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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cssam Aug 15. 2023

여름마다 다른 이름으로  찾아오는 너!

태풍 카눈 속에서

얼마 전 오키나와를 강타한 태풍 카눈!


오키나와 생활 8년 차!!

여름부터 찾아오기 시작하는 태풍은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별 긴장감 없이 여느 때처럼 발코니의 물건들을 다 정리하고 먹을 것을 좀 챙겨놓고 별생각 없이 있었는데..

이번 건 나의 방심에 너무 타격이 컸다.


태풍이 지나간다고 뉴스가 나면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이 온다.


"괜찮은 거니?? 뉴스에서 보고 걱정이 돼서 연락했어."

그렇게 평소에 연락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태풍 뉴스가 나면 연락이 온다.

내가 한국을 떠난 지 8년째인데 그 8년 동안 나를 만난 적도 없는 지인들이 연락을 준다는 건 참 감동이고 감사 그 자체이다.


바람이 거세져 쉭쉭 소리를 넘어 유리를 긁는 소리 고 건물 옆에 서 있는 전봇대가 넘어올까 전전 긍긍할 정도의 비바람이 몰아쳤다.

아이들이 그 소리에 무서워서 울기 시작했다.

잠을 잘 수 없고 창문이 깨질 것 같은 불안감과 건물이 무너질 것 같은 느낌은 어른인 나까지 쪼그라드는 마음 어찌할 수가 없다.


비바람이 건물을 휘어 감싸 우리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어디론가 날려버릴 수 있을 것 같다.


그곳이 따뜻한 곳이었으면..

그곳에 잔디와 예쁜 꽃이 많아 우리가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그곳이 웃음이 넘쳐 행복이라는 달콤함 속이길..


잠시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그러지 않으면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

이미 정전이 되었다.

핸드폰이 꺼질까 말까 한데

핸드폰 플래시를 의지해서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전기가 들어오겠지!'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비바람이 진정되길 바라며 겨우 잠을 청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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