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교육

by Blissful life

45억년의 긴 시간동안 동안 한 생명체가 번성하고 몰락하기까지의 과정을 다양한 지질학적 기록물을 통해 추측하고 현존 생물들의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지식과 사고 역량에 흥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신문 지상에서 언급되는 이러한 과학적 지식을 접하다 보면 인류의 문명이 시작되기 전 아니 지구상에 생명이 나타난 순간부터 종족의 보존을 위해 생명체의 유지와 번성을 위한 다양한 방식들이 후손에게 전달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변화무쌍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은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그들이 취득한 생물학적인 변화와 편리한 작업 방식을 알려주거나 전승했다는 것이다.

2~300만 년 전 지적 능력을 보유한 인간은 군집을 이루어 살게 되면서 단순한 지식의 전이를 벗어나 구체적이고 조직적인 방법을 통해 기존의 지식들을 다음세대에게 물려줄 방법을 모색하게 되고 오랜 기간 동안의 시행착오를 거쳐 새로운 방법과 지식을 전수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교육이라는 이름의 이 시스템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고, 구성원들 간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점차 발전하게 되었다. 사회의 실용적 요구는 직업, 사회적응, 사회개조 교육과정 등으로, 학문의 구조적 요구는 교과, 학문, 성취 중심 교육과정 등으로, 학습자들의 요구는 경험, 인간, 인지 중심 교육과정 등으로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났고 당시의 사회 구성원들은 실용적 요구와 학습자들의 요구의 절충을 통해 교육의 변화를 도모했다.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의 시대적 요구는 무엇일까? 어떤 이는 국가의 존재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한다. 또 다른 이는 교육의 피폐화로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할 수 없는 사회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경고에 적극적으로 영합하는 이유는 단지 세대차를 떠나 인류의 본성 즉 사회를 구성하고 함께 생존하려 노력하는 기초적 성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염려에서 나오는 것이다.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미래를 꿈꾸는 시대에 무슨 사회성을 논하고 인류애를 강조하느냐고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만큼의 통찰력과 지식이 나에겐 부족하다. 하지만 AI가 인간의 사고를 대신하고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는 한 번쯤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도 교실에서 소란을 피우는 아동을 데리고 교무실로 간다. 언제 나의 뺨을 갑작스럽게 때릴지 몰라 긴장하며 걸어가는 모습에서 아동을 훈육할 수 있는 로봇의 생산이 빨리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1화청정회 (聽正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