽녘은 단순히 날이 밝아보는 순간이 아니고 가장 어두운 순간이 아니었다.

내게 찾아온 평온함을 안겨주는 푸른 새벽녘이었다.

가장 맑고 푸르던 새벽녘에 시원한 듯 느껴지는 공기가 내 무거운 몸을 공중으로 뛰어 주는 듯한 평온함을 안겨주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봤던 새벽녘은 짙은 어둠의 하늘이 밝아오는 것으로만 봐왔다.

이 날은 내가 그동안 보지 못한 푸르름을 가득 펼쳐진 새벽녘을 보았다.


내가 그동안 어둠 속에 머물고 숨어 있었던 것은 내 마음이 우울해서 그렇게 숨으려 했었던 것이었고, 불안한 마음에 사람들을 피했던 것이었다.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푸른 새벽녘 하늘은 넓고 밝은 푸르름을 나에게 안겨왔다.

그동안 내가 기다리던 포근하게 안길 순간을 푸른 새벽녘이 나를 안아줬다.

그동안 내가 기다리던 따뜻하게 손 잡아줄 순간을 푸른 새벽녘이 잡아줬다.


내가 피했던 모든 시간은 내가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에 난 두려웠던 것이었다.

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해서 내가 기댈 수 있는 곳을 잊어버렸고, 믿음이 부족해서 내가 내 손을 놓아버렸다.

넓게 펼쳐진 푸른 새벽녘 하늘을 보면서 내가 보고 있는 것은 항상 내 앞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내 앞에 없었던 것이 아니라 내가 보지 않았던 것이었다.

내 부족했던 믿음도 항상 나에게 있었다.

그걸 보지 못해서 두려웠던 것이었고, 그 두려움에 내 손을 놓아버렸던 것이다.

믿음이 부족했던 것을 난 몰랐다.

난 두려움에 내 눈앞에 있는 푸른 새벽녘을 이제야 볼 수 있게 되었다.


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져주는 것이 용기이다.

불행은 어둠을 통해 전해진다.

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용기 있게 어두운 내 방에서 벗어나려 한다.

푸른 새벽녘 넓은 하늘을 내 마음에 품었고, 내 손으로 잡았다.

어둠을 통해 전해진 불행을 푸른 새벽녘의 넓은 하늘과 손잡고 품어서 이겨 내려한다.

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용기 있게 난 지금 어두운 내 방에서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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