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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cssam Sep 23. 2023

행운이 들어온 날??

집으로 날아온 사슴벌레

오키나와에 살려면 진짜로 언어 이외에 적응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벌레이다.


아파트에 살아도 한국의 아파트처럼 새시 다 되어있지 않아 발코니는 항상 오픈되어 있다.

벌레들이 찾아와 집을 짓고

화분이라도 있으면 흙속에 있는 벌레는 물론이고

조금 큰 나무 화분이 있다면 새가 날아와 집을 짓는다.


서울출신의 나는 그렇게 큰 벌레들 본 적이 없고

그리 자연친화적이 못한 나는

야모리(도마뱀)에 적응하는 데에도 정말 한참 걸렸었다.

집안을 돌아다니며 사는 도마뱀은 여기저기에 배설물을 남겨놓는다. 도마뱀은 항상 쌍으로 다니면서 여기저기에 알도 낳아 놓는다.


발코니에 벌레가 집을 짓고 알을 낳으면 진짜 수없이도 많은 벌레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정말 나에겐 끔찍한 기억 중 하나이다.


그런 기억은 쉽게 잊히지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슴벌레 한 마리가 집으로 찾아왔다.


가끔 사슴벌레를 잡으 가는 아이들도 있고 밤에만 볼 수 있는 곤충을 직접 볼 수 있는 동물원 이벤트도 있지만

이렇게 집으로 날아온 건 행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기뻐하며 이 사슴벌레를 키우고 있.그런데 사슴벌레를 자꾸 잃어버린다는 게 함정.

밤에 어디에서 나올지 모르는

어디에서 죽어있을지 모르는데

내가 찾아서 집에 넣어주면

우리 아이는 사슴벌레를 곤충 집에서 꺼내서 놀다가 어디론가 숨어버리는 요 아이를 못 찾는 것이다.


그래도  아무렇지도 않은 우리 아이.

이 상황이

는 너무 힘들고 싫고...

 사슴벌레를 또 찾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찾으면 다시는 곤충 집 밖으로 안 나가도록 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암컷이 날아와 수컷이랑 같이 살아야 한다는 우리 아이의 바람대로 수컷도 지인에게 선물을 받게 되었다.

이 아이의 소망은 우리 집이 사슴벌레 집에 되어 사슴벌레 가족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아이의 소망에 따라 나도 적응하게 되나 보다.

그렇게 나도 이 사슴벌레들이 잘 커서 알을 낳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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