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심하게 시작되는 위험한 일상
인간을
지배하는 무기 중
하나가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지.
욕망에 관한 한
인간은 단순하기 짝이 없어.
충족시켜 주면 쉽게 노예가 되거든.
지렁이 미끼에 목숨도 걸 수 있는 것이
욕망이란 물고기라는 거지.
인간은 욕망을 키우다가
욕망에 지배당하는 아이러니한
존재가 아닐까 싶어.
그러기에
교육을 통해, 사회생활을 하면서
공공의 적이 되는 욕망은
조절하는 지혜를 터득하지.
동물도 조련사의 훈련에 따라
본능을 분배한다잖아.
만일
욕망 조절 시스템이 고장 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묻지 마 살인, 묻지 마 폭력등
무법천지가 되겠지.
가정도 마찬가지야
개인의 욕망에 질서를 잡지 않으면
사고가 생기는 거지.
그는 흑기사처럼
아내 앞에선
당당했던 남편이었지.
아내는 남편을 뿌듯해했고
가정을 굳건히 지키는
수호천사이면서 험한 세상 울타리로
생각할 만큼 믿었겠지.
그런 아내에게
남편은 퇴근 시간 즈음
회식한다고 문자를 날렸지.
골프 모임에서 눈 맞춘 여자랑
데이트 약속을 했다는 말은
절대로 안 했지.
입에 침도 안 바른 거짓말을
훈련받은 것처럼 술술 해 버리지.
첨엔
아무것도 아닌 듯 만났다는 데.
자신도 모르게
낯선 것에 홀리는 느낌이 더라나.
연애해 본 사람에겐 식상한 레퍼토리지.
아름답게 말하자면
맘 가는 대로 끌려가고 싶었다는 거지.
그의 맘 속에 그녀가 들어서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을 거고 말이야.
마음이란 것이 고삐 풀린 망아지란 거
그런 순간엔 까맣게 잊어버리지.
하하, 호호하다 보니
생각보다 쉬워진 관계가 되었지.
차 한잔 하는 거 어때? 가 밥을 같이 먹었다나.
밥 먹고 나니 술이 당기면서 취중 농담이 오가다
남몰래 하룻밤이 만리장성으로 이어졌다는데.
후회는
뒤에 오는 게 문제야.
어쨌든, 그는
파블로프의 실험대에
스스로 목줄을 건 거지.
불륜도
도파민이라는 환각호르몬이
욕망의 딸랑이 소리에
반응하는 습관으로 이어진다는데.
조건반사작용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외도는 딱! 한번 했는데 변명하던
얼빠진 남자의 불륜스토리가
연속극으로 이어진 사건은
헤아릴 수가 없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상 속의 유혹들이야.
딱! 한 번이 아쉬워 두 번이 되고,
쾌감의 추억을 되풀이하다 습관이 되는 거지.
몰래가 주는 야릇한 마력 또한
불륜의 신발에 설치한 끈끈이지.
발 디디면 쉽게 안 떨어지거든.
몰래 먹는 떡이 맛있다는
도둑심보에 속는 거지.
사로 잡히는 순간
눈도 멀고 맘도 도둑맞는 거야.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가 노리는 먹잇감은
언제나 약한 새끼거든.
불륜도
그릇된 욕망에 쉽게 붙잡히는 성향이
그물망에 걸리고 말지.
한 눈 팔다 앗차 하는 순간에
불륜이라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신세가 되는 거야.
인간에게 생각이라는 시스템을
설치해 둔 이유가 뭘까?
맘이 내 맘이 아니라는 의심이 드는 순간
생각해 보고 움직이라는 조물주의 배려가 아닐까.
인간은
천성적으로
오만한 존재인가 봐.
욕망을 부린다고 착각하면서
욕망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많아.
건강한 욕망은 자신을 성장시키지만
잘못된 욕망은 자신을 파괴한다는 것쯤
기억하며 살아야겠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시작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